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가 얼마 전 몇몇 국내 명문대 입학 제의를 모두 거절했다고 한다. 거절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자신이 원하는 공부와 무관한 전공을 하고 싶지 않고, 둘째는 대학을 가도 현실적으로 학업을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란다. 처음 이 뉴스를 봤을 때 아이유가 참 개념 있는 가수구나 생각했다. 다른 사라들의 의견도 대부분 그랬다. 그런데 수험생이 이 뉴스를 봤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봤다. 지금 수험생들은 사상 최대의 경쟁률과 싸우며 수시 입학 경쟁을 하고 있다.

아이유에게 입학 제의를 한 명문대가 어딘지는 사실 모른다. 우문이지만 이들 대학들은 왜 아이유를 특례입학시켜려 했을까? 아이유를 통한 대학 홍보 때문일 것이다. 아이유뿐만 아니라 연예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특례입학한 연예인들이 신문이나 방송에서 모델로 나온 광고를 자주 봤다. 자기 대학에 다니는 연예인이 학교를 위해 광고에 나오는 게 뭐가 잘못됐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물론 맞는 얘기다.

물론 연예인들은 다른 사람이 갖고 있지 않은 연기, 음악 등의 능력을 갖고 있다. 공부는 잘 못해도 한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인정을 받아 갈 수 있는 제도가 특례입학이다. 가수나 연기자 등 연예인이 되기 위해 그들이 쏟은 땀과 눈물을 폄하하고 싶진 않다. 그러나 아이유가 아직 대학에 들어가고 싶지 않다고 한 이유를 보니, 대학이 과연 학생들을 제대로 뽑는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일부 연예인들의 경우 대학이 그냥 알아서 아무 학과나 배정하기 때문에 학교 간판을 따는 것 외에는 큰 의미가 없다. 그러니 입학 후 학교는 제대로 다니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아이유는 소신도 있고, 개념도 있어서인지 자기가 원하는 학과가 아니라면 굳이 입학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나이는 어리지만 참 강단이 있고 당당해 보였다.

학적부에 등록만 해놓고 연예인 생활을 해도 졸업을 시켜주는 건 대학을 졸업했다고 볼 수 없다. 이런 연예인들은 무늬만 대학생이다. 반면 같은 대학 학생들은 이런 학생들을 볼 때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누구는 연예인이라고 해서 밥 먹듯이 수업을 빼먹고 시험을 안 봐도 F처리 하지 않고 졸업을 시켜주니, 이를 보는 대학생들 역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건 마찬가지 일 것이다.

지난 7월 아이유가 특례입학으로 대학에 들어갈 것이란 소문이 돌았다. 그때 아이유는 펜카페를 통해 '대학은 내가 갈 수 있는 여건과 능력이 될 때 간다. 당장은 힘들다'고 했다. 여기서 여건이란 가수활동 때문에 대학에 들어가도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된다는 것이고, 능력이란 공부를 좀 한 후 가겠다는 것이다. 아이유가 대학에 갈 필요가 없다고 했다는 뉴스가 나왔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그녀는 능력과 여건이 맞다면 언제든지 대학에 가겠다는 입장이다. 아이유 얘기는 대학을 소위 간판이나 따려고 들어가고 싶지 않다는 것을 얘기한 것으로, 나이에 비해 참 성숙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명문대 입학 제의를 거절했다는 뉴스를 보니, 아이유가 삼촌팬들에게 인기가 있는 건 노래 잘하고 얼굴이 예쁘기만 해서가 아니란 생각이 든다. 나이에 비해 벌써 개념녀란 소리까지 듣는다. 그녀는 자기 분야에서 나름대로 독보적인 실력을 갖추고 있고, 사실 이런 정도라면 특례입학으로 들어갈 만하다. 그럼에도 실력은 물론 공부할 여건이 될 때 가겠다고 한 건 지금 이 시간에도 1점이라도 더 얻기 위해 책과 씨름하고 있는 수많은 수험생들의 입장을 생각한 것이라고 본다. 정작 수험생들을 힘들게 하고 맥 빠지게 한 건 아이유 뜻과는 달리 그녀를 명문대 무임승차시키려는 문제의 대학이다. 이런 대학들에게 아이유는 밤새워 공부하는 수십만 수험생들을 위해 통쾌한 한 방을 날린 게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