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빅뱅이 2011 MTV 유럽뮤직어워드에서 '월드와이드액트(World Wide Act)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이는 대한민국 가수 역사상 최초의 일이며, 드디어 대한민국 가수가 세계적인 스타로 뛰어 오를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들이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얻을 가망성이야 지금 당장은 없다고 하지만, 앞으로 얼마든지 커 나갈 수 있는 주목을 끈 일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더군다나 유럽에서 K-Pop에 대한 관심이 생겨나고 있는 시점에서 이번 수상은 피어오르는 열기에 불을 지펴줄 것으로 생각된다.

빅뱅에게는 무척이나 괴로운 시간들을 보내야 했던 2011년 2~3/4분기였으나, 4/4분기가 되며 주어진 뜻밖의 선물은 그들에게 호재로 작용할 것임은 분명하다. 피치 못할 사고를 냈던 대성과 지드래곤은 약간은 복귀 시기가 빠른 것은 아닌가하는 여론이 있긴 했지만, 이번 수상으로 인해 다소 누그러들 것으로 생각된다.

그들에게 세계적인 스타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이 'MTV 유럽 뮤직 어워드'는 유럽에서 한 해 가장 인기 있던 뮤직비디오와 노래를 선정하기 위해 생긴 어워드다. MTV 네트워크 유럽의 주최로 열리는 행사로 1994년 시작되었다.

주최도시는 매해 바뀐다. 1회 1994년 베를린을 시작으로 하여 17회 마드리드까지 여러 나라, 여러 도시에서 주최하며 그 명성을 이어왔다. 2011년도는 영국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의 오디세이 아레나에서 열렸다. 수상 부문은 기존 13개 분야에, 이번 2011년부터 '월드와이드 액트' 부문을 신설하여 총 14개 부문의 시상이 이루어진다.

그 중 빅뱅은 '월드와이드 액트' 부문 수상자로 올랐고, 이 상은 MTV가 세계 각 지역의 음악과 그 다양성을 전 세계에 전파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제정한 것이다. 그런데 그들과 경쟁하게 된 아티스트들이 무척이나 강력한 수상 후보였다는 데서 그들의 수상이 더욱 값져 보인다.

지난 9월 투표를 통해 '월드 와이트 액트'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빅뱅'이 대표가 되었다. 당시 경합을 벌인 가수만 보아도 그들이 대표가 된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중국의 주걸륜과, 일본의 이그자일 등을 제치고 아시아 대표가 된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들이 아시아태평양 대표로 출전한 것 자체도 축하할 만한 일이었는데, 본격적으로 경쟁한 가수들은 더욱 대단한 이름의 월드스타이다. 북미대표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그야말로 세계적인 이름이며, 유럽 대표 '레나', '아프리카·인도·중동' 대표 등 많은 아티스트들과 겨뤄 당당히 수상한 것은 그들에게 무한한 영광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유난히 빅뱅에게는 운이 따라주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대한민국에서야 그들의 실력을 의심할 사람은 많지 않지만, 그들이 일본에 진출해서 얻은 인기는 실력에 비해 의외로 덜한 반응이었다. 워낙 일본이란 곳이 힙합보다는 록이 강세이다 보니 어쩔 수 없다지만 그들의 활동에는 제약이 많았다. 빅뱅의 음악적인 부분은 오히려 일본에서는 때 이른 영역이기도 했다. 그들의 음악적인 베이스는 사실 일본인들 감성보다는 유럽적인 분위기가 강했다. 유행을 봤을 때 오히려 한 단계 빨리 나가는 스타일이었기에, 받아들여지는 데서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면이 없지 않았다.

일본에서 K Pop이 인기를 끈 것은 댄스와 걸그룹의 진출이 있고서부터였다. 빅뱅은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패턴이었지만 어느새 고정된 팬들이 생겨나기 시작하고부터는 다른 가수들보다 더 안정적인 팬층을 얻어가며 활동할 수 있게 되었다. 한국에서는 인기 없는 아이돌도 일본과 아시아 지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시점에서 빅뱅의 인지도가 어딘가 모르게 더 낮게 보였지만, 이제 당당히 실력 면에서 우수하다는 것이 입증이 되었으니 더 없는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가수들이 월드스타라며 우기는 경우도 많았다. 아시아 지역에서 인기를 좀 얻었다고 스스로 월드스타라고 했던 한두 가수의 행태는 부끄러운 모습이었지만, 이제 당당히 외국에서도 한국 힙합과 일렉트로닉 음악을 알릴 수 있는 빅뱅이 어워드에서 수상한 것은 기쁜 일임에 분명하다. 드디어 대한민국에서도 당당히 실력을 검증받은 월드스타 기대주가 생겼는데, 이를 폄하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깝게 여겨진다.

이제 세계로 나아가야 하는 그들에게 박수를 쳐 줘야 하는 때이다. 그들이 '월드 와이드 액트' 부문을 수상한 MTV EMA에서 '레이디 가가', '저스틴 비버', '에미넴' 등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세계적인 가수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는 것은 그저 놀라운 일이며 축하할 일이다. 실력 면에서 결코 떨어지지 않는 아티스트 그룹이 세계에 알려졌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고 안심이 된다.

생활에 가장 가까이 있는 대중문화. 그 곳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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