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사병 포상휴가가 150일이라는 것에 놀라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복무기간 총 22개월 중 5개월을 밖에서 지낼 수 있다니 이것은 획기적인 군 복무 시스템이라 할 만하다. 방송인 '붐'이 그 주인공이었고, 무려 150일의 휴가는 그가 급작스레 화제의 인물로 떠오를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이런 사실은 국회 국방위 소속 민주당 신학용 의원이 19일 국방부로부터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로 알려졌다. 공개된 자료는 '2008년 이후 현재까지 군 입대한 연예사병의 근무 평점, 체력훈련, 사격점수, 포상내역과 징계내역'을 분석한 결과로 근래 제대한 연예사병들의 자료들이 담겨 있었다.

밝혀진 자료에 따르면 붐(이민호)이 150일의 휴가를 얻어 제일 많은 부대 밖 생활을 했고, 다이나믹 듀오의 최자와 개코가 129일과 117일의 휴가를 받았다. 연기자 김재원이 90일, 이동욱 91일, 김정훈 94일, 앤디가 110일이었다.

연예사병들이 받은 총 포상휴가 기간은 일반사병들이 받는 총 포상휴가일과 엄청난 차이를 보여준다. 일반사병들이 받을 수 있는 휴가는 총 35일인 것을 볼 때, 붐의 150일은 상상할 수 있는 것 그 이상임을 보여준다. 일반사병이 정기휴가 외에 포상휴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잘 해봐야 약 20일 정도이다. 특등사수나 부대를 드높이는 일을 할 때 나올 수 있는 포상휴가 정도가 말이다.

4박 5일로 끊어서 네 번 정도 나온다고 하더라도 일반사병으로서는 꿈같은 일이라 할 수 있다. 정기휴가를 빼놓고 일반사병에게 사실상 휴가란 것은 나오고는 싶어도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 대부분인데, 연예사병들이 이렇게 휴가를 많이 나온다는 것은 일반사병으로서는 힘 빠지는 일이 될 것이다.

네티즌들도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일반병인 나는 정기휴가도 다 못 쓰고 빼앗겼다. 150일이 말이 되냐', '꿈같은 소리다', '연예인이 벼슬이냐', '울 오빠는 세 번 휴가 나왔고, 그 다음 왔을 때 휴가 나온 줄 알았는데 제대였다', '군대도 연예인 DC되는가 보다' 등의 반응을 나타냈다. 일반병 휴가가 약 1개월인 것에 비하면 무척이나 큰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기에 나타내는 반응일 것이다. 무려 5개월을 군 생활을 안 했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였을까? 아니면 장난으로 그렇게 말을 했을까? 붐은 자신이 복무한 춘천의 파로호를 파라호라 자랑스레 <강심장>에서 이야기하여 의아하게 만들었고, 라디에이터를 라지레이터라 어물쩍 넘기는 모습을 보여주어 군생활을 제대로 했나라는 의구심을 들게 했다.

부작용 하나, 무엇보다 연예사병이라는 말이 위화감을 줄 수 있다

요즘은 군 입대를 하는 스타가 우상이 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만큼 연예인들이 각종 편법을 동원하여 최대한 군대를 안 가기 위해서 노력했던 상황이었던지라, 군 입대한다는 말만 나와도 우상 아닌 우상이 되는 시기가 되었다. 오죽하면 군대 가는 연예인에게 일명 '까임방지권'까지 발행한다는 우스갯소리를 하겠는가!

연예인들이 군대를 가지 않기 위해 행한 방법은 너무나 다양하다. 국적을 옮긴다거나, 한국 국적이 되지 않기 위해 주기적으로 외국에서 며칠 이상 기거했다가 들어오는 방법, 괄약근에 과하게 힘을 주어 이상반응을 만들어 내어 군대를 가지 않거나, 정신병이 있다고 하여 안 가고, 연골을 다쳐 안 가는 등 그 방법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그 방법이 상상 이상인 것은 MC몽이 대표적으로 보여주었다.

이런 상황에서 정상적으로 군 복무를 한 연예인들이 좋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기도 했다. 그런데 연예병사가 이렇게나 많은 포상휴가를 받을 수 있고, 실제로 받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대중은 모범적인 군생활을 할 것이라 생각했던 그들이 너무 편하게 군생활을 하고 있다는 데서 위화감을 갖게 될 것이다.

부작용 둘, 이제 붐 군대이야기가 불편하게 됐다

이제 방송인 '붐'은 어디서 군대이야기를 제대로 할 수 없게 됐다. 군 생활을 제대로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자랑처럼 군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솔직히 그가 이야기하는 것은 일반인 병사들이 겪지 못하는 연예인들만의 세계이다. 그것이 신기해서 들었지만, 이젠 신기한 에피소드가 아닌, 위화감이 느껴지는 연예병사들의 이야기이기에 더욱 말 못 할 거리가 되었다.

전매특허 개그로 쓸 수 있었던 연예사병이야기가, 지나치게 많이 제공된 포상휴가 등으로 특허반려감이 된 것은 그에게 여러모로 악재로 다가갈 것이다. '붐'과 여러 연예사병에겐 군대가 벼슬이 된 것 같다. 이제 더욱 그 벼슬 군대이야기는 듣기 싫은 토크가 될 것이다.

150일의 휴가가 끼치는 영향은 의외로 클 수 있다. 자신뿐만 아니라, 현재 군복무 중인 일반사병들에게는 사기가 저하될 수도 있는 문제이니 말이다. 이번 발표로 자랑스레 군대를 갔다 왔다는 느낌을 주지 못하게 된 붐은 큰 손해를 볼 것 같다. 또한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서 일반사병들의 위화감이 한층 더 커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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