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 가수의 나가수 출연은 긍정적인가? 논란은 있을 수 있지만 의미 있는 선택이었습니다. 대중이 선호하는 가수들이 여전히 많은 상황에서 무리수에 가까운 무명 가수의 등용은 흥미로움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무명가수가 실망을 주었다는 것이 문제로 다가옵니다.

적우와 인순이, 그 경계에서 나가수는 무엇을 얻었나?

'나가수'라는 브랜드의 가치는 국내 최고가수 경연의 장이라는 데 있습니다. 그런데 적우의 등장은 파격에 가까웠습니다. 나가수의 브랜드 가치가 무명 가수의 등장으로 당혹스러움을 선사했다는 점에서 파격 그 이상이었습니다.

최고의 가수들이 경연을 벌이는 자리에 무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존재가 등장했다는 것은 함께 경연하는 이들만이 아니라 시청자들까지 당혹스러워 할 정도의 파격이었습니다. '적우'라는 존재가 누구인지 가수들 사이에서도 그녀를 정확하게 아는 이가 드물 정도였습니다. 그저 소문으로 들었다는 정도로 정리되는 그녀의 존재는 의외의 모습에서 당혹함을 주었습니다.

첫 출연 당시 직업에 대한 논란과 함께 과연 그녀가 자격이 있느냐는 말까지 어쩌면 '나가수'측에서 이런 무리수를 둔 이유가 이런 논란을 위한 것은 아니었냐는 의견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했기에 그녀의 첫 모습은 감동의 폭이 더욱 컸습니다. 기대하지 않았던 존재가 그 이상을 보여주었다는 것만으로도 그녀의 선택은 흥미롭기만 했습니다. 문제는 중간 평가부터 시작된 그녀의 실력에 대한 논란입니다. 이어 본 경연에서 7위를 차지하며 혹평이 쏟아질 정도로 비난을 받으며 논란은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게다가 최고의 가수 인순이가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되며 그 논란은 더욱 커질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인순이의 경우, 노래보다는 외부 요인이 영향을 주어 노래 외적인 감정이 담긴 결정이 아니었냐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장기호 자문위원장이 현재 상황에 상당히 당혹스러워 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더욱 이런 논란의 중심이 자신이 아닌 제작진으로 향해야 한다고 방향을 틀면서 논란은 장 교수만이 아닌 '나가수' 전체로 확대되며 근본적인 문제에 직면할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시작부터 서바이벌이라는 명칭을 부여해 최고의 가수들에게 잔인한 방식을 도입한 것 아니냐는 질타를 받은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그나마 가수들 스스로 상황을 인정하고 라이브 무대를 가지기 힘든 현실적인 문제에서 '나가수'가 주는 순기능에 동의했기에 현재까지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나가수' 제작진입니다. 이미 옥주현의 등장으로 거센 비판을 받았었습니다. 당시엔 개인적인 친분으로 '나가수'에 출연하게 된 것은 아니냐는 비난여론이 들끓던 상황에서 그나마 실력으로 어느 정도 논란을 잠재웠습니다. 이는 선택에 무리가 있을 수는 있지만 다양한 선택지를 열어두었다는 긍정적인 신호이기도 했습니다.

감기가 걸렸다는 것이 문제일 수는 있겠지만 편곡에서부터 전체적으로 실망감을 주는 그녀의 가창력은 과연 '나가수'에 출연한 다른 가수들과 비교해 형평성이 맞는가라는 근본적인 문제에 직면하게 합니다. 더욱 큰 문제는 이 논란은 이후 '나가수' 출연 가수를 대중에게 알려진 실력파 가수 외에는 출연할 수 없는 무대로 국한시키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나가 수는 유명 무명을 따지지 않고 최고의 실력을 가진 이들이 올라설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하지만, 이번 실험이 실패로 돌아가면 한동안 이런 시도는 불가하다는 점에서 아쉽습니다.

장 교수가 밝힌 음모론이 사실인지 아니면 면피를 위한 발언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나가수'가 옷을 홀딱 벗고 대중 앞에 서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분명한 한계점에 다다른 '나가수'가 과연 이 위기를 넘어서 진정한 대가들의 무대로 자리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제작진이 직접 나서서 장 교수의 주장에 대해 답변해야 할 것이고, 논란의 핵심이 무엇인지 파악한 후 출연 가수 섭외에 좀 더 신중해야 할 것입니다. 이 논란이 성장통으로 자리하기 위해서는 제작진의 대처와 이후 진행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