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자회사인 YTN 사이언스가 새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탤런트 박상원씨와 김병준 변호사를 낙점했다. 그러나 이들 모두,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한나라당과 관련한 활동을 했던 인물이라는 이유에서 YTN 구성원들은 “불공정하고 편파적인 일”이라고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YTN에 따르면, YTN 사이언스는 오는 2월 <박상원의 WHY & HOW>와 <김병준의 판단을 도와주는 사이언스>를 방송할 예정이다. 대담 프로그램 성격인 <박상원의 WHY & HOW>는 한 주 동안 이슈가 됐던 과학 이야기를 쉽게 전한다는 계획이다.

YTN은 박상원과 김병준, 두 사람을 새 진행자로 낙점한 배경에 대해 “지명도가 있는 인물이기에 시청률 제고를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들 모두, 특정 사안과 정당과 관련해 활동했던 경력이 있다. 박상원씨의 경우, 지난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추진하던 무상급식 찬반투표에 대해 지지 입장을 밝히며 광화문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한 바 있다. 김병준 변호사의 경우에도, 한나라당 정책자문위원과 법률지원단원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이와는 달리, YTN은 지난해 한 해 동안 비교적 진보적 목소리를 내는 인사들의 방송 출연이 잇달아 무산돼 ‘YTN판 블랙리스트’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정애숙의 공감 인터뷰> 출연자 섭외 과정에서 가수 윤도현씨는 노사모 가입 전력을 이유로, 방송인 김제동씨는 ‘나중에 정치할 사람’이라는 이유 등으로 섭외 자체가 진행되지 않았다. 특히, YTN은 박원순 당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에 대해서는 방송을 불과 하루 앞두고 일방적으로 프로그램 불방을 결정했다. 그러나 이후 박원순 상임이사가 서울시장 시장에 당선되자,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채 스튜디오에 박 시장을 직접 출연시키기도 했다.

▲ 방송인 박상원씨가 2011년 8월19일 오전 광화문광장에서 무상급식 주민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성향에 따라 누구는 출연 거부하고, 누구는 프로그램 진행 맡기나?”

이와 관련해,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공정방송추진위원회는 27일 성명을 내어 “두 사람의 방송능력과 상관없이 정치적 성향이 드러나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들을 방송에 출연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라면서도 “‘성향’에 따라 누구는 출연조차 거부하고 누구는 프로그램의 고정 진행까지 맡기는 YTN의 불공정과 편파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YTN이 과거 김제동, 박원순 등을 불허했던 점을 언급하며 “지금은 ‘성향’만이 아니라 ‘활동’ 경력까지 갖고 있는 사람들을 일회성 출연이 아닌 프로그램의 고정 진행을 맡기는 행태가 과연 언론사로서 온당한 것이냐”며 “매우 불공정하고 매우 편파적인 일로 YTN의 신뢰도와 정체성을 근본적으로 의심받게 하는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더 나아가 보도 편성책임자를 향해 “해당 프로그램의 진행자들에 대해 지난해와 같은 기준을 적용해 섭외를 즉각 취소하던지, 아니면 지금의 진행자 선정과 같은 기준을 적용해 지난해 섭외조차 불허했던 김제동씨에게도 다시 출연 기회를 주고, 여전히 불방 중인 ‘공감인터뷰 박원순 편’도 즉시 방송하라”며 “기준과 원칙을 정치적인 입맛대로 바꾸지 말라는 말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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