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에서 쫓겨난 정연주 전 KBS 사장이 MBC에 등장했다.

배임죄로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 최근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무죄 판결을 받은 정연주 전 KBS 사장이 17일 아침 MBC <생방송 오늘 아침> ‘핫피플’ 코너에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정 전 사장은 자신을 기소한 검찰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향해 뼈아픈 한 마디를 날렸다.

정연주 전 사장은 지난 2008년 8월 검찰에 의해 배임죄로 기소된 바 있다. 당시 KBS와 국세청은 법인세와 관련한 소송을 진행하고 있었고, KBS는 그 중 한 소송 1심에서 승소를 했지만 법원의 권고를 받아들여 합의를 했다. 그러나 이후, 감사원은 이를 이유로 정 전 사장의 ‘부실경영’을 문제 삼아 KBS이사회에 정 전 사장에 대한 해임을 요구했다. 검찰 또한 배임죄로 정 전 사장을 기소해 3년 6개월동안 관련 재판이 진행됐다. 그러나 결국 지난 12일 대법원은 “법원 조정을 받아들인 것을 업무상 배임으로 볼 수 없다”며 최종 판결을 내렸다.

▲ 1월17일 MBC <생방송 오늘 아침> 화면 캡처
먼저, 정연주 전 사장은 이날 방송에서 시청자들을 향해 “전에는 주로 연말 시상식 때 (사장으로) 나와서 인사드렸는데 오늘은 MBC에 와서 주부님들께 인사드려서 참 기쁘다”는 인사를 전했다.

‘KBS 사장의 얘기를 MBC가 다루는데 (섭외) 전화를 받고 어땠나’는 질문에 대해 그는 “KBS 이런 데서 하지 않고 (MBC에서 하는 게) 사실은 좀 씁쓸했다”면서도 “이런 기회를 준 게 고맙기도 하다”고 말했다.

정연주 전 사장의 무죄가 확정된 뒤 곳곳에서 “축하한다”는 입장이 나왔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또한 무죄 판결에 대해 “인간적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 “심리적 고통에 대해서 미안하게 생각하고 축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위원장은 그러나 사퇴를 촉구하는 야당 의원들의 목소리에 대해서는 “진퇴에 대한 책임의 영역까지 져야한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는 것 같다”며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해, 정 전 사장은 “‘뭇매질을 해놓고 안 죽고 살아남으니까 안 죽어서 다행이다. 그리고 죄송하다 때려서. 그런데 뭇매질한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못 내리겠다’ 이런 게 아니냐고 누리꾼들이 이야기 했다”며 우회적으로 최시중 위원장의 행보를 강하게 질타했다.

정연주 전 사장에 대한 사건 뿐 아니라 한명숙 사건, <PD수첩> 사건, 미네르바 사건 등 검찰이 기소한 사건이 잇달아 무죄를 받으면서 정치적인 기소가 아니었냐는 비판이 거세다.

이에 대해 그는 “왜 그렇게 (검찰이) 무리한 기소를 했느냐는 정치적인 동기 외에는 설명을 할 수가 없다”며 “검찰이 정말 가슴에 손을 얹고 부끄러워하고 참회하고 반성하고 책임져야 한다”고 뼈 아픈 한 마디를 날렸다.

정 전 사장은 마지막으로 올 해 계획에 대해서는 “나는 글과 말의 힘을 믿는 사람”이라며 “말과 글을 통해서 우리가 역사에 기여를 하고 사회적으로 참여를 하는 거니까 그 일을 앞으로도 계속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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