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박정환] (여자)아이들의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가 학교폭력 가해자 의혹을 받는 수진을 ‘활동 중단’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4일 밤, 큐브는 “현재까지 확인한 결과 앞서 밝힌 바와 같이 유선 상으로 다툼을 한 것은 맞으나 그 이외의 게시글 작성자들이 주장하는 폭력 등에 대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큐브는 “당사는 명확한 사실 확인을 위해 게시글 작성자 및 대리인이 아닌 당사자 간의 대면 만남을 제안하였습니다만 모든 분들께서 이를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전해와 당사자 간의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라며 “현재 수진은 모든 활동을 중단한 상태이며 (여자)아이들은 당분간 5인 체제로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입니다”라고 전했다.

큐브의 입장 전문 그대로 보면 “다툼은 한 것은 맞으나 폭력에 대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학폭 의혹 제기자와 수진 당사자 사이의 대면 만남을 제안했다고도 명시했다. 다음은 수진의 학폭 가해자 의혹을 제기한 피해자에게 큐브가 보낸 이메일 내용이다.

“안녕하세요. 큐브엔터테인먼트입니다. 귀하를 직접 만나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 수진의 요청에 따라 연락드리게 되었습니다. 이에 만남을 요청드리오니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큐브엔터테인먼트 드림.”

걸그룹 (여자)아이들 멤버 수진 [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큐브는 “당사자 간의 대면 만남을 제안하였습니다만 모든 분들께서 이를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한다. 과거 학교 폭력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에게 큐브가 만남을 제안한 이메일은 기계적이고 삭막한, 단문 형식의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러한 공감성이 결여된 이메일을 보고 어느 의혹 제기자가 선뜻 수진과 만나려는 마음을 열 수 있었을까.

큐브의 공식 입장문이 나오기 전에 수진은 “서신애 배우님과는 학창시절 대화를 나눠본 적도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신애는 큐브의 공식 입장이 발표되자 SNS로 “그대들의 찬란한 봄은 나에게 시린 겨울이었고 혹독하게 긴 밤이었다”며 “영원할 것만 같던 그대의 여름 끝에 나는 왜 여전히 겨울일까 의문이 들었다” 등 장문의 에세이를 남겼다.

뿐만 아니다. 수진의 학교폭력 가해자 의혹이 처음 제기됐을 때 서신애는 SNS를 통해 “변명 그만해라(None of your excuse)”라는 문장을 남겼다. 서신애가 주어는 남기지 않았지만, 수진의 학폭 의혹이 거론될 때마다 SNS를 남기는 건 “학창시절 대화를 나눠본 적도 없다”는 수진의 해명과는 다른 중의적 의미가 함축됐다고 볼 수 있다.

동생이 수진에게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최초로 폭로한 A씨는 수진이 ‘은따(은근히 따돌림)’ 당했단 주장과, 학폭이 아닌 동급생의 감정싸움이었다는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해왔다. 4일, 큐브의 공식 입장이 발표되자 A씨는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가지고 온다 내가. 증거”라는 SNS를 남겨 수진에 대해 새로운 추가 의혹이 제기될 여지를 남겼다.

수진의 학폭 가해자 의혹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은 광고계다. 페리페라는 (여자)아이들 수진의 사진을 SNS에서 삭제했다. 일부 오프라인 매장에선 수진의 얼굴 화보를 내렸다. ‘학폭 논란 연예인 광고 리스트’가 올라오는 식으로 커뮤니티에서 학폭 논란에 민감하게 반응한 결과다.

큐브엔터테인먼트 사옥 앞엔 ‘서수진의 진상규명 촉구’ 및 ‘학폭은 자숙이 아닌 탈퇴’라는 문구가 담긴 화환이 전달된 바 있다. 큐브가 수진에 대해 ‘계약 해지’가 아닌 ‘활동 중단’으로 가닥을 잡은 건, 장기적으로는 (여자)아이들의 새로운 팬덤이 유입되는 진입 장벽을 스스로 세운 것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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