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하다' 대한민국 스포츠를 대표하는 이 말을 개인적으로 참 좋아합니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큰 꿈을 이루기 위해 피땀을 흘리는 우리나라 모든 스포츠 선수들의 도전, 노력은 매번 좋은 결실을 맺고 스포츠 강국으로 우뚝 서는 힘이 됐습니다. 세계적인 강호들을 상대로 절대 주눅 들지 않고 마지막까지 투혼의 경기력을 보여줬던 모습은 곧 한국 스포츠의 이미지와도 같았습니다. 그 노력 끝에 메달을 따내고 세계 정상에 우뚝 선 모습을 볼 때마다 많은 이들은 열광하고 박수갈채를 보냈습니다.

최근에는 성적에 상관없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우리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종목에서 '개척자 정신'으로 묵묵히 자신의 경기력을 마음껏 펼치고 세계적인 선수와 어깨를 나란히 한 모습 자체만으로도 큰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꼴찌' '1등보다 아름다운 활약' 같은 수식어는 그렇게 생겨난 것이었습니다. 최근 스키점프, 역도 등이 이를 소재로 영화화됐고 해당 종목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는 계기가 됐습니다.

▲ 역경을 딛고 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등을 모두 제패한 역도 여제 장미란. 올해 그녀는 런던올림픽에서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다. ⓒ연합뉴스
이들이 언제나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우리의 '국가대표'이기 때문입니다. 한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를 일컫는 이 '국가대표'라는 단어는 언제나 가슴이 두근거리고 전율을 느끼게 합니다. 그만큼 선수들 입장에서는 한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책임감도 무겁고 부담감도 크게 가지는 단어입니다. 그래도 이 국가대표라는 영예로운 타이틀을 한번쯤은 오르고 싶다며 지금도 많은 선수들이 이 국가대표라는 자리를 꿈꾸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이 국가대표라는 자리의 명예가 실추된 일이 적지 않았던 게 사실입니다. 이 자리를 놓고 부정적인 일이 저질러졌는가 하면 이 자리에 걸맞지 않는 행동으로 권위, 명예 자체를 아예 떨어트린 이도 있었습니다. 또 국가대표 선수임에도 열악한 환경, 팀 해체 등으로 제대로 운동하고 훈련하지도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 나타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국가대표 선수들에 대해 실망하고 화가 났던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물론 시대가 달라졌는데 국가대표라는 자리가 뭐가 그리 대단한 자리냐고 할 수도 있고, 굳이 권위를 높일 필요가 있느냐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대표는 한 나라를 대표해서 자신이 갖고 있는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며 세계적인 대회에 우리 스포츠의 힘을 보여주는 역할을 하는 '민간 외교' 역할을 하는 중요한 자리입니다. 그러한 국가대표 선수들이 보여야 할 처신, 그리고 반대로 이들이 받아야 할 환경적인 여건 등이 바른 방향으로 가야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입니다. 국가대표의 양적인 성장만큼이나 국가대표와 관련한 여러 가지 부분들까지 포함한 질적인 성장도 이뤄져야 진짜 스포츠 강국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승부조작, 짬짜미 사태, 국가대표 감독 경질 문제, 파벌 싸움, 지자체 팀 해체 등 스포츠계에 오랫동안 남아있는 악습은 국가대표를 바라보는 시선을 더욱 나쁘게 만들었습니다. 당연히 한국 스포츠 위기론을 더 부채질할 수 있는 문제들이었습니다.

▲ 올해 정말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축구대표팀 ⓒ연합뉴스
올해 한국 스포츠는 런던올림픽이라는 메가 스포츠 이벤트에서 Top10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또 축구대표팀 역시 월드컵 최종예선에 올라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어느 때보다 국가대표라는 단어가 많이 나올 한 해가 될 것이며, 그만큼 국민들의 기대도 클 것입니다.

하지만 좋은 성적만큼이나 질적으로도 성장한 모습으로 모든 국가대표팀의 이름이 더욱 빛나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름 없어도 묵묵하게 최선을 다해 언젠가 큰 꿈을 이루고 싶어하는 이름 모를 선수들까지도 국가대표라는 단어에 진짜 자부심을 갖고 도전할 수 있을 정도로 말입니다. 정정당당한 승부, 깨끗하게 승복하는 자세, 계파를 깨고 발전을 위해 화합하는 노력, 그리고 마음 놓고 운동할 수 있는 환경까지 스포츠 10대 강국의 국가대표에 걸맞은 변화, 발전이 이뤄지는 임진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대학생 스포츠 블로거입니다. 블로그 http://blog.daum.net/hallo-jihan 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스포츠를 너무 좋아하고, 글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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