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트위터에서는 “한겨레가 삼성으로부터 80억을 받고 ‘광고 대신 기획 기사’로 보답했다”는 한 인터넷신문 보도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한겨레가 공식 트위터를 통해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논란은 일단락 됐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진보 매체에 대한 삼성 광고 논란이 다시 한 번 수면위로 떠올랐다.

인터넷신문인 <서울의 소리>는 지난 4일 “한겨레, 삼성에 80억받고 ‘광고대신 기획기사’로 보답”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겨레 신문이 삼성 측으로부터 80억을 받고 ‘광고 대신 기획기사로 보답했다’고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 서울의소리 화면 캡처


서울의소리는 4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원로포럼 ‘새날희망연대’ 포럼 발제자로 나온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의 발언을 인용, “한겨레 신문이 삼성에게 80억을 받고 광고를 싣는 대신 기획기사로 보답한다” “잘 아는 한겨레신문 기자에게 ‘왜 삼성에서 80억을 받고 광고를 싣지 않냐’고 묻자 ‘광고를 싣는 대신 기획기사로 보답하고 있다’는 말도 들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이와 함께, “한겨레신문은 3일 밤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FTA 비준저지 촛불집회에 2008년 광우병 촛불주역이었던 교복을 입고 참가한 ‘촛불여고생’, 어린 아이와 함께 온 ‘유모차 부대’, 소드, 삼국카페 등 20~30대 젊은 여성들의 ‘하이힐 부대’ 등 5,000여명이 모인 ‘빅 뉴스’라 할 수 있는 촛불집회를 보도하지 않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겨레 “광고대신 기획기사 보답 보도는 사실 아님을 분명히 밝혀”

▲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 사옥. ⓒ한겨레

해당 보도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트위터를 통해 인터넷 상에서 일파만파로 확산됐다. 논란이 확산되자 한겨레는 지난 5일 공식 트위터 계정(@hanitweet)을 통해 “<한겨레>가 ‘광고대신 기획기사로 보답했다’는 한 인터넷언론의 보도는 사실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며 “또한 <한겨레>가 한미FTA 보도에 충실했음은 독자들께서 잘 아실 것이다. <한겨레>에 대한 근거없는 비방에 대해서 법적 조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한겨레의 이 같은 공식 입장 발표로 트위터에서 불거진 ‘광고 대신 기획 기사’ 논란은 일단락 됐다.

이후 누리꾼들은 오히려 “한겨레가 삼성으로부터 80억을 받고 기사로 보답했다는 <서울의소리> 기사는 사실이 아닐 뿐더러 심각한 명예훼손이다” “이런 음해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권력에 맞서 싸워온 한겨레신문 임직원은 물론 구독자까지 모독하는 거다”라며 서울의소리 보도를 비판하고 나섰다.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의 발언을 전한 서울의소리 이 같은 보도는 올해 초, 삼성이 한겨레에 광고를 재개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논란을 사실과 다르게 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2007년 김용철 변호사 ‘비자금 조성 의혹 폭로’를 계기로 한겨레에 광고를 전면 중단했던 삼성은 지난해 한겨레에 광고를 재개했다. 이에 한겨레는 2010년 50여 억원의 영업 이익을 냈다.

그러나 지난해 약 30여건에 이르는 삼성 광고 대부분은 정상적인 일반 광고 보다는 기획 광고로 집행됐고, 행사 후원 및 협찬으로 들어오는 기획광고 마저도 삼성 로고의 흔적은 찾기 어려운 형태로 집행됐다. 이에 한겨레 노조는 지난해 12월16일 발행한 노보를 통해 “삼성이 2010년 한겨레의 최대 ‘스폰서’로 떠올랐다”고 밝히며 이 같은 행태를 비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한 한겨레 기자는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올해 초 논란이 됐던 게 삼성이 한겨레에 광고를 재개하면서 정상적으로 재개하기 보다는 협찬 비슷한 방식으로 광고를 재개해 젊은 기자들을 주축으로 반발이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다른 한겨레 기자도 “(광고를 대가로 한 기획기사는) 없는 걸로 알고 있다”며 “(올해 초 벌어졌던 삼성 광고 재개와 관련한 논란이) 와전돼 보도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한겨레가 자본 등에 휘둘릴 수 있는 염려는 있지만, 광고의 대가로 기사를 쓸 정도로 건강하지 않은 곳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겨레는 6일 서울의소리 쪽에 해당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분명히 전했다고 밝혔다. 이에 서울의소리는 한겨레의 입장을 받아들여 홈페이지 첫 화면 및 주간베스트 TOP10에서 관련 기사를 내렸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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