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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초·남초 커뮤니티가 출입처인 언론언론인권센터 "젠더 갈등 부채질하는 건 언론"…"얀센 접종, 여초서 남녀차별 논란" 보도, 소년병 징집-집게손가락 논란 보도
김혜인 기자 | 승인 2021.06.04 12:08

[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을 인용해 젠더 갈등을 증폭시키는 언론 보도가 계속되고 있다. 언론인권센터는 “언론이 젠더 갈등이 격렬해지는 상황에서 장작을 넣고 불을 지피고 부채질까지 하고 있다”며 “인터넷 커뮤니티를 출입처 삼아 자극적인 소수 의견과 일방적인 문제 제기를 보도하는 것은 직업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무책임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언론은 얀센 백신 접종 예약이 시작된 1일, 여초 커뮤니티에서 나온 불만 의견 일부를 기사화했다. 중앙일보 <“얀센 女 먼저 맞으면 나라 뒤집히나” 여초서 남녀차별 논란>, 세계일보 <얀센 접종 ‘남녀차별’ 불만...“여자가 먼저 맞으면 나라 뒤집혔겠지”> 등으로 “회사에서 제일 건장한 남자들이 백신 먼저 다 맞네, 이게 순서가 맞는 거야?”, “얀센 여자가 먼저 맞으면 나라가 뒤집혔겠지”라는 여초 커뮤니티 반응을 전했다.  

여성 커뮤니티 반응 일부를 보도한 중앙일보와 세계일보.

해당 기사 아래에 “너네도 군대 가라” 등의 댓글이 달렸고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군대에서 나라 지킨 남자들이 이정도도 못 맞냐”, “좋은 건 지들 먼저 하고 싶고 그동안 숱하게 봤던 여자들 모습이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정작 여초 커뮤니티로 꼽히는 ‘여성시대’, ‘쭉빵카페’에서는 얀센 접종이 남녀차별이라는 의견을 처음 봤거나, 미국이 백신을 지원한 대상이 한국군이라는 사실을 애초에 알고 있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언론이 여초 커뮤니티 내부에 등장한 다양한 의견 중 일부 의견만 선택, 기사에 인용했다는 것이다. 

언론인권센터는 3일 “온라인 여초, 남초 커뮤니티를 출입처로 삼는 취재 행태를 멈춰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언론은 온라인상에서 일어나는 논쟁을 기사화할 때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년병 징집'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을 바탕으로 남녀 갈등 전시한 보도들

언론인권센터는 언론이 선동이나 날조가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접근해야 한다며 지난 4월 논란이 된 청와대 국민청원 관련 보도를 대표적인 받아쓰기 보도로 거론했다. 

당시 남초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소년징병 vs 여성징병 대결구도 프레임 만들자”라며 국민청원을 독려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여성징병을 해야되냐 안 해야 되냐보다 여성징병과 소년징병 중 어떤 게 더 타당한가 이렇게 프레임이 짜여지면 여성징병이 당연하게 되는 흐름으로 간다”고 적었다.

이는 부산일보 등에 보도되며 여초·남초 커뮤니티 이용자들 사이에 논란으로 번졌다. 언론인권센터는 “언론은 국민청원을 도구 삼아 젠더 갈등을 심화시키고 불필요한 논쟁을 유도하려는 커뮤니티 집단을 어떠한 의심이나 검증 없이 보도하며 논란의 판을 키운 것”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된 GS25 포스터와 국방부 포스터

남초 커뮤니티에서 시작된 ‘집게손가락 논란’ 보도 역시 비슷했다. 남초 커뮤니티에서는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으로 무언가를 잡는 듯한 모양이 2015~2017년 존재했던 사이트 메갈리아의 상징과 닮았다며 GS편의점 포스터를 ‘남혐’으로 몰았다. 

이를 팩트체크, 취재도 없이 남초 커뮤니티의 주장을 받아쓰는 데 급급한 보도들이 쏟아졌다. 이해 당사자의 입장을 담지 않은 기사도 존재했다. 중앙일보 <“軍 경례 누가 저렇게 하나” 이번엔 국방부 ‘그 손가락’ 논란>(5월 25일), 아시아투데이 <‘고추맛’ 글자 위에 그 손가락...랭킹닭컴 ‘남성 혐오’ 논란>(5월 25일) 등의 보도로 '집게손가락 논란'이 커졌다. 해당 논란을 지적받은 GS리테일, 카카오뱅크, 국방부, 랭킹닭컴 등에서는 사과의 뜻을 밝히고 이미지를 수정했다.

언론인권센터는 “집게손가락을 ‘남혐 손가락’으로 만든 것은 언론이었다. 지금과 같은 취재 행태를 반복한다면 ‘논란’과 ‘갈등’은 깊어질 뿐 젠더갈등은 절대로 하루아침에 마무리되지 않을 것”이라며 “언론은 온라인 여초, 남초 커뮤니티 내의 현상만을 보도하는 행태를 멈추고 다각도로 사안을 취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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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인 기자  key_mai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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