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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이 '현금인출기'인가"[인터뷰] 등록금인상 범국민행진 개최 '등록금넷' 안진걸 팀장
곽상아 기자 | 승인 2008.03.29 01:15

"원래 '평화'로 시작해서 '평화'로 끝날 집회였다. 경찰의 '강경진압 방침'은 완전히 '오버'한 거다. 도시근로자가 한 달 월급 정도로 자녀를 대학에 보낼 수 있어야 한다. 앞으로 등록금 상한제, 등록금 후불제 등을 입법청원하려 한다. 해도 해도 너무한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

지난 28일 오후 1시부터 서울 시청 앞 광장에는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는 대학생들의 무리가 이어졌다. 오후 4시에 열리는 '등록금대책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전국 네트워크'(이하 등록금넷) 주최의 범국민 대행진에 앞서 단체별 사전 집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1만여 명이 모인 이날 시청 앞 광장은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대학생들의 단체별 깃발로 화려하게 수놓아졌다. 당초 경찰의 강경진압 방침으로 인해 '대형 충돌'이 우려됐으나 다행히 집회는 아무 충돌도 없이 평화적으로 마무리됐다.

'백골단' '최루탄' 등과 같은 음산한 단어보다 '유쾌한 축제'라는 말이 더 어울렸던 이날 집회에 대해 등록금넷의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은 미디어스와의 인터뷰에서 "처음부터 원래 '평화'로 시작해서 '평화'로 끝날 집회였는데 경찰이 '오버'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안 팀장은 "도시근로자의 한 달 월급 정도로 우리 자녀들이 대학에 갈 수 있어야 한다"며 집회를 개최한 이유, 등록금 상한제·등록금 후불제 등 등록금넷의 요구 사항,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 ⓒ한겨레  
- 시위가 평화적으로 끝났다. 소감은?

"처음부터 원래 '평화'로 시작해서 '평화'로 끝날 집회였다. 경찰이 이번 집회에 대해 체포 전담반을 투입하겠다고 했었는데 '오버'이자 '과잉 대응'이었다. 경찰이 오늘(28일) 집회에 전·의경 146개 중대 1만8000여명과 소방차 10여대 및 조명차 2대 등 대규모 인원을 투입했다. 서울경찰청에 신고절차까지 마친 합법집회인데 괜히 '체포전담반'이니 뭐니 운운해서 국민들 걱정시키고…. 그 병력 가지고 실종된 어린이들을 찾는 게 훨씬 낫지 않을까 싶다."

"등록금 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 범국민대행진을 개최한 이유는 무엇인가?

"등록금 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범국민대행진을 진행하게 됐다. 현재 많은 학부모와 학생들이 울분에 싸여있다. 오늘 집회에 1만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참여한 것이 그 증거다. 얼마나 답답하고 화가 났으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왔겠나.

올해 대학들이 등록금을 5%에서 9%까지 인상했다. 지난 3년 동안 물가인상률이 매년 2% 대였고, 올해도 3% 안팎으로 전망되는 것을 감안하면 대학 등록금이 물가상승률보다 적어도 2~3배 가량 높은 상황인 거다. 대학은 학생들을 '현금인출기'로 보고 있나. 등록금 문제는 학생과 학부모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사회적인 문제다. 학비 마련을 위해 전체 대학생의 70%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고, 학비를 마련하지 못해 휴학하는 학생도 급증하고 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가 지난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 10일간 수도권 50개 대학의 최근 4년 입학금 현황을 조사한 적이 있다. 지난 3년간 입학금의 인상률이 21.8%에 달했다. 등록금 뿐만 아니라 입학금까지 매년 물가인상률의 3배 가량 뛰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의 모든 대학들이 입학금의 구체적인 산출근거와 사용내역을 정확히 밝히지 못하고 있다. 기 막힌 현실이다."

"도시 근로자가 자기 월급으로 자녀들 대학은 보낼 수 있어야"

- '등록금넷'에서 요구하는 것은 무엇인가?

"간단하다 못해 소박하다. 각 대학은 살인적인 등록금을 인하해 도시 근로자가 한 달 월급 정도로 자녀를 대학에 보낼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연간 등록금의 상한선을 전국 가구 연평균 소득액의 12분의 1로 정해야 한다. 이게 등록금 상한제다. 영국이나 호주처럼 아예 나중에 돈 벌어서 등록금을 내는, 등록금 후불제도 방법이다. 전국적으로 대학들은 수백, 수천억 원 씩의 적립금을 쌓아놨다. 2007년도에 수도권 지역 69개 사립대의 이월적립금 평균이 100억을 넘어섰다. 이 돈을 학생들을 위해 사용한다면 등록금을 올리기는커녕 오히려 인하할 수 있지 않겠나.

각 정당은 조속히 대학 등록금 문제에 대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 민생 문제의 핵심인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정당은 이번 총선에서 선택받지 못할 거다. 등록금넷은 이번 범국민대행진에 앞서 이러한 요구를 담은 '등록금넷 5대 요구안'을 각 당에 보냈다. 통합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은 우리의 요구안을 모두 당론으로 수용하겠다는 답변을 했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아예 답변조차 하지 않더라."

"'반값등록금' 약속한 이명박 대통령, 내놓은 건 '체포전담반'"

- 집회 현장에서 이명박 정부의 공약이었던 ‘반값등록금’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지난 대선 때 '반값 등록금'을 약속했다. 반값 아파트, 반값 등록금, 반값 사교육비 등으로 국민들을 완전히 현혹시키더니 이제와서 전혀 지키지 않고 있다. 국민을 섬기겠다더니 새 정부 출범 후 맞는 첫 대규모 집회를 헌법 정신대로 보장하기는커녕 '체포전담조' 를 투입하여, 신고 내용과 다른 내용을 진행할 경우 바로 투입.연행하겠다고 엄포부터 놨다.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이 진정으로 '법과 질서'를 바로세우고 집회시위 문화를 개선하고자 한다면 무엇보다 삼성 이건희 회장과 같은 비리재벌부터 사법처리해야 되는 것 아닌가. 이번 총선이든 언제든 국민의 심판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잊지 말라."

"4월 1일 학부모 기자회견…6월 쯤 입법청원"

- 앞으로의 일정은 어떻게 되나?

"해도 해도 너무한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끝없이 투쟁할 거다. 4월 1일에 학부모 기자회견이 확정됐다. 그 후의 일정들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4월 10일 정도에 등록금 운동의 경과를 공유하고 향후 활동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하려고 한다. 또 4월 말, 등록금 문제를 주제로 한 공익소송에 돌입하고 6월 초 18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등록금 상한제·후불제 등의 내용을 담은 입법 청원을 하려 한다."

곽상아 기자  nell@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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