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박정환] 방탄소년단의 세계관을 그린 드라마 ‘유스’(YOUTH)가 방영 전부터 아미(방탄소년단의 팬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유스’는 드라마 제작사 초록뱀미디어가 제작하고 내년부터 방영될 예정.

드라마 ‘유스’는 방탄소년단의 앨범 ‘화양연화’를 기반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불안하고 위태로운 청춘을 ‘극복’한단 설정이 담겼는데, 현재 아미들은 ‘화양연화’를 모티브로 제작 예정인 ‘유스’에 대해 환영하기보다 우려와 분노의 목소리를 자아내는 실정이다.

아미는 "심각한 반인권적 행위를 규탄한다"며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성명을 발표했다. 아미들은 첫 번째로 방탄소년단의 멤버 이름을 가명으로 우회하지 않은 채 ‘실명’으로 표현한단 점을 우려하고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연합뉴스]

드라마나 영화에서 실제 사건을 다룬다 해도 해당 인물을 실명으로 언급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 하지만 이번에 제작되는 ‘유스’는 방탄소년단 진의 실명인 김석진을 드라마 인명으로 그대로 사용하는 등 멤버 7인의 실명을 사용할 예정이다.

이 점에 대해 아미는 성명서를 통해 “소속사는 이들의 실명을 허구의 드라마 주인공으로 삼아 이들의 자연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의미하는 실명을 이익 추구의 수단으로 활용하여, 이들의 자연인으로서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이를 통해 이익을 추구하는 비인간적 행위를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유스’에서 아미가 우려하는 두 번째 문제는 드라마의 ‘자극적인 설정’이다. 김석진은 아버지의 그늘에 갇히거나, 민윤기는 어머니를 살해하고 집을 방화했다는 소문에 휩싸였다는 식으로 방탄소년단 멤버의 실명을 언급하는 것도 모자라 자극적으로 묘사될 예정.

이 점에 대해 아미는 성명서에서 “실명 드라마로 존속 살인, 방황, 성폭행, 고아, 자살, 사이코패스 성향 등의 잔혹 범죄 스토리에 멤버들을 이입하도록 하여 실제 멤버들이 이 끔찍한 이야기에 자신들의 평생 이미지를 바쳐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되었다”고 빅히트를 강하게 비판했다.

방탄소년단의 ‘화양연화’ 세계관이 아미에게 공감받을 수 있었던 건 자극적인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위태로운 현실의 ‘극복’에 방점을 뒀기 때문이다. 하지만 드라마는 다르다. 시청자들이 ‘화양연화’의 중요한 세계관인 극복에 방점을 두지 않고 곁가지인 ‘자극적 설정’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사안이란 점에서 우려를 자아내게 된다.

방탄소년단이 세계관만으로 대성한 것이 아니란 점을 빅히트는 인지해야 한다. 한 예로 방탄소년단의 성공에 힘입어 빅히트가 제작비 200억을 투자해 제작한 ‘아이랜드’는 빅히트의 세계관을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이식했음에도 미미한 화제성과 대중성으로 종영하는 데 그치고 말았다.

‘유스’도 마찬가지다. 시청자들이 청춘의 아픔을 딛고 선다는 ‘극복’이라는 메시지보다 ‘자극적인 설정’에 고개를 돌릴 때 빅히트는 방탄소년단 멤버 개인에게 드라마라는 명분으로 비난이라는 ‘아픔’을 전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이쯤 되면 빅히트가 아미의 ‘안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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