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에 대해서는 이래저래 언제나 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건 어쩔 수 없다. 무한도전은 현존하는 예능 프로그램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고 가장 큰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더 이상 무한도전에 대해서 이야기할 필요가 없는 무의미한 것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시청률이고 하나는 순위이다.

1. 시청률

무한도전의 시청률이 3년 만에 20%를 넘었다고 한다. 축하할 일이다. 하지만 무한도전에 시청률은 그렇게 큰 의미가 되지 못한다. 일단 본방 시청률이 낮더라도, '다운로드'를 통해 감상하는 시청자와 '케이블'의 재방 시청자까지 합하면 정말 많이 사람들이 무한도전을 시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토요일 오후라는 가장 놀러나가기 좋은 시간, 그것도 무한도전의 가장 두터운 시청자층인 20~30대가 집에 머무르지 않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무한도전의 시청률은 민감하게 반응할만한 대상은 아닌 것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능 중에서는 상위권에 해당하는 시청률을 꾸준히 보이고 있으니 단기간 시청률에 큰 의미가 없다.

게다가 무한도전은 몰입도와 충성도가 가장 높은 예능이다. 이는 단순 시청률로는 계산할 수 없는 사항이기도 하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결국 무한도전에서 시청률은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

2. 순위 매기기

출연자 중에서 누가 더 잘하고 못하고를 정하는 순위 같은 것도 사실 무의미하다. 무한도전은 이미 출연자들이 하나의 유기체처럼 돌아가고 있다. 이 안에서 누가 잘하고 잘 못하는가를 정하는 것 역시 큰 의미는 없다. 물론 못하는 사람도 있고 잘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서 결국 무한도전이기 때문에, 꼭 힘줘서 순위를 가를 필요는 없을 것 이다.

오랫동안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던 정형돈이 대세가 되고, 여러 가지 논란으로 구설수에 모르고 비난 받았던 정준하는 지금의 대세가 되어 있다. 이렇게 누구 하나가 슬럼프에 빠지거나 잘 안 되면 다른 이가 그 자리를 메워주고 웃음을 전달하고, 또 누군가가 힘에 부치면 또 다른 이가 보완해준다. 그래서 각 에피소드별 잘하고 잘 못한 이를 구분 지을 순 있을지 몰라도 그것이 큰 의미를 갖지 못하는 것이다.

무한도전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나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것이 무한도전의 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청률로 득달같이 달려들어 위기설을 조장하거나, 특정 멤버를 비난하려는 목적의 순위매기기는 무의미한 행위일 뿐이다. 이렇게 오랫동안 한결 같이 오고 있다면 이제는 담담하게 받아들여도 된다. 전원일기나 전국노래자랑에 별로 큰 논란이 필요 없는 것처럼 말이다.

문화칼럼니스트, 블로그 http://trjsee.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다. 문화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화 예찬론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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