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올해 적자예산을 흑자로 수정하는 과정에서 난시청 해소 사업, 디지털 전환 계획 수정 등 시청자들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을 대거 유보시키거나 폐지하려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조선일보가 26일자 18면에서 보도한 <KBS 올 예산안(案), 439억 적자를 64억 흑자로 둔갑>에 따르면, 지난 13일 KBS 경영진은 439억원 적자로 편성된 올해 예산 64억원 흑자로 변경하고, 시청자 시청환경 개선을 위해서 필요한 사업은 대거 유보하거나 폐지하기로 하는 내용이 담긴 '2008 주요 정책 추진 방향 보고서'를 이날 열린 이사회에 보고했다.

이에 따라 난시청 해소 사업 및 중계기 개발이 유보되며 디지털 전환계획도 전면 재검토된다. 보고서에는 디지털 중계차 도입, KBS 지역국 제작시설 확충 등 10가지 사업을 취소 또는 연기하는 안을 포함돼 있다.

조선일보는 "디지털 전환계획을 직접 수립하고 추진한 경영진 중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은 채 '실패'를 선언하고 다른 계획을 제출한 것"이라며 "불과 몇 개월까지만 해도 적자이던 예산을 순식간에 흑자로 전환하는 게 가능하다는 것은 KBS의 예산편성이 매우 자의적이고 불투명하다는 사실을 고백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또 "KBS 내부에서도 '공영방송이 지나친 돈벌이에 골몰한다는 비난을 불러올 수 있다' '수신료를 올려주지 않으면 공영성을 포기하겠다는 식으로 비칠 우려가 있다' '예산안을 다시 대폭 수정하는 것은 정 사장이 스스로 경영능력이 없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라는 지적들이 나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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