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쌍의 개리로만 알던 남자 '강개리'. 그는 이제 리얼 예능에서 숨은 매력의 소유자가 되었다. 갖고 싶다는 그를 향한 여성들의 바람이 여기저기서 목격된다. 만약 내가 여자의 한 사람이었다면 그를 가지고 싶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하여 꼭 남성성 때문에 그를 가지고 싶다 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보여주는 진득한 매력이 진짜 매력처럼 느껴져서일 것이다.

그가 등장한 것은 <놀러와>에서였다. 단지 등장에 불과한 정도였지만, 그 등장은 매우 매력 있는 모습이었다. 엉뚱하기도 했고, 갑자기 시켜도 싫은 척 하면서 은근히 해주고 있는 것을 발견할 때 그의 매력을 느끼게 된다. 그가 <놀러와>에서 크게 웃겼던 장면은 '골방토크'에서였다. 길의 친구로 나왔던 그 남자 강개리는 책상 다리에 자신의 다리가 걸려 아픔을 겪어도 기어코 토마스 기술을 보여주었다.

이런 엉뚱한 모습에 많은 게스트들이 웃겨 넘어질 정도였지만 무척이나 진지하게 할 것은 다하는 모습이 더 큰 웃음을 유도했다. 한때 별명이 개여서 이름을 개리로 지었다는 그의 투박한 매력은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그의 매력은 유재석에게 접수되었고, 그 끼를 인정받아 <런닝맨>에 합류하게 된다.

<런닝맨>은 그를 은근히 갖고 싶은 남자로 만드는 기초를 다지게 하는 곳이 된다. 결정적으로 그를 '갖고 싶은 남자'로 만든 것은 <무한도전>이었지만, 이 양대 프로그램에서의 안정적인 활약이 그를 진정 갖고 싶은 남자로 만드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런닝맨>에서는 송지효와 함께 월요커플로 활약하며 꾸준히 재미를 줬고, <무한도전>에서는 조정특집에 특별 멤버로 들어가 잠시나마 매력을 발산하게 된다. 맡은 데 책임을 다하는 그의 성실한 모습은 꽤나 큰 매력을 느끼게 해준 장면들로 드러났다.

그가 힌트를 얻은 것은 바로 <무한도전>의 위기에서였다고 한다. 무한도전의 위기 때 어떻게 넘길 수 있었느냐는 질문에 유재석은 개리에게 뉴질랜드 촬영을 다녀와 잘 풀렸다고 힌트를 줬다고 한다. 당시 서로 뭔가 맞지 않는 부분을 느끼고 서로를 받아들였던 것 그리고 달리 생각해야 자신이 부각되는 법을 알았다고 한다. 그는 흡수하는 법을 익힌 것이다.

<무한도전>에서 그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하는 제 3세계 유머코드를 가감 없이 보여주었다. '조정특집'을 끝마친 다음 주, 마련한 폭우로 인한 유사시 특집에서 그는 깜짝 놀랄 모습을 보여준다. 순간적으로 불려온 개리였지만, 자신을 속이려는 멤버들의 짓궂은 장난에도 의연하게 능글능글 받아쳐 웃음을 준다.

비보잉을 잘하는 개리는 특기를 살려 춤조차 재밌게 만들어 웃겨주어 김태호PD도 그를 갖고 싶은 남자로 만든다. 사실 무한도전 내에서 먼저 그를 알린 것은 조정특집의 성실함과 순간적인 대응의 묘미였다. 그의 등장에 이어 들어온 유재석이 다시 한 번 재미를 주려고, 깔맞춤 옷을 선물하자 "아! 이거 멋 부리는 것 같잖아요~"라는 말로 포복절도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의 춤은 치명적인 매력으로 받아들여진다.

강개리가 갖고 싶은 남자로 표현된 것이 <무한도전>에서였을지는 몰라도, 그것을 완성시켜준 것은 <런닝맨>의 역할이 컸다. 그 중에서도 '송지효'와의 '월요커플' 등극은 그를 진정 갖고 싶은 남자로 만들었다.

초반엔 송지효를 향해서 일방적으로 연모하는 역할이 전부였다. 끝없는 추격전 속에 서로 어색한 분위기였지만, 그래도 마주치면 뭔가 분위기를 바꿔야 하기에 송지효에게 약한 모습을 보였다. 김종국에게 빤히 혼날 것을 알면서도 송지효를 만나면 풀어주기 바쁘다.

그냥 놓아준다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욕 먹을거리였지만 그는 시청자와의 밀당에서도 성공하며, 욕 먹지 않는 캐릭터가 된다. 또한 그것을 잘 살려냈다. 그런 순애보적인 해바라기식 연모가 어느새 월요커플 캐릭터가 된다.

이때부터는 아예 대놓고 잘해주는 모습이 연출된다. 그는 진정 밀당의 고수가 되어 송지효를 홀리고 시청자를 홀린다. 송지효가 원하는 것은 하늘에 별이라도 따다줄 기세였고, 그가 먹고 싶은 것, 가지고 싶은 것은 언제든지 조달한다.

하지만 평소 그가 해바라기로 진정성을 어필하기 때문에 유치하지만 여성은 속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친구 길과 CF를 통해서 만난 송지효에게 질투하는 모습도 여자에게 있어서는 기분 좋은 일이 된다는 것을 그는 아는 듯했다. 적당히 질투해 줌으로 여성 자신이 매력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게 해주는 그는 진정한 선수였다.

처음 만난 여성에게 '자기야'라고 말을 던져서 방패막 없이 다가오게 만들 수 있는 남자가 있으려나? 개리는 꾸준히 방어막을 제거해 어느새 한 여성의 마음. 아니 시청자의 마음을 흡수하고 있다. 물론 남자의 마음엔 성실성과 엉뚱함으로 어필 중이다. 앞으로 그가 보여줄 매력 철철 넘치는 예능끼는 프로그램을 가리지 않고 흘러넘칠 것으로 보인다. 그대는 진정한 선수, 예능의 기대주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