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 연합뉴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속담이 있다. 이를 최시중 방통위원장에게 적용해보면 ‘친구 따라 방통위원장을 그만둘 때가 됐다’는 얘기쯤 된다.

최시중 위원장의 친구이자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이 19대 국회의원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6선의 그로서는 어쩌면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 수 있다. 한나라당 집권가능성을 전제로 19대 총선에서 당선되면 이 의원은 7선으로 국회의장 후보에 이름을 올리게 될지 모른다. 그는 17대 국회 때 국회 부의장을 지낸 바 있다.

이상득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최시중 위원장 거취에 관심이 쏠리는 게 사실이다. 최 위원장 거취와 관련해 두세 달 전부터 회자되던 예측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민주당의 박지원 의원 같은 이는 최 위원장이 12월 종합편성채널 출범 이후 사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상득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이 같은 예측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아졌다.

1기 방통위에 이어 2기에서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시중 위원은 고령임에도 조중동매 종합편성채널의 산파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1,2기 통틀어 방통위의 가장 큰 업적은 바로 조중동매 종편 출범일 것이다. 바라마지 않았던 종편도 출범하고 고령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최 위원장에게 12월은 사퇴를 위한 적기일 수 있다. 일각에서는 사퇴 시기는 12월이 아니라 1월쯤 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공통적인 시기는 종편 출범 이후라는 점이다.

방통위원장 사퇴 이후 최 위원장 행보에 대한 예측도 돌았다. 청계재단으로 자리를 옮겨 이명박 대통령을 외곽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가능성 있는 추측이지만 이상득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입지는 좁아졌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이상득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정계 은퇴라고 해석하는 상황에서 청계재단은 2선 후퇴 밖에는 안 된다.

사퇴 후 행보를 종편과 연결해 추측해보면 방통위를 사퇴하더라도 최시중 위원장이 하실 일은 아직 많다. 바로 종편 광고 영업이다. 종편 출범 후 최시중 위원장이 대기업 광고 담당자를 만나 종편 광고 비중을 높이라고 주문했다는 의혹이 보도됐다. 방송과 통신을 관장하는 기관의 수장이 종편 광고 영업에 직접 나서는 것은 적절치 않을뿐더러 모양새가 나쁘다. 위원장이 버거우니 애지중지하는 종편 광고 팀장에 마음이 있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도 제기된다.

하지만 종편 광고 팀장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종편 미디어렙이라면 모르겠다. 최 위원장은 종편에 직접영업 2년 후 미디어렙 설립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설하고 종편 광고는 최시중 위원장이 좌지우지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종편의 광고 전망은 녹록치 않다. 시청률 0%대의 방송에 광고할 대기업은 없다. 종편이 최시중 위원장을 호가호위하더라도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4개나 되는 종편을 먹여 살릴 힘도 얼마 남지 않았다. 먹거리 떨어진 종편은 최 위원장을 희생물로 삼을 것이다. 최시중 위원장이 종편의 박수를 받으며 떠날 수 있는 시기는 지금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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