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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하고 불공평한 강호동, 그 눈물의 대가[블로그와] 비춤의 세상돋보기
비춤 | 승인 2011.09.22 09:50

얼마 전 1박2일의 나영석PD는, 강호동과 마지막 여행을 떠나고 싶다며 강호동을 설득 중이라고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1박2일에 잠시 머물렀던 김C도 마지막 이별 여행을 통해 훈훈한 정을 나눴었던 추억이 있는 만큼, 1박2일의 중심이었던 강호동도 아름다운 인사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비장하게 은퇴를 선언한 강호동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제안이 아닐 수 없었지요. 그렇다고 딱 잘라 거절하기에는 도의적으로 버거울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투기의혹설이 불거지면서 1박2일 측은 이별여행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접게 됐지요. 이별여행조차 한방에 보낼 정도로 투기의혹은 막강합니다.

이번 평창 지역 토지 매입을, 투자로 볼 것인지 투기로 볼 것인지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투기 = 기회를 틈타 큰 이익을 보려고 함.
투자 = 이익을 얻기 위해 어떤 일이나 사업에 자본을 대거나 정성을 쏟음

사실 정의자체가 모호합니다. 투기의 개념에 관대해지면 세상엔 투기로 욕먹을 사람이 없고 세상은 한없이 문란해 질것입니다. 반면 투기의 잣대를 엄정하게 들이댄다면 주식투자조차 투기의 범주에 들 수밖에 없겠지요.

이렇듯 개념의 정의부터가 저마다 다르니 강호동에 대한 비난과 옹호 역시 사람마다 너무도 다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 글에서는 투기의 잣대를 엄정하게 적용해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도시 사람이 생업과는 관계없는 지방의 토지에 거액을 들였고, 마침 평창올림픽이라는 이벤트에 발맞춰진 점. 투기가 우려되어 정부에서 부랴부랴 개발제한을 설정했다는 점과, 땅을 사고팔아 돈 버는 풍토가 우리의 미래에 좋을 게 없다는 개인적인 가치관을 고려했습니다.

   
 
강호동이 투기를 했다고 해도 그 자신은 억울하겠지요. 이 나라의 장관들은 투기를 해도 '유감입니다' 한마디만 툭 던지고 버젓이 국정을 수행하고 있으며, 돈과 정보가 없어서 부동산투자(?)를 못하고 있을 뿐인 사람들도 많은 것이 우리네 현실입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지금 강호동에게 쏟아지고 있는 비난은 공평하지가 않지요. 공평함. 바로 그 공평함이 문제입니다. 그는 그동안 공평하지 않은 것을 누려왔습니다. 그의 밥 먹는 장면조차 사람들은 관심 있게 지켜봤고, 그가 물속에 뛰어드는 모습에 흐뭇해했으며, 그가 복불복으로 한 끼 굶어 괴로워하는 모습을 사람들은 웃으며 즐길 수 있었습니다. 반복되는 뻔한 장면으로도 꾸준히 관심과 애정을 받을 수 있는 주인공이 될 수 있었지요. 다른 일반인은 가질 수 없는 것을 누려온 셈입니다. 이렇듯 남들은 누릴 수 없는 것을 누려온 그이기에, 지금 그가 받고 있는 대가는 그가 여태껏 누려온 것 이상으로 무겁습니다.

또 강호동은 시골을 찾아가 할아버지 할머니와 훈훈한 정을 나누고, 또 시골장터의 민심을 소개하며, '놀러오이소'를 외쳤던 사람입니다. 우리나라 볼거리 먹을거리를 소개하며 연예인 강호동이 아닌 할아버지 할머니의 친근한 아들, 재밌는 동네 아저씨로서의 강호동이 되어왔던 거지요. 그래서 강호동은 말 그대로 '만만한 존재'이기도 합니다. 그는 그 만만한 이미지로 어마어마한 인기와 명성을 누렸습니다. 사람들은 때로 그의 목소리가 시끄럽다고 방정맞다고 너무 나댄다고 욕하기도 했지만, 그만큼 친근함과 깊은 호감이 있었지요. 그 만만함이 이제 만만하게 욕먹는 현실로 다가온 셈입니다.

   
 
그는 공평하지 않게 누렸고 숱한 사람들로부터 만만하게 받아들여져 왔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 모든 걸 버리고 떠나기로 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이 불공평함과 만만함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그를 떠나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잠정'은퇴라는 단어의 여운 때문일까요. 그보단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의 기억속 에 남겨놓은 추억과 이미지 때문이겠지요. 그래서 그는 여전히 사람들에게 회자되며 사람들 곁을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누려온 것을 다 버리고자 하지만 그조차도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바로 그렇기에 그는 이 땅에 중요한 의미를 남겨 놓을 수 있을 것 같군요.

연예인 때문에 우리사회의 인식이 극적으로 반전된 예로 유승준이 있습니다. 유승준 사태이후, 연예인들의 병역은 타협이나 용서의 대상이 되지 않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습니다. 이제 강호동의 눈물 덕분에, 앞으로 연예인들은 자신의 세무관리에 더욱 신경 쓸 수밖에 없겠지요. 또 땅을 살 때에도 한 번 더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강호동의 눈물 값이 가볍지 않은 이유입니다.

연예블로그 (http://willism.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다. 사람속에서 살지만, 더불어 소통하고 있는지 늘 의심스러웠다. 당장 배우자와도 그러했는지 반성한다. 그래서 시작한 블로그다. 모두 쉽게 접하고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것에서 시작했다. 가장 가까운 사람과의 소통을 시작으로 더 넓은 소통을 할 수 있길 고대한다.

비춤  quess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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