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박정환] OCN 개국 이래 화제성이 가장 높은 ‘경이로운 소문’이 높은 시청률에 비해 전개에 있어 난맥상을 보이는 중이다. 초반 전개처럼 악을 응징하는 시원한 전개가 온데간데없어진 바람에 ‘고구마 전개’로 퇴화했단 불만이 나온다.

‘경이로운 소문’이 화제성을 업고 높은 시청률을 견인해온 건 여지나 작가의 공이 컸다. 그런데 최근 OCN은 "제작진 사이에 후반 회차에 대한 의견이 달라 상호 협의 하에 여지나 작가가 하차하게 됐다"고 알렸고, 여 작가는 12회를 마지막으로 하차했다.

당장 여 작가의 공백을 메우게 된 이는 유선동 PD였다. 유 PD는 김새봄 작가가 투입된 14회 이전인 13회의 연출과 대본을 소화해야 했는데, 공교롭게도 ‘경이로운 소문’의 시청률은 여 작가가 하차하자마자 10%의 벽이 무너졌다.

OCN 주말드라마 <경이로운 소문>

‘경이로운 소문’ 난맥상의 가장 큰 요인은 이야기 전개가 시청자의 바람과는 달리 흘러갔기 때문이다. 영화를 예로 들어보면 류승완 감독의 ‘군함도’가 빠진 함정과도 같다고 볼 수 있다.

‘군함도’의 시대적 배경은 일제강점기. 주연인 황정민과 소지섭, 송중기와 이정현과 대비되는 역할로는 일본군 하나면 족했다. 하지만 ‘군함도’는 주인공과 척을 지는 역할 설정에 일본군 외에, 친일부역자 이경영과 김민재 캐릭터를 추가했다. 주인공과 대척점 역할을 일본군과 부역자 두 개의 층위로 세분화시킴으로 관객의 분노를 둘로 갈라지게 만드는 오류를 저질렀다.

‘군함도’를 찾는 관객이 바란 건 ‘빌런의 세분화’가 아니었다. ‘경이로운 소문’도 마찬가지다. 시청자가 바란 건 빌런의 사연, 또는 빌런이 강해지는 게 아니다. 그럼에도 ‘빌드업’ 대상을 소문이나 가모탁, 도하나와 추매옥이 아닌 악귀가 ‘빌드업’하게 만드는 패착을 저질렀다.

하차한 여 작가를 대신해 투입된 김 작가가 전개가 꼬인 13회부터의 전개를 어떤 방식으로 원만하게 이어갈지 궁금하다. 김 작가에겐 이전의 화제성으로 전개의 연결고리를 돌려놓을지에 대한 과제가 종영 전에 주어졌다.

유선동 PD의 전작은 감독과 각본을 맡았던 ‘미스터 주부퀴즈왕’과 ‘0.0MHz’, ‘고사 두 번째 이야기: 교생실습’ 등이 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