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이하늬를 앞세운 SBS 드라마 <원 더 우먼(One the Woman)>이 첫 방송되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초능력을 가진 인물이 아니라 유일한 하나 혹은 앞선 여성이라는 의미의 이 제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첫 회 잘 드러났다. 검사와 재벌 상속녀라는 두 인물을 연기하는 이하늬의 연기는 이제 시작이다.

중앙지검 검사인 조연주(이하늬)는 조폭들과 맞상대할 정도로 괄괄하다. 조폭을 찾아가 돈을 받고, 습격 온 상대 조폭들을 혼자 쓸어버릴 정도로 싸움 실력까지 갖춘 존재다. 조연주는 서평 남문파 행동대장인 강명국(정인기)의 딸이다.

조폭의 딸로 태어나 서울대를 나와 검사가 된 연주는 피를 이어받았는지 모르지만 조폭이나 다름없는 존재다. 그는 검사와 조폭이 같은 점 셋을 언급했다. 자신만의 구역이 있고, 무기와 온갖 폼만 잡는, 실질적으로 아무런 가치도 없는 존재들이라고 조폭 두목에게 설파한다.

연주는 법을 수호하는 일에는 관심이 없다. 그저 주어진 직책에서 최대한 많이 돈을 버는 것이 최선이다. 이를 위해서는 온갖 악행도 서슴지 않는다. 기소권을 유일하게 가지고 있는 검사라는 직책을 이들은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연주의 상사인 류승덕 차장검사(김원해)는 재벌가와 밀착되어 있는 존재다.

SBS 새 금토드라마 <원 더 우먼(One the Woman)>

한주그룹 한영식 회장(전국환)을 풀어주기 위해 열심히 노력 중인 류 차장에게 검사라는 직업은 참 좋다. 돈도 벌고 권력도 남용하는 검사라는 직업이 그들에게는 천직이다. 새로운 담당 검사로 연주를 한주그룹에 붙이려는 류 차장은 자신만큼 검사라는 직업을 적극 활용하는 그를 이용하려 한다. 어차피 대단한 가치를 부여하고 검사가 된 것도 아닌 그들에게 목적은 따로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한주그룹 둘째아들의 아내인 강미나(이하늬)는 유민그룹의 막내딸이기도 하다. 미나는 실제 좋아하는 이가 따로 있었다. 한주그룹의 상속자가 될 수도 있었던 한승욱(이상윤). 하지만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인해 그룹은 작은아버지인 한영식에게 넘어갔다.

그룹을 빼앗긴 것도 모자라 사랑하는 미나마저 한 회장의 아들 한성운(송원석)의 아내가 되었다. 정략결혼이라는 점에서 이들 사이에 그 어떤 감정도 존재하지 않는다. 부부라는 법적 효력만 존재하는 남이다. 더욱 잔인한 것은 이런 관계가 아니다.

한주그룹은 유민그룹 딸을 며느리로 삼아 이득을 보려 했다. 하지만 막내딸이 알고 봤더니 혼외자였다. 마치 사기결혼이라도 당한 듯 모든 화풀이를 미나에게 쏟아부었다. 시어머니인 서명원(나영희)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미나를 학대한다.

폭력도 모자라, 함께 식사하는 것도 거부하는 행위는 명원만이 아니다. 그나마 한 회장의 장녀인 한성혜(진서연)만이 이성적으로 대우할 뿐이다. 그렇다고 미나를 위하거나 감싸는 존재는 아니다. 최소한 엄마처럼 행동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일 뿐이다.

SBS 새 금토드라마 <원 더 우먼(One the Woman)>

미나는 유민그룹에서도 비슷한 처지였다. 밖에서 낳아서 데려온 아이. 그런 아이를 본처가 반길 이유는 없었다. 어쩔 수 없이 호적에 올라 유민그룹 사람이 되었지만, 그는 본가에서도 구박만 받던 존재였다. 그렇게 매매혼이라도 하듯 재벌가의 사돈 맺기로 한주그룹에 왔지만, 한 회장도 비난하는 존재로 숨죽인 채 살고 있을 뿐이다.

법적인 남편인 성운은 노골적으로 연애 중이다. 아나운서와 바람을 피우면서도 당당하고, 이를 들키지 않기 위해 지라시에 다른 루머를 퍼트리는 성운은 망나니 재벌 3세의 전형적인 인물이다. 이런 자와 그들 가족과 함께 사는 것은 미나에게는 지옥이나 다름없다.

유민그룹의 가족 행사에서도 제외된 미나는 성혜의 배려로 그림 경매장으로 갈 수 있었다. 그림은 비자금을 만드는 수단이다. 그렇게 비자금을 만들기 위해 찾은 그곳에서 모든 것이 변하기 시작했다. 현장을 찾은 조 검사 때문이다.

조 검사는 '이봉식 게이트'를 추적하다 한주호텔로 향했다. 연주가 어린 시절 유일하게 사랑하던 할머니가 뺑소니 사고로 사망했다. 근처 공단에서 불이나 119도 제대로 오지 못하며 거리에서 숨을 거둬야 했던 할머니. 뺑소니 범인이 누구인지 찾기 위해서라도 연주는 검사가 되어야 했다.

은밀하게 단독으로 수사를 하던 연주는 후배인 안유준(이원근)의 도움으로 재벌가의 옷을 입을 수 있었다. 누나들이 입던 옷이라며 가져온 유준은 검사이지만 재벌가 아들이기도 하다. 그런 유준에게 연주는 짝사랑 대상이기도 했다.

유준의 도움으로 그럴듯하게 차려입고 한주호텔로 들어간 연주는 그림 한 점에 2억을 단박에 부르는 여자를 보며 당황했다. 돈에 대한 아무런 감각도 없는 그 여인에 놀라 엉겁결에 경매에 뛰어들었지만, 살 의도는 없었다. 2억 3만 원을 비웃기라도 하듯, 3억으로 정리를 하는 그를 보고 놀란 것은 돈만이 아니었다.

SBS 새 금토드라마 <원 더 우먼(One the Woman)>

자신과 똑같이 생긴 여인이었기 때문이다. 도플갱어라는 말이 떠오르는 상황이었다. 너무 닮아 당황하던 사이 추적하던 범인과 마주한 연주는 그렇게 추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요리조리 잘 피해 도망친 범인을 찾기 위해 지하주차장까지 온 그는 여전히 자신과 너무 닮은 그 여인을 생각하기에 여념이 없다.

연주가 그렇게 범인을 추격하는 동안 미나는 다른 음모를 꾸미고 있었다. 챙길 수 있는 돈을 모아서 이 지옥과도 같은 곳에서 벗어나기 위해 많은 시간 준비를 했다. 그렇게 누군가와 통화를 한 미나는 한주호텔에서 감쪽같이 사라졌다.

미나가 사라진 후 한주그룹은 바빠졌다. 가족들이 집안 행사를 위해 제주도로 가던 헬기가 추락해 모두 사망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자 유일한 상속녀는 미나가 되고 말았다. 데려온 자식을 모르고 정략결혼을 시켰다며 비난하고 학대를 하던 한주그룹 회장 일가는 바빠졌다.

미나가 유민그룹 유일한 상속자가 되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한주그룹 가사도우미인 김경신(예수정)이 미나를 찾기 시작했다. 김경신은 그저 그런 가사도우미가 아니다. 선대 회장 시절부터 함께했던 그는 명예이사직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가 어렵게 찾은 흔적은 지하주차장에서 누군가에 의해 차량 추돌 사고를 당하는 장면이었다. CCTV 속 인물은 미나가 아닌 연주였지만, 누가 봐도 도플갱어인 이들을 구분하기는 쉽지 않았다. 추적하던 범인이 자신이 본 도플갱어로 정신을 팔고 있는 연주에게 달려들었고, 그렇게 사고를 당하고 병원으로 옮겨진 연주는 인생 역전을 하고 만다.

유민그룹 재단이사장인 강은화(황영희)는 장례식장을 찾아 거짓 울음 연기를 선보인다. 오빠와 조카들이 사망한 사건 속에서도 은화는 상속 순위를 따질 뿐이다. 가깝지도 않았던 그들의 죽음보다는 이후 자신에게 주어질 몫에 더 관심이 큰 인물이었다.

SBS 새 금토드라마 <원 더 우먼(One the Woman)>

그렇게 셈법을 하고 있는 사이 은화는 급하게 응급실로 들어온 여인을 보고 놀랐다. 조카인 미나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더 놀란 것은 한주그룹 사람들이 들어와 미나를 긴급하게 보호해 이동했기 때문이다. 천덕꾸러기였던 미나는 한순간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었다.

그렇게 눈을 뜬 연주는 모든 것이 이상했다. 미나가 아닌 연주는 미나가 된 채 VVIP 병실에서 깨어났고, 난생처음 보는 아줌마가 때리려는 행위를 막으며 ‘이 아줌마 누구야’를 외친다. 이 말도 안 되는 상황 속에서 연주는 "내가 누구에요?"라는 질문을 하고 나섰다.

한순간에 부패한 검사에서 재벌 상속녀가 되어버린 연주. 그리고 미나를 사랑했던 복수심에 타오르는 승욱. 구박만 받아왔던 미나의 삶에 내던져진 연주는 다르다.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았던 미나가 아니라는 점에서 어떤 과정과 상황이 벌어질지는 충분히 예측이 가능하다.

<원 더 우먼>은 첫회 철저하게 캐릭터를 알리는 데 집중했다. 1인 2역의 연기는 극단적인 성격 변화를 통해 변별성을 두는 데 집중했다. 함께 활동하며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 아니라, 재벌 상속녀를 숨기고 그 역할을 대신하는 부패 검사의 활약을 그린다는 점에서 1인 2역의 부담도 거의 없어 보인다.

이하늬를 앞세운 <원 더 우먼>은 <열혈사제>의 DNA를 가진 작품이다. 에필로그에 <열혈사제>와 <극한직업>에서 함께 연기했던 김남길과 진선규가 출연하며 이하늬를 응원하는 과정도 흥미로웠다. 적당한 가벼우며 코믹을 바탕으로 부당함에 맞서는 인물을 그린 전형적인 이야기는 여전히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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