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을 하든지 잘할 때도 있고, 잘 못할 때도 있게 마련입니다. 중요한 것은 잘할 때든 잘못할 때든 매 순간마다 진보하고 발전하겠다는 자세,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랬을 때 분명히 나 또는 팀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한국 여자 축구의 올림픽 본선 진출 도전이 아쉽게 끝났습니다. 최인철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은 중국 지난에서 얼마 전 끝난 2012 런던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1승 1무 3패를 거두며 6개 나라 가운데 5위의 성적으로 예선을 마쳤습니다. 상위 두 팀에게 주어지는 본선 티켓을 따내는 데 실패했으며, 일본과 북한이 티켓을 가져갔습니다. 조용하면서도 의욕적으로 준비를 했지만 아쉽게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의 꿈을 이뤄내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 여자축구대표팀 ⓒ연합뉴스
분명히 아쉬움이 많았던 예선이었습니다. 최인철 감독 역시 모든 예선전을 끝낸 뒤 소감을 말해달라는 한 기자의 질문에 '이번 대회 내내 키워드는 아쉬움'이라고 이야기했을 정도였습니다. 이번에 한국이 패한 일본, 북한, 호주와는 모두 1골차로 졌습니다. 일본에는 1-2, 북한, 호주에는 먼저 골을 넣고도 이를 지키지 못해 각각 2-3, 1-2로 패했습니다. 물론 아쉬움도 실력의 한 부분이기에 부족했던 면은 많았습니다. 북한, 호주전처럼 먼저 골을 넣고도 마지막까지 지키지 못했던 경기력, 골결정력과 집중력 부족 등은 지난해 한국 여자 축구 각급 대표팀이 보여줬던 것과 차이가 있었습니다. 앞으로 많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확인한 건 사실이었습니다.

그래도 한국 여자 축구, 나름대로 잘 싸웠습니다. 우선 일본, 북한, 호주 등 정상급 팀에 한 골 차밖에 지지 않았을 정도로 예전에 비해 실력차를 많이 줄인 것은 눈길을 가질 만한 대목입니다. 4년 전 한국은 홈앤어웨이 방식으로 치렀던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일본을 만나 2차전에서는 2-2로 비겼지만 1차전에서 1-6으로 대패한 아픔을 갖고 있습니다. 또 태국에는 0-1로 지고 1-1 무승부를 거둬 한 번도 이기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런던올림픽 예선에서는 태국에 3-0 대승을 거뒀고, 일본과는 대등한 경기를 펼쳤습니다. 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대하기 어려웠던 중국과는 1-1로 비겼고, 북한과도 시소게임을 펼치며 접전을 벌였습니다. 선수비-후역습 식의 예전 경기력과는 많이 달라 있었던 우리 여자 축구였습니다. 남자 축구와는 달리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을 자랑하는 아시아 예선에서 결과는 아쉬워도 어느 정도 경쟁력을 확인한 것은 이번 대회에서 얻은 큰 성과였습니다.

선수들이나 최인철 감독에게도 이번 예선은 좋은 경험으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사실 최인철호는 출범한 지 1년 정도밖에 되지 않은 팀입니다. U-20 월드컵 감독을 맡아 3위라는 놀라운 성적을 낸 뒤 국가대표팀 감독까지 올라 의욕적으로 세대교체를 추진했던 여자축구대표팀은 어떻게 보면 '완성된 팀'이라기보다 '완성을 향해 가고 있는 팀'이라고 봐야 하는 게 맞습니다. 연령대가 정해져있는 U-20, U-17 팀과는 다르게 어떻게 보면 팀 운영에서 많은 어려움이 따르게 마련이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지켜보는 게 맞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이번 올림픽 예선이 최인철호에 더 높게 떠오를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이번에 얻은 교훈을 잘 되새겨 보다 체계적인 팀 운영, 그리고 선수들의 굳은 의지가 이어졌을 때 발전은 더욱 빨라질 수도 있습니다.

의욕적으로 준비했던 것과 다르게 결과가 나빠서 아쉬움과 실망감은 컸을 것입니다. 특히 지난해 이뤄냈던 많은 성과들과는 배치되는 결과가 나와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 것은 분명히 아쉽습니다. 그렇다고 여자 축구에 대한 관심이 싸늘하게 식어서는 안 됩니다. 분명히 한국 여자 축구는 발전 가능성이 높으며, 축구계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 여자 축구가 2011 여자월드컵 우승을 차지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의지가 더 높게 타오르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러한 의지, 그리고 주변의 관심이 있을 때 한국 여자 축구는 2010년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으며, 궁극적인 목표인 2015 여자월드컵 본선 출전 성공, 꾸준한 성장도 이뤄낼 수 있습니다. 이번의 실패를 거울삼아 다시 떠오르는 여자 축구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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