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전영배 보도본부장과 문철호 보도국장을 신임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MBC의 편파 보도 문제를 지적하며 제작거부를 결의한 MBC 기자회는 지난 6일 하루 동안 전영배 보도본부장과 문철호 보도국장에 대한 신임 투표를 진행했다.

MBC기자회가 9일 오전 공개한 투표 결과에 따르면, 투표에 참여한 기자 125명 가운데 108명(86%)이 본부장과 국장을 신임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본부장과 국장을 신임한다는 의사를 밝힌 기자는 9명에 불과했으며, 8명은 기권 의사를 밝혔다.

▲ 서울 여의도 MBC사옥 ⓒ미디어스
이 뿐 아니다. 카메라기자 가운데 대다수도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을 신임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영상기자회가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실시한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실시한 결과, 영상기자회 소속 기자 40명 가운데 36명(90%)이 본부장과 국장을 신임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 3명이 기권 의사를 밝혔으며, ‘신임한다’는 의견을 밝힌 기자는 1명에 불과했다.

영상기자협회는 9일 성명을 통해서도 다시 한 번 전영배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MBC뉴스의 경쟁력을 살리고 국민의 신뢰를 찾을 방법은 MBC뉴스가 지난 몇 년간 벌여 온 잘못들을 진실로 사과하고 싶은 반성을 통해 국민과 시청자가 알고 싶고 보고 싶은 뉴스를 만들면 되는 것”이라며 “그 첫 걸음으로서 지금의 상황을 만들어 온 데 가장 큰 책임을 가진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의 즉각 사퇴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아울러 “뉴스 현장의 최전선에 서 있는 카메라기자들은 현재의 상황이 MBC 뉴스의 위기를 넘어 MBC라는 공영방송의 존립, 그 자체가 위협 당하고 부정당하는 시점에 이르렀다고 판단한다”며 “MBC뉴스의 한 주체로서 우리 자신들의 비겁함과 침묵이 이런 상황을 만들어 왔음을 가슴 깊이 반성하고 MBC를 지켜주려고 했던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한편, 기자들의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에 대한 불신임 투표에 대해 MBC는 “명백히 사규를 위반하는 행위이며 어떠한 명분도 없다”며 징계 가능성을 언급하고 나섰다.

MBC는 이날 발표한 회사 특보에서 MBC기자회의 불신임 투표와 관련해 “만약 계속해서 투표함을 개봉하고 결과를 공개하는 등 절차를 진행할 경우, 회사는 사규에 따라 관련자를 엄정하게 징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는 회사 내 편을 가르고 경영 방침을 뒤흔드는 심각한 해사행위”라고 주장했다.

MBC는 또 “2012년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화두는 보도 부문이 될 것이며 유례없이 큰 지원도 따를 것”이라며 “보도부문의 기자들과 사원들은 동요하지 말고 더 좋은 뉴스, 최고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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