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철 SLS그룹 회장이 직접 실명을 내걸고 "신재민 전 문화관광체육부 차관에게 수십억 원을 건넸다"고 폭로한 것과 관련해 연일 언론들이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이국철 회장이 돈을 건넨 대상이 '정권 실세'로 통했던 신재민 전 차관이라는 점, 이 회장의 증언이 매우 구체적이라는 점에서 기사 가치가 매우 높은 사안이라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 21일 저녁, MBC <뉴스데스크>는 방송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신재민 전 차관의 금품 수수 의혹을 단신으로 내보냈다.
그런데, 유독 방송에서는 관련 보도를 찾아볼 수 없다. 이 회장의 폭로가 나온 21일 당일, 방송3사 가운데 유일하게 MBC만 단신으로 관련 보도를 전했을 뿐이다.

이와 관련해 KBS 새 노조(위원장 엄경철)는 22일 성명을 내어 "KBS 뉴스의 정권 비호 작태가 이젠 도저히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새 노조는 "의혹이 제기된 어제(21일), KBS는 9시 뉴스를 비롯해 기사 한 줄 보도하지 않더니 오늘(22일) 역시 보도국 어떤 부서도 이에 대한 취재 계획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고 전하며 "보도는 물론이고 취재에 조차 나서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새 노조는 "신 전 차관이 기자회견이라도 열고 해명하면 그때서야 또 해명성 보도나 할 셈인가?"라고 물으며 "특보 출신 김인규 사장과 고대영 보도본부장, 그리고 이선재 보도국장의 눈물겨운 정권 비호와 불공정 방송 작태를 이젠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KBS의 신재민 의혹 미보도와 관련해, 이선재 KBS 보도국장은 "홍보실한테 물어보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배재성 KBS 홍보실장은 "KBS가 (다른 언론사를) 인용보도할 수는 없지 않느냐. 현재 사실확인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방송의 경우 인터뷰를 따서 영상자료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릴 수밖에 없다"는 원론적 수준의 해명만 내놓았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