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오일뱅크 K리그 2011이 이제 팀당 5경기씩만(광주, 대구는 6경기) 남겨두고 있습니다. 전체 5/6를 소화한 셈인데 오랫동안 선두를 고수한 전북 현대를 제외하고는 2위부터 4위, 5위부터 8위까지 순위 싸움이 여전히 안개속입니다. 전체적으로 전력이 상향평준화된 가운데 어느 해보다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인 K리그는 정규리그 30라운드 마지막까지 진땀나는 흥미진진한 레이스로 많은 팬들의 흥미를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현재 흥미를 모으고 있는 순위 싸움은 바로 '2위'와 '6위'입니다. 2위의 경우, 내년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본선 직행 티켓을 곧바로 따낼 수 있는데다 3,4,5,6위간 챔피언십 경쟁에서 다소 떨어져 비교적 넉넉하게 챔피언결정전행(行)을 향한 준비를 할 수 있습니다. 또 6위의 경우, 말 그대로 '가을 축구'를 할 수 있는 마지막 자리입니다. 현재 2위 자리를 놓고 오랫동안 고수하고 있는 포항 스틸러스(승점 49점)가 앞서 있지만 3위 FC 서울(승점 45점)의 추격이 만만치 않은데다 4위 수원 삼성(승점 42점)도 최근 6경기에서 5승 1무로 상승세를 타면서 실낱같은 2위 턱걸이를 노리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5,6위의 경우 현재 5위를 달리는 전남 드래곤즈(승점 40점)와 6위 부산 아이파크(승점 39점)의 승점 차가 1점에 불과한데다 이를 따라붙는 7위 제주 유나이티드(승점 36점), 8위 울산 현대(승점 35점)의 추격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어 마지막까지 가봐야 각 팀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순위를 보면 수원, 울산이 막판 대반전으로 기분 좋게 '가을 축구'를 노리고 있는 셈입니다. 현재 수원은 6경기 연속 무패, 5승 1무를 기록하며 쾌조의 상승세를 타고 있으며, 울산은 3경기 연속 무패, 2승 1무를 달리며 막판 힘을 내고 있는데요. 6강 플레이오프 제도가 도입된 2007년 이후, 막판 대반전을 통해 역전을 이룬 사례가 있었는지 한 번 찾아봤습니다.
이듬해에는 전북 현대가 막판 대반전의 주인공으로 떠올랐습니다. 전북은 시즌 초반 선두권 경쟁에 뛰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지만 3승 2무 8패, 11위로 추락하며 팬들의 엄청난 비난을 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강희 전북 감독이 '조금만 더 지켜봐달라'며 팬들에 호소했고 이 같은 약속은 그대로 지켜졌습니다. 전북은 분위기를 추스른 뒤 후반기에만 9승 1무 3패를 거두면서 막판 상승세를 탔고 결국 6위로 턱걸이에 성공하며 극적으로 '가을 축구'에 성공했습니다. 반면 시즌 내내 5,6위권을 오르내렸던 인천 유나이티드는 후반기 막판 부진으로 전북의 공세에 밀리면서 6강에서 밀리고 고개를 떨궜습니다. 전북의 6강 성공은 이듬해 정규리그, 챔피언결정전 우승의 중요한 씨앗이 되기도 했습니다.
물론 순위 대반전은 6강 챔피언십, 챔피언결정전까지도 이어졌습니다. 2007 시즌 5위를 차지했던 포항 스틸러스는 '가을 축구'에서 제대로 저력을 발휘하며 1위에 올랐던 성남 일화마저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또 2009 시즌에는 4위에 올랐던 성남 일화가 플레이오프를 거쳐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하면서 강한 인상을 남기고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6강 플레이오프 제도에 대한 많은 논란이 있기는 했지만 어쨌든 정해진 룰 안에서 두 팀은 짜릿한 역전의 묘미가 무엇인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승강제가 본격 도입되는 내후년 전까지, 그러니까 내년까지는 현재의 6강 룰이 그대로 적용될 것입니다. 6위가 1위를 할 수 있는 제도 때문에 공정성 시비가 있기는 합니다만 '준 승강제'나 다름없는 6강이라는 틀에서 K리그 각 팀의 순위 싸움이 대단히 치열하게 이어지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시즌 막판까지도 선두권과 6위권에서 치열하고 흥미진진한 순위경쟁이 벌어지게 해 팬들을 즐겁게 했는데요. 과연 올 시즌에 이 흥미진진하면서도 치열한 순위 싸움에서 마지막에 웃는 팀은 어느 팀이 될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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