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캠프에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이 출연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참여만이 끔찍한 정치상황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얼핏 듣기에 이 말은 그냥 좋은 말 혹은 당연한 말로 들렸을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는 말과 '쫄지마'라는 나는 꼼수다의 김어준 총수의 말도 결국 근본은 '참여하라'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따지고 보면 '참여'만이 대안이라는 이 말은 흔하기에 의미심장하게 다가오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런데 '참여'가 얼마나 큰 힘을 가졌는지는 이미 증명되었다. 바로 '힐링캠프'를 통해서다.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은 '힐링캠프'에서 참여의 중요성을 역설했지만, 동시에 힐링캠프는 참여의 중요성을 증명했다. 유력한 대선주자가 시사프로그램도 아닌 예능에 나온다는 것 자체가 '참여'가 만들어낸 큰 변화이기 때문이다.

청춘 콘서트와 나는 꼼수다와 같은 다양한 활동 덕분에 젊은이들은 이제 본격적으로 자기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리고 그 목소리가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면 큰 힘이 발휘된다는 것은 서울 시장 선거에서 입증됐다. 그 순간부터 정치권은 '젊은층'을 붙잡기 위한 발 빠른 행보를 보여 왔다. 세금을 확대해 '장학금'을 늘리고 젊은 세대를 당의 요직에 앉히고 비례대표를 주려하는 시도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유는 딱 하나다. 젊은이들의 표를 얻어야 살기 때문이다.

문재인 이사장이 말한 것처럼, 지역주의 기반의 정치에서는 유권자의 눈치를 살필 필요가 없다. 왜냐 땅에 깃발만 꽂으면 이기기 때문이다. 이때 눈치를 봐야 할 대상은 깃발을 꽂도록 허락 해줄 '공천권'을 가진 사람들이다. 이들에게 잘 보이는 방법이 무엇인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뭐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유권자가 지역이 아닌 나에게 무엇을 더 해줄 사람인가를 보고 뽑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정치인들은 유권자를 살펴야 한다. 안 그럼 쫓겨나기 십상이니까. 그게 참여의 힘이다.

서울 시장 선거에서 이 힘은 표출되었고, 정치인들은 유권자를 보기 시작했으며,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지 않게 여겼던 '젊은이' 집단의 힘에 놀랐다. 그 증거로 유력한 대선 주자들이 '예능'에 출연한 것이다. 대선주자의 '힐링캠프' 출연의 의미는 이 방송이 시사프로그램보다 더욱 정확하고 빠르게 '정치환경'의 변화를 증명했다는 데 있다.

젊은층의 지지를 얻기 위한 정치인들의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대중문화가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대중문화와 정치인들의 만남, 앞으로 그것이 어떻게 진행될지 그리고 어떤 효과를 이루어 낼지 주의 깊게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문화칼럼니스트, 블로그 http://trjsee.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다. 문화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화 예찬론자이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