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6일 국회 문방위에서 최시중 위원장이 황철증 전 통신정책국장의 금품수수 의혹에 대해 미리 작성해온 사과글을 읽고 있다. 최 위원장은 "할 말이 없다"며 "자성의 기회로 삼겠다"며 고개를 숙였다ⓒ권순택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황철증 전 통신정책국장의 금품 수수 의혹과 관련해 결국 고개를 숙였다.

황철증 방통위 전 통신정책국장은 컴퓨터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는 윤 아무개 씨로부터 ‘미국 유학 중인 자녀 학비’ 명목으로 수 천 만원을 받는 등 고위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이 드러나 지난달 26일자로 대기발령 조치됐다.

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전재희, 이하 방통위) 방송통신위원회 확인감사에서 야당 의원들로부터 최시중 위원장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김재윤 민주당 간사는 “황철증 전 국장은 방통위가 최고의 인재라고 자랑하던 인물”이라면서 “고위공무원으로서 공명정대하게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해야하는 위치에 있어야하는데 기업으로부터 수천 만 원을 받고 아무렇지 않게 법인카드를 사용하고 노골적으로 뇌물을 받고 향응을 받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재윤 간사는 “방통위가 도덕불감증에 걸려도 심하게 걸린 것으로 보인다”며 “핵심 멤버가 수 천 만 원 수수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는데 최시중 위원장이 진심어린 사과가 있어야하는 게 아니냐”고 촉구했다. 김 간사는 “황철증 전 국장은 능력을 인정받아 청와대도 갔다 왔다”고 강조, “그런데 청와대만 갔다 오면 각종 비리에 연루되고 부정부패에 연루되고 있다. 이제는 청와대를 흑와대로 불러야하느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최종원 민주당 의원 역시 “먼저 최시중 위원장이 사과하고 국감에 임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시중 위원장은 이 같은 비판이 쏟아질 것을 예상한 듯, 미리 작성해온 A4 문서를 들고 국감장으로 나와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할 말이 없다”며 한참을 말을 잇지 못하던 최 위원장은 “위원회 소속 공무원의 금품수수 의혹이 흘러나오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최시중 위원장은 “‘공정한 사회’에 대한 범정부차원의 노력을 하고 있다”며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위원회에서 고위공무원이 비리 의혹을 받고 있다. 조직의 책임을 맡고 있는 위원장으로서 무한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감사원으로부터 이런 내용을 보고 받고(황철증 전 국장의 금품수수) 명확한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 그러나 당사자가 관련내용을 부인하고 있고 자체조사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엄정하고 정확한 사실 확인을 위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진행사항을 보고했다. 이어 “그러나 사실여부를 떠나 국민의 신뢰에 흠집이 나고 위원회의 명예에 큰 상처를 준 것에 대해 국민, 국회 모두에게 아픔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진심으로 송구하다. 자성의 기회로 삼겠다”고 말을 마쳤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