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권진경] 스웨덴이 자랑하는 명실상부 20세기 대표 아동문학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잘 알려지지 않은 인생 이야기를 담은 실화 영화 <비커밍 아스트리드>가 5월 개봉을 확정했다. 영화 <비커밍 아스트리드>는 말괄량이 10대 소녀 ‘아스트리드’가 전설의 작가 ‘린드그렌’이 되기까지, 그의 삶의 기반이 되어준 10대 중반부터 20대 중반까지의 시절을 소환한 작품이다.

1920년대는 세계적으로 재즈 음악이 유행했고, 나라마다 여성의 참정권이 허용되는 등 여성의 성 역할에 대한 사회 관습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비커밍 아스트리드>의 배경이 된 1920년대 중반 스웨덴도 마찬가지. 영화 속 아스트리드는 시골마을 스몰란드에서 오직 책에서 삶의 의미를 찾던 외로운 소녀였으나, 시대 분위기를 온몸으로 느끼며 진보적인 시대정신을 체득해가는 캐릭터다.

영화 <비커밍 아스트리드> 스틸 이미지

댄스파티에 참석해 파트너를 기다리며 춤출 기회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남의 시선에 개의치 않고 혼자서 댄스 플로어에 몸을 날려 춤을 추며 즐기는 모습을 통해 그녀의 자유분방한 정신을 엿볼 수 있다. 양 갈래머리를 단발머리로 자르는 모습 또한 오롯이 시대상을 반영한 것이다. 당시 북유럽의 신문과 주간지에 칼럼을 쓰는 남성들은 여성들이 머리를 짧게 자르지 않도록 설득하는 것을 마치 자신들의 소명처럼 여겼을 정도로 여성들의 헤어스타일을 힐난했다.

특히 1920년대에 전 세계에서 100만 부 이상 판매된 빅토르 마르그리트의 소설 [라 가르손느](‘소년 같은’이라는 뜻)는 빅토리아 시대의 성 역할과 예의범절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은 이 소설 속 주인공처럼, 짧은 헤어스타일에 춤을 즐겼고 친구들과 어울릴 때 남성복을 입었으며 혼외 자녀를 낳았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택해 작가로서도 성공했다.

영화 <비커밍 아스트리드> 스틸 이미지

<비커밍 아스트리드>의 배경이 되는 1920년대 당시 스웨덴은 여성 권리가 비약적으로 성장했음에도 언론은 오직 남성의 영역이었으며, 여성 기자는 매우 드물었다. 열여섯 살의 아스트리드가 신문사의 수습기자를 시작할 수 있었던 것 또한 당시 시대 상황 나아가 그곳이 스웨덴의 시골 마을인 것을 감안하면 드문 일이다. 하지만 아스트리드는 열여덟 살에 예기치 못한 임신으로 전도양양한 기자 커리어가 돌연 중단됐다. 당시 스웨덴에서 미혼 여성의 임신에 대한 인식은 타지로 도피해서 출산하든, 마을에 남아서 가족의 수치가 되든, 둘 중 하나 외에는 없었다고 전해진다. 결국 아스트리드는 전자를 선택하고, 삶의 전환에 맞닥뜨린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은 10대 미혼모로 세상의 편견에 맞섰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늦깎이 작가로 데뷔,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20세기를 온몸으로 부딪치며 살아낸 여성이다. 영화 <비커밍 아스트리드>는 그의 인생에서 가장 결정적인 선택과 성장을 거듭한 6년여의 타임라인을 통해 그의 내밀한 작품 세계의 단초를 발견할 수 있는 작품이다. 2018년 베를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었고, 시카고국제영화제에서 외국어영화 부문 관객상 수상, 54회 스웨덴 영화협회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남녀조연상을 포함 7관왕을 달성하는 등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도 주목받았다.

영화 <비커밍 아스트리드> 스틸 이미지

[삐삐 롱스타킹]의 전설적인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잘 알려지지 않은 인생 이야기를 담은 실화 영화 <비커밍 아스트리드>는 오는 5월 극장에서 개봉한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