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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은 찾아볼 수 없는 방송·통신 융합 정책[토론회] 정부 정책 산업진흥 위주…"정규직, 방송 노동을 물어야 할 때"
윤수현 기자 | 승인 2021.09.06 09:59

[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방송·통신 융합 시대를 맞이해 정부와 방송사가 관련 정책을 수립, 추진하고 있지만 비정규직 노동자 정책 마련에는 뒷전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영상 콘텐츠 제작인력 대다수가 비정규직 노동자인 만큼 관련 대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 기관은 방송·통신 융합 시대를 맞아 OTT 등 신유형 콘텐츠 관련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문체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OTT 등 방송콘텐츠 관련 부분 예산을 403억 원 편성했다. 콘텐츠 기획개발 예산 20억 원, 방송콘텐츠 제작 및 유통 예산 360억 원, 방송콘텐츠 인력양성 예산 23억 원 등이다. 방통위는 '방송·통신 콘텐츠 진흥' 명목으로 OTT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해외 OTT 시장조사 및 국제포럼 예산을 3억 5천만 원 편성했다.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방송사 역시 OTT 관련 투자에 나서고 있다.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사가 SK텔레콤과 합작해 만든 OTT 웨이브는 2025년까지 1조 원을 투자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전담 스튜디오를 설립할 계획이다. CJ ENM은 ‘OTT 티빙 가입자 800만 명’을 목표로 5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콘텐츠를 만드는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 정수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위원은 3일 열린 <급변하는 방송·미디어 산업, 이제 노동을 묻다> 토론회에서 “방송정책에서 노동자 관련 내용이 심각하게 다뤄진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정수경 위원은 “방송·통신 융합은 20년이 지났지만, 아직 법적 개념 정리도 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그동안 당국이 제시한 방안은 노동권을 고려한 대책이라기보다 제작비와 저작권, 불공정 계약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OTT 산업 노동자의 조직화, 노동환경 보장 등의 정책이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정 위원은 구체적으로 ▲저비용·저임금 구조 타파 과도한 노동 시간 문제 해결 열악한 노동 인권 개선 등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차기 정부에서 미디어 통합 기구를 구성해 통일된 노동자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권순택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건 때문에 인수위원회를 꾸리지 못하고, 이전 정부의 정부 조직을 그대로 유지했다”며 “이에 따라 미디어 노동 관련 부처가 분리됐다. 문체부는 영상산업 담당, 방통위는 지상파, 과기정통부는 유료 방송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순택 처장은 “독립PD와 관련된 문제가 발생하면 문체부, 방통위 등 정부 기관은 서로 책임을 넘긴다”며 “차기 정부에서는 미디어와 관련된 통합된 정책과 기구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방통위와 과기정통부 2차관실 소속 방송·통신 영역을 분리한 것은 정당성도, 구체적 타당성도 없었다”며 “새 정부에서는 방송·통신이 융합된 환경인 만큼 통합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방송계 정규직 노동조합, 비정규직과 연대해야”

비정규직 노동자 처우개선을 위해 정규직 노동조합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박장준 희망연대노동조합 조직국장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연대해야 할 때”라며 “2014년 딜라이브 비정규직 노동자 100여 명이 해고당한 적 있다. 당시 정규직 노조가 한 달간 파업했다”고 설명했다.

박장준 조직국장은 “임금손실이 컸지만, 100여 명 해고는 너무한 조치라고 판단한 것”이라며 “케이블 산업의 위기였고, 다음 구조조정은 정규직 노동자를 대상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 조직국장은 “방송계 비정규직 노동자는 개별적으로 일하고 있어 한곳에 뭉치기 힘들다”며 “레거시 미디어의 위기에 노동자들은 ‘내년에도 방송을 할 수 있을까’라고 고민한다”고 말했다. 

안명희 문화예술노동연대 대표는 “방송사가 프리랜서 노동자를 채용하는 이유는 명확하다”며 “노동법상 책임과 의무를 회피하기 위해서다. 문제는 프리랜서 노동자의 조직화가 어렵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방송 프로그램 제작 인원의 대다수가 비정규직 노동자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방송사가 제대로 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싶다면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동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명희 대표는 “방송사는 비정규직 문제가 방송 전체의 문제인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비정규직 문제를 스스로의 과제로 인정해야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정규직 노동조합이 진정으로 연대를 하고자 한다면 방송계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과 투쟁을 보도할 수 있도록 싸워나가야 한다”고 했다.

권순택 사무처장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양승동 KBS 사장, 최승호·박성제 MBC 사장 등 개혁적 성향의 인물이 공영방송 사장으로 왔다”며 “이들이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책임감을 느껴야 할 때다. 방송계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문제에 대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공공상생연대기금, 희망연대노동조합 방송스태프지부, 전국언론노동조합,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문화예술노동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 공동주최한 이번 토론회는 3일 한빛센터 사무실에서 열렸다. 사회자는 진재연 한빛센터 사무국장, 토론자는 정수경 민언련 정책위원, 박장준 희망연대 조직국장, 권순택 언론연대 사무처장, 안명희 문화예술노동연대 대표 등이다.

<급변하는 방송·미디어 산업, 이제 노동을 묻다>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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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현 기자  melancho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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