MBC 메인뉴스인 <뉴스데스크>가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서울지부의 총파업으로 매일 15분만 방송되는 ‘파행’ 사태를 빚고 있는 것과 관련해, MBC가 시청자들에게 사과했다.

MBC는 31일 <뉴스데스크>가 끝날 무렵, 자막 고지를 통해 “문화방송 노동조합의 불법 총파업으로 뉴스가 정상적으로 방송되지 못했다”며 “시청자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리며, 조속한 시일내에 더 좋은 뉴스 프로그램으로 찾아뵙겠다”고 밝혔다.

▲ MBC 1월31일 <뉴스데스크> 화면 캡처
하지만 MBC의 ‘사과 방송’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오히려 싸늘하다. MBC 뉴스 홈페이지 시청자 의견 게시판에는 오히려 김재철 사장을 지목하며 MBC기자들의 제작거부와 총파업의 원인으로 꼽는 글이 대다수다. MBC노조의 총파업을 지지하는 글들도 자주 눈에 띈다.

MBC는 “조속한 시일 내에 좋은 뉴스 프로그램으로 찾아뵙겠다”고 밝혔지만, 현재로선 총파업 사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현 상황에 대한 MBC의 입장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MBC는 31일 발표한 회사 특보에서도 “이번 파업은 명분이 없는 정치 파업이자 불법 파업으로 불법 파업을 주도한 이들과 가담한 이들에 대해서는 책임을 엄하게 물을 것”이라며 “이번 불법 파업은 명분도 없고 실질적인 이득도 없고 오직 MBC의 역량을 갉아먹는 결과만 가져올 뿐이다. 기자는 취재 현장으로, 피디는 제작 현장으로, 또 사원들은 각자 일터로 돌아오라”는 기존 입장만을 분명히 했다.

총파업의 도화선이 됐던 MBC 기자들의 제작거부의 근본적인 원인조차도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MBC는 특보에서 “회사는 공정방송을 추구하는 기자들의 충정을 이해한다”면서도 “회사는 지금까지도 공정방송을 하기 위해 노력을 해왔으며, 미흡한 점이 있다면 앞으로 논의를 통해 개선을 해나갈 것이다. 공정방송을 위한 각종 지원을 약속하는데도 일부 기자들이 사장 퇴진이나 특정인에 대한 해임을 요구하면서 제작 거부를 계속한다면 그들이 원하는 것은 공정방송이라기보다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재철, 사장실 아닌 여의도 한 호텔에서 집무

▲ 김재철 사장이 31일 반나절 동안 집무를 본 여의도 렉XX 호텔 회의실 모습 ⓒ호텔 홈페이지 화면 캡처
한편, MBC노조에 따르면 노조원들의 ‘손팻말 시위’를 피해 31일 하루 동안 자취를 감췄던 김재철 사장은 이날 노조원들을 피해 사장실이 아닌 여의도 렉XX 호텔에서 반나절 동안 집무를 본 것으로 드러났다.

김재철 사장이 머물렀던 미팅룸은 최대 20명까지 수용이 가능하며,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프리젠테이션을 위한 빔 프로젝트와 롤 스크린, 개인 사무실 기능의 모든 회의 장비가 갖추어진 비즈니스 라운지다. 또, 뉴욕의 전통적인 티 타임 서비스도 가능하다.

당초 김재철 사장은 이날 오전 10시 MBC본사 10층에서 열릴 예정이던 신입사원 사령장 수여식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었으나, 손팻말 시위를 준비하고 있던 노조원 50여명 때문에 수여식을 연기했다. 노조에 따르면, MBC는 신입사원들에게 “시내 호텔을 섭외 중이니 1일쯤 할 것 같다”고 했다가, 다시 “오후 2시에 할테니 급히 모여달라”고 연락해 부랴부랴 사령장을 수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김재철 사장은 이 현장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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