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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광화문 집회 광고'는 정치적 의견이었다?신문윤리위, '광화문 집회 광고' 심의 민원 '기각'…민원 취지는 코로나 허위사실로 방역 위험 초래
송창한 기자 | 승인 2020.11.06 16:25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한국신문윤리위원회가 보수언론 '8·15 광화문 집회' 홍보광고, 사랑제일교회·전광훈 목사 대국민 입장문 광고에 대한 심의민원을 '기각' 처리했다. 신문윤리위는 특정 집단의 집회와 정치적 의견광고의 게재는 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었다. '코로나19 통계 음모론' 등 허위사실을 담아 방역 위험을 초래한 광고에 책임을 물어달라는 취지에 어긋난다는 민원 당사자 비판이 나온다. 

신문윤리위는 지난 7~8월 조선·중앙·동아·문화·국민일보에 실린 광복절 집회 광고 등에 대한 독자불만처리 심의 민원을 지난달 14일 기각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광화문 집회가 있기 전까지 한달 간 5개 언론사는 집회 관련 광고를 총 42회 게재했다. 이 중 조선·중앙·동아일보는 36회 광고를 실었고, 조선일보의 경우 15회로 가장 많이 게재했다. 조선일보와 국민일보에는 집회 하루 전날 집회 홍보와 각 지역별 버스 담당자 연락처가 적시된 '모이자!' 포스터가 전면광고로 게재됐다. 8월 20일 조선·중앙·동아일보에 실린 사랑제일교회·전광훈 목사 대국민 입장문의 내용은 '코로나19 통계 음모론'이었다.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은 이들 매체의 광고 게재가 신문광고윤리강령에 위배된다며 신문윤리위에 심의 민원을 접수했다. 당시 민언련은 "5개 신문사의 대대적 광고 게재는 언론이 광화문집회 주최 측의 확성기 역할을 하며 방역 위기를 초래하는데 일조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며 "코로나19 사태처럼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재난 상황에서 일방적 주장에 대한 사실 확인과 검증 없이 허위사실이 포함된 광고를 싣는 것은 언론으로서 매우 무책임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20일 조선일보 32면, 중앙일보 32면, 동아일보 30면에 실린 '사랑제일교회 및 전광훈 목사 대국민 입장문'(위)과 8월 14일자 조선일보 28면, 32면 전면광고.

하지만 신문윤리위는 "특정 집단이 주도한 집회 안내와 정치적 비판 의견을 담은 광고의 타당성에 대해 판단을 내리는 문제는, 그 집회의 옳고 그름과 그 비판의 내용에 대해 윤리적·사회적·정치적으로 평가하는 일이 될 수 있으므로 제재의 대상으로 볼 사안은 아니다"라고 결론냈다.  

신문윤리위는 "이러한 대규모 집회로 인해 코로나19 집단 확산의 우려가 제기된 것은 사실이나, 그 집회의 적법성과 통제는 법원과 관계당국이 판단을 내릴 사안"이라며 "불특정 다수의 우려가 존재했다는 이유로 집회 개최를 안내한 신문광고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이어 신문윤리위는 "사랑제일교회 측의 입장문 게재에 대해 심의를 하는 것은 결국 그 주장의 진위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문제로 귀결된다"며 "본 위원회는 누구나 인정하고 납득할 수 있는 객관적 진실 여부에 대해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신문윤리위는 이들 매체가 신문광고윤리강령을 위배했다는 민원제기에 대해 "현재의 윤리강령은 ①독자에게 이익을 주고 신뢰받을 수 있어야 한다, ②공공질서와 미풍양속을 해치거나 신문의 품위를 손상해선 안 된다, ③관계 법규에 어긋나서는 안 된다, ④내용이 진실하지 않거나 과대한 표현으로 독자를 현혹시켜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한 독자는 해당 광고가 ①번과 ②번에 위배한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신문윤리위원회가 객관적으로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사안"이라고 밝혔다. 

신문윤리위는 "독자에 대한 신뢰, 공공질서와 미풍양속, 신문의 품위를 규정한 신문윤리강령 항목은 공익을 우선해야 한다는 광의의 기본 정신으로서, 각각의 광고가 그 정신에 부합하는지의 판단은 언론사 내부에서 내려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신문윤리위는 "명명백백하게 허위인 광고에 대해서는 당연히 제재조치를 내릴 수 있으나, 특정 집단의 집회와 의견성 광고에 대한 게재는 과거 사례를 보더라도 심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며 "신문광고윤리강령의 하위 규정인 신문광고윤리실천요강을 보더라도 명예훼손이나 업무방해 같은 관련 실정법을 위반하지 않는 이상, 특정 집회에 대한 안내나 의견광고를 금지하는 규정은 없다"고 했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민언련 관계자는 6일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신문윤리위가 시민들이 분노하는 지점에 공감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민언련 관계자는 "신문윤리위 결정을 보면 신문광고윤리강령 중 ③, ④는 제외하고 ①, ②를 가지고 민원을 제기했다고 판단하는데, 이 자체가 부적절하다"며 "당시 논란이 됐던 건 사랑제일교회 광고가 허위사실을 가지고 광고를 실었음에도 그 내용을 그대로 받아준 매체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부분을 결여해서 판단한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민언련 관계자는 "신문윤리위는 주문 시작부터 특정집단이 주도한 집회안내에 대해, 정치적 비판의견을 담은 광고의 타당성에 대해 판단을 내리는 것은 자신들이 판단할 수 없다고 했다"며 "시민들이 분노하고 심의를 제기한 이유는 정치적 집회 광고를 실어서가 아니라 방역에 위험을 초래했던 광고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민언련 관계자는 신문광고윤리강령  ①, ②는 '공익을 우선해야 한다는 광의의 기본정신'으로 언론사 내부가 판단해야 해야 한다는 신문윤리위 결정에 대해 "강령이라는 게 물론 어디에나 잣대를 들이대 규제에 사용되면 위험할 수 있지만, 강령을 정해놓았으면 위반소지가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명백히 따져볼 지점이 있는 것"이라며 "그런 식으로 강령을 적용할 것이라면 강령의 존재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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