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k3(슈스케)와 위대한탄생2(이하 위탄)이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에 전파를 타면서 서로 비교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먼저 시작한 슈스케는 화제의 참가자들을 통해 시선집중에 성공했습니다. 뒤늦은 후발주자 위탄은 막강한 멘토진을 내세워 추격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요.

슈스케는 케이블 방송답게 공중파와는 다른 자극적인 영상과 편집이 늘 화제입니다. 일명 악마의 편집이지요. 3차 예선을 거치면서 촬영한 어마어마한 분량을 감각적이고 자극적으로 짧게 짧게 교차시켜 보여주는 능력도 악마의 편집답지만, 그 이상으로 시청자의 관심을 유도하게끔 조절하고 편성하는 편집 탓에 시청자들은 어쩔 수 없이, 60초를 기다리고 또 일주일을 기다리며 기대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지요. 이러한 악마의 편집은 슈스케의 자랑이자 개성이었지만 최근 그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특히 TOP10에 진입했던 예리밴드가 인격적 모멸감을 견딜 수 없다며 자진하차하면서 편집의 신뢰성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었지요. 예리밴드 뿐 아니라 수많은 참가자들이 악마의 편집으로 자신의 이미지가 실추됐다는 고백을 속속 밝히고 있습니다. 어느새 악마의 편집은, 감탄의 대상에서 지탄의 대상으로 바꾸고 있는 양상이지요. 악마의 편집이 자극적이고 대중적 흥미를 자극하지만, 인간적가 배려는 부족한 방송이라는 의견도 상당합니다.

이에 반해 위탄은 공중파다운 점잖은 편집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정 참가자의 모습에 장시간을 할애하고 멘토들의 평가를 골고루 보여주는 한편, 여러 참가자들의 장면을 교차편집하지 않습니다. 이러다보니 긴장감은 떨어지지만 덕분에 느슨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지요. '경로당'스러운 편집입니다.

경로당은 노인들이 옹기종기 둘러앉아 담소도 나누고 여가를 즐기는 곳이지요. 돌아가며 노래 한 자락 들을 수도 있고, 서로 안부를 묻고 소소한 일상의 재미를 나누는 곳입니다. 위탄의 멘토들은 참가자의 노래가 마음에 안 들어도 장기자랑을 요구하거나 한 곡 더 부를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합니다. 이선희는 '이제 보여줄 것 충분히 보여줬으니 나중에 다시 오라'며 격려해주기도 했지요. 슈스케와 상당히 대비되는 대목입니다.

위탄을 보고 있노라면 참가자들을 바라보는 멘토들의 시선에 애정이 넘친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특히 이선희와 박정현은 흡사 어머니를 보는 듯하지요. 자신의 목소리가 싫었다는 참가자의에겐 자신도 그런 과거가 있었다며 안쓰러워했고, 더 멋진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격려를 아끼지 않았지요. 노래에 조급함이 묻어난다는 참가자에게는 콜라 같은 것 먹지 말고 몸에 좋은 것을 먹으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습니다. 참가자를 합격과 불합격로 판정해야 한다는 이분법적 대상으로 본 것이 아니라, 노래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 봐주는 애정이 그들의 눈 속에 담겨 있습니다.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참가자 혹은 기량이 부족한 참가자에게조차 탈락이라 말하는 것이 힘들어 보이고 조심스러워 보였지요. 또 합격이든 탈락이든 참가자의 부족한 점을 짚어주고 때론 과제를 제시해주기도 합니다.

상대를 애정 있는 시선으로 바라봐주고, 실수할 땐 다독여주고 실력이 모자라면 위로하고 격려해주는 딱 우리네 시골 어르신들의 마음을 보는 듯한 것이지요. 또 참가자의 재미있는 모습에 해맑게 웃는 윤일상의 모습도 인상적이더군요. 때로 터무니없는 실력의 참가자의 모습마저 재롱잔치 보듯 즐거이 봐주는 마음과 이를 자극적이지 않고 편안하게 보여주는 편집이 위탄에는 있습니다.

슈스케가 즐겨하는 편집 중에, 합격여부를 나중에 알려주는 방식이 있습니다. 오디션이 끝나고 어두운 얼굴로 문밖을 나서다가 급작스레 합격했다고 환하게 웃는 장면... 그리고 '도대체 무슨 일이 있어나라며 필름을 되감아 합격 판정 장면을 보여주지요. 한때 위탄도 이러한 편집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더 이상은 안 하고 있습니다. 이는 '악마의 편집'을 의식해 스스로의 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악마의 편집이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요즘, 위탄은 무난한 편집으로 맞서고 있는 셈이지요.

아직 두 오디션은 알맹이를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본격적인 경연은 시작도 하지 않은 상태이지요. 비록 슈스케가 최근 들어 지탄을 받고는 있지만 그만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셈이기도 합니다. 반면 위탄은 무난한 시청률을 거두며 선전하고 있지만 참가자보다는 멘토가 더욱 주목받고 있는 약점도 가지고 있지요. 슈스케는 참가자 때문에 보고, 위탄은 멘토 때문에 본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는 걸 보면 위탄도 참가자를 어떻게 조명할지에 대한 고민이 요구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약점의 극복에, 경로당 편집이 한몫하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악마의 편집은 화제가 됐던 참가자조차 노래부르는 장면은 몇 초에 그치고 넘어가기도 합니다. 반면 위탄에선 일단 방영하는 참가자는 상당히 밀도 있게 조명해주고 있는데요, 이러한 편집이 과연 참가자에 대한 몰입을 높이고 호감을 이끌어 낼지 지켜볼 일입니다.

위탄은 후발주자라는 태생적 한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나름의 개성과 독특한 매력이 필요하겠지요. 악마의 편집과 경로당 편집 중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위탄은 자신만의 색깔과 시스템을 정착해 가며 독자적인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이미 멘토와 심사위원을 구분하는 등 시즌1의 문제점에 대한 개선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지요. 악마의 편집은 단기적으로 큰 힘을 발휘하는 반면, 경로당스러운 위탄의 편집 스타일은 시간이 지날수록 나름의 매력이 살아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연예블로그 (http://willism.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다. 사람속에서 살지만, 더불어 소통하고 있는지 늘 의심스러웠다. 당장 배우자와도 그러했는지 반성한다. 그래서 시작한 블로그다. 모두 쉽게 접하고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것에서 시작했다. 가장 가까운 사람과의 소통을 시작으로 더 넓은 소통을 할 수 있길 고대한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