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데스크> 기사를 분석한 결과, 서울시장 후보자에 대한 검증보도에서 야권단일후보 박원순 후보에 대해서만 집요하게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위원장 정영하)가 18일 발표한 <선거보도 모니터>를 보면 박원순 후보에 대한 <뉴스데스크>의 의혹 보도는 375초였던 반면, 나경원 후보는 65초에 불과했다. 특히 나 후보에 대한 의혹보도는 “없거나 10초 미만”이라는 게 MBC본부의 주장이다.
나경원-박원순 후보자 토론으로 진행됐던 MBC <100분토론>이 나간 다음 날인 14일 <뉴스데스크>에서 역시 두 후보자의 정책보다는 박 후보의 학력의혹 위주로 보도됐다.
MBC본부는 “이날 토론에서는 무상급식 문제를 비롯한 오세훈 시장과의 차별화 문제, 서울시민 생활의 질 향상 문제, 한나라당 대변인 시절 나 후보의 대통령 사저 관련 발언, 일자리 창출 방안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다뤄졌다”며 “그런데 두 후보의 정책토론에 대한 보도는 외면하고, 유독 박 후보의 신상 검증에만 보도의 초점을 맞췄다”고 비판했다. “아무리 반론보도를 잘해준다고 해도 후보의 이미지 추락은 피할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뉴스데스크>의 나경원 후보에 대한 의혹검증은 미미했다. 두 후보가 서울시장 후보로 공식 등록한 날부터 그 차이는 확연했다.
지난 7일 박원순 후보가 공식 등록한 날 <뉴스데스크>는 박 후보가 아파트 보증금 1억 원과 밭 등이 있지만 빚이 많아 마이너스 상태라고 재산 상태를 자세히 보도했다. 그러나 나경원 후보가 등록한 6일 <뉴스데스크>에서 나 후보의 재산상태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나 후보의 재산이 40억 원이 넘는다”는 부분은 그 날로부터 닷새 후인 10일 <뉴스데스크>에서 언급됐지만 7초에 지나지 않았다.
이 밖에도 나경원 후보에 제기된 △자위대 행사 참석, △장애인 목욕 봉사, △신상동 상가 투기 의혹, △대통령 사저 관련 발언 논란, △부친 사학 감사 제외 요청 의혹 등에 대해서는 타 매체 최초 보도일보다 평균 4~5일 정도 늦었다. 또, △신당동 상가 유흥주점 논란, △사학 감싸기 논란, △트위터 자화자찬 논란, △봉하마을에 대한 아방궁 발언 논란 등은 다뤄지지 않았다.
또한 “MBC가 언제부터 중계방송만 하는 언론사였나. 후보자, 당 대변인, 또는 성희롱 전력의 의원이 나서서 의혹을 제기하면 지금처럼 받아적기만 해왔던가”라면서 개탄했다.
MBC <뉴스데스크>에는 MB사저 청와대 해명만 있네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에 대한 <뉴스데스크> 보도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의혹 제기는 없고 청와대 해명만 있다는 비판이다.
MBC본부는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청와대의 ‘명의 이전’ 발표가 나기도 전에 사설을 통해 ‘대통령의 사저관련 해명이 미흡하다’, ‘본인 명의로 돌려놓으라’고 촉구했다”며 “이 상황에서 MBC는 관련 사안을 단신으로 다뤘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그러다 각종 의혹에 대한 비난 및 10·26재보궐 선거에 대한 악영향이 미칠 것을 우려한 청와대가 “퇴임 후 논현동으로 간다”고 발표한 17일이 되어서야 <뉴스데스크>는 머리기사로 “이명박 대통령이 논란이 된 내곡동 사저 건축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MBC본부는 “보수 진영도 심각하게 여겼던 MB사저 의혹”이라며 “그런데 MBC <뉴스데스크>는 독자적인 취재는 전혀 없었고 중계보도도 제대로 안 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