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TV전쟁특집은 무한경쟁이 시작될 종편채널 개국을 앞둔 시기, 여러 메시지를 담은 방송이었다. 또한 종편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섬뜩한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 방송이었다. 종편채널 개국에 대한 문제의식과 더불어 현재 공중파가 처한 상황과, 무엇보다도 '무도'가 처한 상황들이 그렇게 만만한 미래가 없다는 것을 현실성 있게 보여주어 놀라움을 줬다.
각각의 멤버들에게 할당된 방송은 멤버들의 이름을 딴 TV로 명명이 된다. '유재석TV', '정형돈TV', '노홍철TV' 등 각 멤버의 이름을 딴 것이고, 이는 이전에 '2NE1(투애니원) TV'와도 비슷한 형태로 진행되었다. 또한 '무도'의 자랑이기도 한 '꼬리잡기 게임'을 집어넣어 긴장감을 높인 방식 역시 무한도전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하는 대목이었다.
재밌는 우연은 일곱 명의 멤버라는 점이다. 총 7개의 채널로 본격 경쟁하게 될 종편과 공중파와의 사이를 그려낸 것은 흥미로운 요소였다. 현재 공중파 3사 'MBC, SBS, KBS', 여기에 종편채널인 'jTBC(중앙), 채널A(동아), CSTV(조선), MBN(매경)' 등이 본격적인 경쟁을 앞두고 많은 스타들과 계약하며 대기하고 있다.
이미 많은 스타들이 계약서에 싸인을 마치고 촬영을 앞두고 있거나 이미 움직임을 보여주는 곳도 있다. 곧 시작될 경쟁이 기존 공중파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으로 만드는 것은 시청률을 끌어갈 수 있는 절대적인 파워를 가진 스타들의 이동 때문이다.
그는 시민들에게 '유재석이 없는 주말 예능은 어떻겠는가?'라는 질문을 했고, 시민들은 그의 질문에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식으로 '방송국에 연락 한 번 해야겠다고'말한다. 그 말은 곧 항의를 하겠다는 의미이다.
그런 모습은 그 장면에서만 나온 것이 아니다. 유재석이 미션을 도와주는 시민들에게 '정준하 씨 못 봤어요?'라는 질문했는데, 엉뚱한 답변이지만 '아우! 싫어요~' 라는 반응을 보인다. 이 장면은 '유재석'을 향한 무조건적인 충성도를 보이는 장면으로 남는다.
'이 정도 인파면 재석이 형이다'라고 확신하는 정형돈이 반응하는 곳에는 여지없이 '유재석'이 있었고, 그는 엄청난 구름 관중을 달고 다녔다. 그의 파워를 느끼게 하는 장면이다. 혹시라도 유재석이 다른 종편과의 계약이 이루어져 주말 예능을 종편 방송사로 갈아탄다면 상당수의 대중은 호기심이든, 충성도든 간에 채널을 갈아탈 가능성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무한도전>은 기본 '간접광고(PPL)'을 포함한 프로그램이다. 간접광고 형태가 허가가 된 프로그램으로 일정 부분 이상을 상회하지만 않으면 되는 프로그램이다. 그런데도 매번 PPL이 과하다며 '방심위'에서 제재하는 모습은 억울한 면이 없지 않다. 경고가 누적이 되면, 채널 심의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는 문제이기에 방송사로서는 꽤나 예민한 문제로 다가오는데 유독 <무한도전>에만 그렇게 제재가 가해지니 제작진 입장에선 아주 죽을 맛일 것이다.
바로 이런 대목은 결국 채널 재선정에서 불리한 요소로 작용하고, 방송사는 알아서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프로그램에 경고를 주고 행동에 제약을 주는 부분으로 예산을 삭감하는 일들을 벌이기도 한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유재석의 말과 맞물려, 그가 보여준 제작비를 아끼려는 노력은 현재 <무한도전>의 현실을 보여준 장면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섬뜩한 이유는 바로 경고가 누적되고 제제들이 계속해서 이루어져 프로그램이 폐지되는 상황이 일어날 때 겪어야 할 혼란 등이 예상이 되는 그림이 보였다는 것이다. 상상만 해도 아찔한 장면은 전파 송출 금지 화면이 나온 장면이었다. 웃음의 소재로 전원이 오프되며 화면이 검게 변하고 화이트노이즈 소리가 나는 장면은 <무한도전>뿐만 아니라, 다른 방송 또한 언제라도 그런 일을 당할 수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상상이 되서 섬뜩할 수밖에 없었다.
미래에 대한 불안이 담겨있는 <무한도전 TV전쟁특집>은 깨알 같은 웃음을 줬지만, 숨어 있는 내용은 꽤나 진지하고 섬뜩한 요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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