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결산 - 좋은 활약 펼친 스포츠 스타들

제92회 전국체육대회가 화려하게 끝났습니다. 사상 최대 규모로 다채롭게 치러진 이번 대회는 경기도가 총득점 8만5천081점을 기록해 종합 1위에 오르며 전국체전 10연패를 거뒀습니다. 각 시-도의 열띤 경쟁도 눈길을 끌었지만 '그들만의 대회'로 무관심 속에 치러졌던 과거와 다르게 일반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받으며 '전국적인 스포츠 축제'로 떠올랐던 것은 큰 수확이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던 데는 내년 런던올림픽에서 활약할 스타들의 활약이 돋보였기에 가능했습니다. 물론 모든 스타 선수들이 다 잘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올림픽, 세계대회 못지않게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로 많은 가능성을 보여주며 내년 올림픽 전망을 밝게 했습니다.

▲ 사재혁 선수ⓒ연합뉴스

가장 두드러지게 빛났던 종목, 역도

이번 대회에서 가장 빛났던 스타는 바로 '싸군' 역도의 사재혁(강원도청) 선수였습니다. 사재혁은 전국체전 개막일이었던 지난 6일, 역도 남자 일반부 77kg급 인상에서 165kg을 들어 올려 한국신기록을 수립, 인상, 용상, 합계 모두 우승해 3관왕에 오르며 1년 4개월 만의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치렀습니다. 베이징올림픽 전에도 부상 여파로 한동안 오래 뛰지 못하다 기적 같은 금메달 획득을 이뤄냈던 사재혁은 지난해 6월 오른쪽 어깨 수술을 받은 뒤 피나는 노력 끝에 다시 일어서며 내년 올림픽 2연패 가능성을 한층 밝혔습니다. 한마디로 또 한 번 '인간 승리'를 보여주며 화려하게 등장한 그에게 전국체전 MVP(최우수선수상)라는 큰 상이 주어지기도 했습니다.

베이징올림픽에서 화려하게 떠올랐던 역도는 이번 전국체전에서 단연 돋보이는 종목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그 가운데는 장미란(고양시청)처럼 9년 연속 3관왕을 차지하는 저력을 보여준 선수도 있었고, 윤진희(원주시청)처럼 1년 여 만에 다시 떠오른 선수도 있었습니다. 두 선수는 베이징올림픽 메달리스트답게 흔들림 없는 기량으로 나란히 3관왕에 올라 런던올림픽 2회 연속 메달 가능성을 한층 높였습니다. 또 남자 69kg급에서 '전설' 이배영을 제치고 3관왕에 오른 원정식(한국체대)은 다크호스로 떠오르며 한국 역도를 이끌 차세대 기대주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습니다.

▲ 배드민턴 남녀 복식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따낸 이효정, 이용대

▲ 여자 평영 100, 200m 2관왕을 차지한 백수연

'옛 영광을 위해' '새 꿈을 향해' 눈에 띈 옛 스타, 미래 스타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런던올림픽에서도 영광을 기대하는 선수들의 활약이 인상적이었던 대회이기도 했습니다. '사격의 신' 진종오(KT)는 한동안 부진을 털고 이번 체전에서 남자 50m 권총, 10m 공기 권총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2관왕에 올랐으며, 유도 금메달리스트였던 최민호(한국마사회)는 남자 66kg급에서, 간판스타 왕기춘(포항시청)은 남자 73kg급에서 대회 2연패를 차지하며 '지존'의 기량을 과시했습니다. 양궁에서는 이창환(두산중공업)이 남자 일반부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2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 꿈을 이어갈 준비를 마쳤습니다. 또 남자 배드민턴 스타 이용대(삼성전기)도 팀 동료 조건우와 짝을 이뤄 출전한 남자복식에서 2년 만에 정상에 올라 최근 상승세 기세를 이어갔습니다. 비록 대표 은퇴 선언을 하기는 했지만 여자 배드민턴 복식 간판 이효정(삼성전기)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번 대회를 끝으로 아예 현역 은퇴를 선언한 이배영(아산시청)은 남자 69kg급에서 '감동의 투혼'을 또 한 번 보여주며 은메달을 획득해 박수를 받았습니다.

런던올림픽에서 새롭게 떠오를 '예비 스타'들의 선전도 잇따랐습니다.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리듬체조에서 자력으로 올림픽 티켓을 따낸 '체조 요정' 손연재(세종고)는 고등부 개인 종합에서 월등한 기량을 과시하며 대회 2연패에 성공해 한층 더 꿈을 키우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또 '도신(도마의 신)'으로 불리며 한국 체조 역사상 첫 금메달을 꿈꾸는 양학선(한국체대) 역시 도마 종목에서 16.00점을 기록해 금메달을 목에 걸며 내년 꿈을 이룰 가능성을 한층 높였습니다. 남자 탁구 기대주 서현덕(삼성생명)은 개인전에서 쟁쟁한 선수들을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으며, 지난 7월 세계수영선수권에서 준결승까지 올랐던 수영 평영 기대주 백수연(강원도청)은 정다래를 제치고 100, 200m 모두 석권했습니다.

최선 다 했던 선수들, 이들에게도 박수를

올림픽에서 메달권 진입은 어려워 보여도 최고 기량을 발휘하며 '역시 국가대표'다운 성적을 낸 선수들도 많았습니다. 8월 대구세계육상선수권에서 한국 선수 중 '유이'하게 톱10에 올랐던 남자 경보 김현섭(삼성전자)은 남자 일반부 20km에서 4연패에 성공했습니다. 또 사이클 간판 장선재(한국지적공사)는 4㎞ 개인추발에서 첫 금메달을 따낸 뒤 40㎞ 포인트레이스와 4㎞ 단체추발, 도로 개인독주 45km에서 모두 우승해 4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아름다운 꼴찌'로 박수를 받았던 카누 스타 이순자(전북체육회)는 K-1 500m에서 대회 12연패 달성에 성공, 후배들의 큰 귀감이 될 만 한 성과를 냈습니다.

지난해보다 신기록은 적게 나왔지만 그래도 런던올림픽 전망을 더욱 환하게 밝혀 의미가 있었던 제92회 전국체육대회. 이번 체전에서 거둔 성과를 바탕으로 9개월 뒤 치러질 런던올림픽에서 이 선수들 모두 한국 스포츠를 빛내는 '진짜 스타'로 또 한 번 떠오르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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