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영 KBS 보도본부장의 후임으로 이화섭 KBS 부산총국장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BS 양대 노동조합은 "이화섭 총국장이 후임으로 온다면 고대영 본부장을 유임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 이화섭 총국장이 박재완 논문 이중게재 보도를 9시 뉴스에서 누락시켜 논란을 일으켰던 당시인 2010년 5월 6일자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KBS보도본부 특보 캡처.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김현석)와 KBS노동조합(위원장 최재훈)이 실시한 신임투표에서, 투표 참여 인원 대비 84.4%의 불신임을 받은 고대영 보도본부장은 30일 오전 스스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KBS 양대 노동조합은 30일 저녁 성명을 내어 이화섭 KBS 부산총국장이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음을 전하며 "만약 이화섭 총국장이 후임으로 온다면 이는 노동조합과 KBS 구성원들을 능멸하는 행위"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양대 노조는 이화섭 총국장에 대해 "고대영 본부장과 함께 지난 4년 동안 KBS의 뉴스와 보도 프로그램을 권력과 자본에 오염시키는 데 앞장서온 인물로서 차제에 (고대영 본부장과) 함께 KBS를 떠나야 할 대표적인 인물"이라며 "이화섭 총국장이 저지른 온갖 편파방송과 불공정 행태는 재론할 여지조차 없을 만큼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화섭 총국장은 2010년 5월 본사 보도제작국장 시절 '친구 관계'인 것으로 알려진 박재완 당시 청와대 국정기획수석(현 기획재정부장관)의 논문 이중 게재 보도를 9시 뉴스에서 누락시키고, 그해 12월 석연치 않은 이유로 <추적60분>의 4대강 방송을 2주간 결방시켜 KBS 구성원들로부터 '권력지향방송의 화신'이라고 불리우는 인물이다. 이화섭 총국장은 보도제작국장으로 재임하면서 현 정부에 불리한 보도를 온몸으로 막아냈다는 평가를 받아왔으나, 지난해 1월 부산총국장으로 '영전'한 바 있다.

양대 노조는 "고대영 본부장이 지난 몇 년간 잘한 일이라곤 금번 자진사퇴가 유일한 듯싶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부터"라며 "차기 보도본부장은 전국의 기자들을 포함해 모든 보도 관련 구성원들의 신망을 받고 있는 인물로 선임하라"고 촉구했다.

양대 노조는 "4월 총선과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보도본부장의) 책임이 더욱 위중하다. 이번만큼은 꼭 정치적 균형성과 공정보도의 의지를 갖춘 인물이 새 보도본부장이 돼야 한다"며 "만약 김인규 사장이 노조의 경고를 무시한다면 새 보도본부장 선임과 동시에 또 다른 전쟁이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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