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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보컵] 현대건설과 칼텍스, 2년 만에 다시 우승 다툰다[미디어비평] 스포츠에 대한 또 다른 시선
장영 | 승인 2021.08.29 12:06

[미디어스=장영] 이길 팀이 이겼다는 평가가 나올 듯하다. 코보컵 4강전 경기에서 현대건설과 칼텍스가 도로공사와 흥국생명을 3-0 셧아웃으로 물리치며 결승에 올라갔다. 위기 상황이 없었다는 점에서 일방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그만큼 컵대회 출전 팀들의 실력차는 존재했다.

컵대회를 하면서 각 팀의 약점과 강점이 부각되었다. 그리고 여전히 칼텍스 전력이 상대적 우월하단 점을 스스로 증명했다는 사실도 중요하게 다가왔다. 말 그대로 2년 연속 트레블을 달성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약점이 크지 않은 칼텍스였다.

현대건설과 도로공사의 대결은 흥미롭게 이어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노련한 베테랑 선수들이 다수인 도로공사가 지난 시즌 꼴찌였던 현대건설을 괴롭히거나 승리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봤지만, 베테랑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문제가 존재함을 보여주었다.

현대건설엔 양효진이라는 완벽한 베테랑 미들 브로커가 여전했고, 신인 정지윤과 이다현이 제 몫을 다해 주었다. 여기에 주장인 황민경과 노장인 황연주가 놀라운 모습을 컵대회 내내 보여주며, 지난 시즌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란 확신이 들게 했다.

26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1 의정부·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현대건설과 인삼공사의 경기에서 현대건설 황연주가 공격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건설이 강력한 모습으로 결과를 낸 것은 신구조화가 잘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베테랑 핵심 멤버들인 양효진과 황민경, 황연주가 자신의 몫을 완벽하게 해주었다. 이는 무척이나 중요하다. 팀 전체를 유연하게 이끌며 신인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핵심 자원이기 때문이다.

이런 선배들의 노련함 속에서 신인인 정지윤과 이다현이 성장하는 모습이 확연하게 드러난다는 사실이 현대건설의 장점이다. 미들 브로커에서 윙 스파이커로 자리를 옮겨야 하는 정지윤이 급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올림픽에도 막내로 출전했던 정지윤은 낯선 아웃사이드 히터로 강제 포지션 변경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팀 사정상 아우사이드 히터가 부족한 상황에서 정지윤 같은 강력한 공격 자원은 절실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수비 부담이 커지며 아직 어린 정지윤에게는 부담스러운 상황이 많았다는 것이다.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강성형 감독이 원하는 포지션을 감당하는 것은 힘겨웠을 듯하다. 강 감독 역시 당연히 이런 사실을 알고 있고, 컵대회에서는 외국인 선수 포지션인 아포짓에서 공격만 전담하도록 했다는 것도 현대건설의 성공 요인이기도 하다. 

문제는 고예림이 생각만큼 자신의 몫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예림은 실수가 많이 나왔고, 공격력도 그리 좋지 못했다. 이는 단순히 컵대회에서의 준비 문제가 낳은 결과일 수도 있다. 결국 시즌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28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KOVO컵 여자부 준결승 현대건설-도로공사 경기에서 승리한 현대건설 코치진과 선수들이 결승 진출을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로공사가 기대와 달리, 현대건설에 0-3으로 완패한 절대적인 이유는 박정아가 터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새얀은 전 경기에 이어 이번 경기에서도 팀에서 제일 많은 12점을 올렸지만, 주포인 박정아가 10점에 그치며 패배할 수밖에 없었다.

첫 출전한 경기에서 30점을 올리기도 했던 박정아라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10점은 너무 아쉽다. 도로공사에서 박정아를 대체할 선수가 눈에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제대로 역할을 해주지 못하면 팀이 승리하기는 그만큼 어려워진다. 

실업팀에서 다시 복귀한 이예림, 신인 김정아, 칼텍스에서 이적한 한송희 등 아웃사이드 히터 자원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들 모두 170cm 대의 신장이라는 점이 약점이다. 한송희는 작은 키에 비해 날카로운 공격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187cm의 박정아를 제외하고 아웃사이드 히터인 전새얀까지 모두 낮은 키라는 점은 약점이 될 수도 있다.

미들 브로커인 정대영은 노련하다. 감독을 해도 부족하지 않을 경험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장점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컵대회 특성상 매일 이어진 경기로 인해 체력적인 문제가 발생했다. 잘 보이지 않던 실책이 연이어 나왔고, 이로 인해 정대영이 빠지자 현대건설을 막지 못했다. 

주장 배유나 역시 정대영이 빠진 상황에서는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 5년 만에 프로로 다시 복귀한 하유정이 아직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음은 아쉽다. 결과적으로 박정아를 제외하고 확실하게 강하다는 느낌이 드는 선수가 부족한 도로공사는 시즌에 대한 불안을 더욱 키웠다. 이런 불안을 어떻게 채워 시즌을 맞이할지가 관건이다.

트레블을 달성했던 칼텍스의 핵심 자원인 이소영이 인삼공사로 이적하고, 러츠가 떠나며 공격력 상실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젊은 선수들이 많은 칼텍스는 강했다. 차상현 감독이 오랜 시간 지도하며 키운 선수들이 제기량을 펼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28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KOVO컵 여자부 준결승 흥국생명-GS칼텍스 경기에서 GS칼텍스 강소휘가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차 감독은 기존 자원만이 아니라 자신들에게 필요한 외부 자원들도 적절하게 영입하며 팀 전체를 파워 넘치고 강한 팀으로 유지시켰다. 칼텍스에게는 신의 한 수가 되어버린 오지영과 최은지 영입은 칼텍스의 전력을 유지하는 이유가 되었다.

최은지 선수가 이소영 선수를 대신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제 팀 에이스로 성장한 강소휘의 뒤를 받쳐줄 노련한 아웃사이드 히터라는 점을 컵대회에서 증명했다는 사실은 중요하다. 준결승 경기에서 강소휘, 유서연, 최은지 선수가 모두 10점 이상을 올리며 공격수의 능력을 증명했다.

올림픽 디그 1위를 차지한 오지영은 여전히 단단했고, 1순위로 뽑았던 리베로 한수진도 흥국생명과 경기에서 완벽에 가까운 디그 능력을 선보였다. 리베로 왕국이라도 세우려는 듯 칼텍스는 오지영과 한다혜에 이어 한수진까지, 그리고 기업은행에서 지난 시즌 데려온 김해빈까지 모두가 강력하다.

FA를 앞둔 유서연이 컵대회에서 꾸준하게 활약을 해준 것도 고무적이다. 아포짓 포지션이기는 하지만 아웃사이드 히터 역할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유서연의 활약은 시즌이 시작되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포텐이 터지기 시작한 문지윤의 강력함에 성장 중인 권민지까지 아웃사이드 히터 자원은 나쁘지 않다.

강소휘가 완벽하게 몸이 올라오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컵대회에서도 강한 모습을 보였다. 노련한 최은지가 자신의 트레이드가 성공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도록 열심히 했고, 증명하고 있다. 여기에 아직 어린 유서연과 문지윤, 권민지 역시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칼텍스의 장점일 수밖에 없다. 

미들 브로커인 한수지, 김유리가 보여준 존재감은 완벽했다. 팀의 맏언니들인 그들은 안정적으로 미들 브로커 자리를 지켜주고 점수도 꾸준하게 내주며 팀을 이끌고 있다. 부상만 없었다면 엄청난 성장을 했을 문명화가 올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여기에 전 경기에서 첫 득점을 하며 포효했던 신인 오세연까지 칼텍스는 리그 팀들 중 팀 구성이 가장 완벽한 모습이었다.

흥국생명 완파한 GS칼텍스 [한국배구연맹 제공]

이런 칼텍스와 준결승에 맞선 흥국생명은 아쉬움이 컸다. 사실 컵대회 시작 전까지만 해도 흥국생명이 준결승 자리에 올라올 것이라 예상한 이들은 없었다. 그만큼 상대적인 열세를 지닌 팀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최선을 다했고, 그렇게 준결승에 올라왔다.

그렇게 준결승 자리에 올라선 흥국생명은 칼텍스와 경기를 앞두고 너무 긴장을 한 모습이었다. 져도 상관없이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이 만든 기적과 같은 결과와 달리, 준결승이 되자 선수들이 경직되었다. 이겨야 한다는 부담을 가진 것처럼 보였다. 

예선 경기에서 잘해주었던 최윤이와 변지수가 준결승에서는 아쉬움이 컸다. 실업팀에서 다시 복귀한 이들은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매일 이어지는 경기에 힘겨웠을 것으로 보인다. 팀과 하나가 되는 시간도 부족한 상황에서 실업팀과 다른 프로팀과 경기를 이어가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시즌이 되면 호흡도 잘 맞을 것이고, 보다 더 많은 연습을 통해 최윤이와 변지수가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누구보다 절박함을 가진 선수들이라는 점과 이미 프로의 문을 통과했던 선수들이라는 점에서 10월 정규 시즌 전까지 충분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주장을 맡은 김미연의 고군분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핵심 전력이 다섯 명이나 한꺼번에 빠진 상황에서 김미연은 공격만이 아니라 어린 선수들과 새롭게 가세한 선수들까지 아울러야 한다.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깨에 이상 증세를 느끼면서도 경기에 나설 수밖에 없는 현실이 흥국생명이라는 점은 불안함으로 다가온다.

준결승 경기에서 예선에서 자주 나오지 못한 박현주가 교체로 출전하며 김미연과 같은 6점을 올려 흥국생명 최다 득점자가 된 것도 중요하다. 신인 시절부터 존재감을 보였던 박현주 성장은 흥국생명에게는 중요하다. 아웃사이드 히터인 박현주가 성장하지 못하면 흥국생명은 시즌 내내 최악을 보일 수밖에 없다.

국내 리그 경험이 많은 캣 벨을 선택한 것은 그만큼 팀 공격력이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포짓인 김다은까지 아웃사이드 히터로 자리를 옮긴다고 해도 다른 팀과 비교해 윙 스파이크 자원이 부족하다. 절대적인 숫자 부족에 실력도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이라면 결과적으로 승리 가능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26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1 의정부·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한국도로공사와 흥국생명의 조순위결정전. 흥국생명 선수들이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팀의 핵심인 세터자리를 신인인 박혜진이 책임져야 한다는 것도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1 라운더이기는 하지만 박혜진은 여전히 성장해야 할 자원이기 때문이다. 박미희 감독이 박혜진을 꾸준하게 세터로 내보내는 것은 그만큼 경험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분명 박혜진은 세터로서 상대적으로 큰키(177cm)라는 점은 장점이다. 여기에 경기를 지속하면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흥국생명의 핵심 자원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세터라는 자리가 중요한 만큼 손쉽게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없다는 점에서 박혜진이 얼마나 빨리, 그리고 크게 성장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칼텍스와 흥국생명의 준결승전에선 실력차가 확연히 드러났다. 칼텍스는 실수가 적었고, 다양한 선수들이 자신의 능력을 잘 보여주었다. 그와 달리, 흥국생명은 경기 시작 전부터 긴장한 채 그동안 보여준 능력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많은 실책을 범했다.

긴장감과 함께 매일 이어지는 경기로 인해 체력적인 문제까지 더해지며 실수들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흥국생명은 준결승까지 올라온 결과가 시즌을 준비하는 데 있어 큰 힘이 될 것이다. 어린 선수들에겐 이런 경험들이 중요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2021 코보컵 결승은 올라올 팀들이 올라왔다. 현대건설과 칼텍스가 2년 만에 다시 결승에서 맞붙게 되었다. 충분히 장점들이 많은 이들이 어떤 결과를 낼지 궁금해진다. 누가 실수를 덜하냐의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꼴찌의 불명예를 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현대건설과 트레블의 희열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 중인 칼텍스의 경기는 한국 여자배구의 재미를 만끽하게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과연 누가 코보컵을 들어 올릴지 궁금해진다. 꼴찌와 1위의 컵대회 결승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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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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