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기운이 가득했던 지난 연휴. K리그도 가득했고, 그라운드뿐만 아니라, TV에서도 K리그는 쉽게 만날 수 있었는데요. 공중파인 SBS와 지역 공중파인 부산, 대구MBC, 스포츠 채널까지, 여러 채널에서 다양한 형태로 중계 방송된 주말의 K리그. 특히 공중파의 여러 형태로 중계된 K리그 시청률은 여러 가지 답을 우리에게 안겨줍니다.

앞으로 K리그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서, 그리고 어떤 접근과 방송으로의 길을 찾아야 할지에 대해서, 연휴 동안 K리그의 시청률은 우리에게 새로운 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빅클럽, 그 힘을 보여주다

수원과 서울의 개천절 맞대결. 빅버드의 10년 역사에 첫 완전 매진이란 기록이 함께했던 가운데 여러 가지 의미가 컸던 경기였습니다. 연휴 마지막 날 3일 오후, SBS를 통해 중계된 이 경기는 보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K리그의 새로운 분위기를 느끼게 했는데요. 유럽의 클럽 경기보다 더 뜨거운 열기, 운동장의 기운은 월드컵에 비해서도 결코 부족함 없는 모습이었고, 대단해 보였습니다.

TV속 화면이 생동감 넘칠 수 있던 건, 관중들의 엄청난 기운 덕이 컸습니다. 전국 시청률은 다소 아쉬운 2%대에 머물렀습니다만, 수도권에선 2.5%수준으로 연휴란 점을 감안할 때, 나쁘지 않은 기록입니다.

신기한 건 부산지역의 시청률이 1.8%까지 나왔다는 거. 대부분 다른 지역에서는 전국 시청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1% 미만의 시청률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인데요. 빅클럽의 경기는 분명 관심 가는 부분이 있고, 그 경기 자체를 보면 대단히 흥미로운 그림이 가득하긴 했습니다만. 역시, 연고팀이 아닌 경기를 보기란 참 쉽지 않구나란 생각을 하게 만든 순간이었습니다.

지역구단, 연고지의 힘을 키워야 한다

지역구단들의 경기는 하루 전인 일요일, 3일 연휴의 가운데 날 펼쳐졌습니다. 전반적으로 TV 시청률이 낮게 나오는 연휴의 정중앙, 그것도 날 좋은 가을의 연휴는 시청률의 사각지대나 다름없습니다.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5%를 넘기 힘든 상황에서 부산과 대구의 축구중계, 역시나 시청률은 높지 않았다는 거.

1% 중반에 머문 K리그, 부산과 대구의 홈경기는 오랜만에 펼쳐진 중계답게 사람들에게 익숙하게 다가서진 못했고, 아쉬움이 남습니다. K리그 구단들이 연고지에서 더 사랑받고 인정받을 수 있도록 그 힘을 키워야 할 필요가 높다는 생각이 드는 대목입니다.

사실, K리그 구단들의 인기와 그 TV의 인기지표라 할 시청률에선 스타 선수의 여부, 팀 성적 같은 것들이 중요한데요. 빅클럽들의 경기는 월등히 뛰어난 경기력을 지닌 것이 아니라도 성적과 스타급 선수들이 많기에 더 주목받고 있다는 점, 맞대결도 수원이나 서울 같은 팀과 이뤄질 때, 지역의 구단들에 시청률도 올라간다는 점을 분명히 인지해야 합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성적을 위한 노력이나, 스타를 스스로 만들어내기 위한 자구책도 더 필요한 거죠.

지난 주말, K리그의 시청률은 만족보다 불만족, 의미보다 아쉬움에 더 가까운 기록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말, 또 한 번의 K리그 중계가 예정된 가운데 어떤 변화가 있을지, 다음 주에 다시 한 번 이 주제를 다뤄보겠습니다. K리그, 그 중계와 시청률. 그리고 현장. 여러 가지 이야기는 앞날을 준비하는 지역의 구단들에게 좋은 참고가 될 듯한데요.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과 실천이 우리 K리그에 함께하길 기대합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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