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킹스컵 태국과의 1차전을 하루 앞둔 14일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국립경기장에서 올림픽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 연합뉴스
어느 해보다 가장 중요한 한 해를 보내야 하는 축구팀의 첫 스타트가 임박했습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그 주인공입니다.

홍명보호 올림픽팀이 15일 밤 9시(한국시각),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킹스컵 태국과의 경기를 통해 2012년 첫 경기를 치릅니다. 주최국 태국을 비롯해 덴마크, 노르웨이와 경기를 치를 올림픽팀은 출전국 가운데 유일하게 23세 이하 팀으로 출전하기는 하지만 홍명보호 역시 성인대표 경력을 두루 갖춘 선수들의 강한 자신감을 통해 이번 대회 선전을 자신하고 있습니다.

'결과보다는 과정' 그래도 좋은 결과를 보여줘야 하는 이유

사실 이번 킹스컵은 좋은 결과보다는 더 나은 팀을 향한 하나의 과정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단 전력 면에서도 한국을 제외한 다른 팀 모두 성인 팀으로 나섭니다. 여기에다 전반적으로 몸을 만들어가는 동계 기간에 선수들이 경기를 갖는 만큼 완전한 전력을 보여주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때문에 다양한 선수들을 골고루 기용해 많은 실전 경험을 쌓게 하고 궁극적으로 더 중요한 올림픽 최종예선전을 대비하는 식으로 경기에 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홍명보 감독 역시 우승에 대한 욕심보다는 이보다 더 중요한 올림픽에 중점을 두고 대회에 임하겠다는 뜻을 직접 밝혔습니다.

그렇기는 해도 홍명보호가 어느 정도 가능성 있는 전력을 보여줘야 하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런던올림픽 본선까지 6개월 가량 남은 상황에서 최상의 전력을 만들기 위한 기본적인 밑바탕을 이번 킹스컵을 통해 보여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찌감치 선수들을 소집해 훈련을 지속해왔고, 킹스컵을 치르고는 얼마 있다 곧바로 사우디아라비아, 오만과 최종예선을 치러야 하는 만큼 최소한의 '갖춰진 팀'으로서의 면모, 실력은 보여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홍명보호에 성인대표에서도 활약하는 선수들이 많은 가운데서 레바논과의 브라질월드컵 3차예선 참패 이후 갖는 첫 공식 경기인 만큼 달라진 정신으로 제대로 된 플레이를 보여줘야 하는 책임감도 갖고 있습니다.

빠듯한 일정, 그래도 홍명보호에 거는 기대는 크다

이번 킹스컵을 치르고 난 뒤에 홍명보호의 일정은 매우 빠듯합니다. 2월 올림픽 최종예선 중동 2연전을 갖고 3월 14일 카타르와의 올림픽 최종예선 최종전을 통해 7회 연속 본선 진출을 확정짓습니다. 하지만 본선 진출을 확정짓는 기쁨도 잠시 곧바로 본선에 대비해야 합니다. 4월에 본선 조 추첨이 진행돼 조별예선에서 상대할 팀이 확정되면 곧바로 준비에 들어가 맞춤형 평가전, 소집 훈련 등을 실시합니다. 7월 27일 개막까지 100일 남짓 정도밖에 안 되는 짧은 기간에 상대 팀 분석도 하고 소집 훈련을 해서 팀 정비도 해야 하는 힘든 여정을 보내야 합니다. 그런 만큼 홍명보호는 최대한 빠른 시기에 본선 진출을 확정짓고 본선 체제에 준비해 나가려 하고 있습니다.

일정은 빠듯해도 홍명보호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올림픽팀보다 높은 게 사실입니다. 이전 올림픽팀에 비해 어느 정도 뚜렷한 성장 스토리를 나타냈고 이를 통해 희망적인 모습들을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2009 U-20(20세 이하)월드컵을 통해 첫 선을 보였던 홍명보호는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거쳐 2012 런던올림픽까지 단계적으로 성장을 거듭해온 팀입니다. 첫 선을 보였을 때만 해도 '역대 최약체'라는 비난을 들었지만 18년 만의 U-20 월드컵 8강을 이끌어내며 주목받았고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젊은 선수들다운 파이팅 넘치고 투혼의 플레이로 동메달을 목에 걸며 많은 이들의 박수를 받았습니다.

매년 성장을 거듭하면서 떠오른 선수들도 많았고, 이들 가운데 몇몇은 성인대표에서도 일찌감치 자리를 꿰차 한국 축구의 미래 자원으로 성장했습니다. 특히 해외파보다는 국내파 위주의 팀 구성으로 국내파 선수들의 경쟁력 강화에도 크게 기여했습니다. 그런 과정을 보였던 홍명보호였기에 어떻게 보면 마지막 종착지라 할 수 있는 런던올림픽 본선에서 대성공을 꿈꾸고 기대하는 시선도 많은 게 사실입니다. 단순한 꿈이 아니라 진짜 꿈을 이루는 그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말입니다.

지난해 어수선했던 한국 축구 분위기 속에서도 홍명보호는 비교적 선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희망을 이어왔습니다. 이제는 그 희망의 싹을 틔워 꽃피울 시기가 다가왔습니다. '축구 종가' 영국 런던을 향하는 홍명보호의 순항이 그대로 이어져서 역대 어떤 팀보다도 '찬란한 유산'을 남기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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