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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사람’ 사퇴, 헷갈리는(?) 조선 중앙[오늘의 핫이슈] 한나라, 공기업 민영화 주장은 어디로 …
민임동기 기자 | 승인 2008.03.14 08:18

‘구정권 인사 사퇴론’을 요구하는 한나라당의 주장이 얼마나 말이 안되는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오늘자(14일) 조선일보 5면기사를 ‘강추’한다.

제목이 <민주당 “임기보장 법 주도해놓고… 자가당착”>이다. 민주당의 주장을 인용하는 방식이긴 하지만 내용은 팩트(Fact)다. 일부 내용을 인용한다.

“공공기관장 임기 보장은 한나라당이 주도해 만든 법률”

   
  ▲ 조선일보 3월14일자 5면.  
 
“공공기관장들의 임기를 법률로 보장하는 제도는 한나라당이 주도해서 만든 것인데, 이제 와서 일방적으로 '나가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임종석 원내 수석부대표는 ‘공공기관장 임기 보장은 노무현 정부 때 '코드 인사'를 막겠다며 한나라당이 주도해 만든 법안’이라며 ‘120명을 다 바꾸려면 왜 이런 법을 만들자고 했나’라고 했다. 임 부대표는 ‘꼭 바꾸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조용히 정치적으로 문제를 풀면 된다’고 했다. 기관장 몇 명 바꾸는 것은 동의할 수 있지만, 굳이 제도 자체를 손대거나 회의 참석을 못 하게 하는 식은 안 된다는 것이다.”

정리하면 노무현 정부 때 ‘코드 인사’ 막겠다며 한나라당이 공공기관장 임기 보장 법안을 주도해 놓고 이제 와서 딴소리 하냐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이 조선일보 지면에 실려 있는 것 자체가 좀 역설적이긴 하다. 사실 한나라당이 ‘코드 인사’ 운운하며 ‘인적청산론’을 제기했을 때 ‘공공기관장 임기 보장은 한나라당이 주도해 만든 법률인데 지금 뭔 소리 하는 거냐’며 비판하고 나서야 하는 쪽은 언론이다.

그 역할을 통합민주당이 하고 있는 셈이고, 그걸 조선일보가 지면을 통해 전하고 있다. 역설도 이런 역설이 없다. 조선일보 자신들도 헷갈리는 건지, 아니면 ‘포스트 MB’까지 고려해서 입장정리를 못하는 건지 알 수가 없을 정도다.

   
  ▲ 한겨레 3월14일자 사설.  
 
딴소리 하는 이유 파악하는 거 - 어려운 일 아니다. 이미 여러 차례 언급한 적이 있지만 대선 때 지지해 준 사람들도 챙겨줘야 하고, 공천에서 탈락한 인사들도 챙겨야 하니까 뭐 빨리 나가달라, 이 말이다. 오늘자(14일) 한겨레 1면을 보면 안상수 대표가 13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한 발언이 실려 있는데 다음과 같다.

“지금 공천에 내정된 분도 있고, 아직 확정되지 않고 내정에서 좀 비켜나 있는 분도 계신다. 본인이 당에 충성을 바친 만큼 당에서 배려하리라고 본다.”

‘공기업 기관장 자리가 전리품인가’ 비판하고 나선 중앙일보

   
  ▲ 중앙일보 3월14일자 6면 '취재일기'  
 
그런데 안 대표의 이 발언은 효율성과 실용성을 전면에 내세웠던 한나라당의 ‘정책 및 당론’과는 거리가 있는 내용이다. 방만경영의 대표적 사례로 공기업을 거론하며 민영화 방침을 표명해온 당사자들이 바로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기 때문이다.

‘아니 공기업 민영화 방침은 어디로 가고, 벌써부터 자기사람들 챙기기 시작하나’라는 문제제기와 비판이 나와야 하는 것도 이런 점 때문이다. 그런데 예상을 뒤엎고(?) 중앙일보가 ‘공기업이 전리품이냐’며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을 비판하고 나섰다. 기자수첩을 통한 형식이긴 하지만 내용이 ‘예사롭지’ 않다. 일부를 인용한다.

“그렇지만 출범 20일도 안 된 이명박 정부가 공기업 인적 청산부터 외치는 모습에도 찜찜한 구석이 있다. 기대했던 공기업 민영화의 청사진은 슬그머니 뒤로 한 채 사람부터 바꾸자는 행태가 새 정부 역시 공기업 자리를 정권 창출의 전리품으로 여기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

사실 지금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행태는 문제가 많다. 자신들이 내세운 정책과 입장에 비춰보면 ‘노무현 사람들’ 나가라고 할 게 아니라 ‘공기업 민영화를 통한 과감한 개혁(?)’을 추진해야 할 시점이기 때문이다. 우파 정부답게 공무원을 비롯한 노동계와 일전불사(?) 하겠다는 각오로 민영화를 추진해도 모자랄 판에 ‘우리 사람 앉혀야 되니 나가달라’고 하는 모양새가 영 우스울 정도다.

공기업 민영화 추진이 이명박 실용주의 아닌가 

그래서일까. 위에서 언급한 중앙일보 이상렬 기자의 칼럼 말미가 눈에 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와 심재철 원내수석부대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이 뭐라고 답변할 지가 궁금하다.

“국민이 지난 대선에서 이 대통령을 전폭 지지한 것은 공기업을 자기 사람으로 채우라는 게 아니라 공기업을 확 뜯어고치라는 열망에서였다. 공기업을 시장에서 민영화해 정부가 손을 떼면 정권 교체 때마다 공기업 인사로 시끄러울 일은 없어질 게다. 그것이 국민의 바람이고, 시장을 존중하는 MB노믹스에도 걸맞은 일이다.”

민임동기 기자  mediagom@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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