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불후의 명곡2>은 특별한 무대였습니다. 현재 <불후의 명곡2>에 나오는 허각을 제외항 모든 멤버가 하차하기 때문이지요. 아마 <불후의 명곡2>의 가장 큰 수혜자 세 명은 바로 규현, 지오, 그리고 효린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오, "가수가 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지오의 인터뷰에서 인상 깊은 말이 있었습니다.
"저는 <불후의 명곡>에 출연하면서 '가수가 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가수로 데뷔를 해도.... 가수다운 생활을 하기가 힘들잖아요"
"하기 싫은 것을 해야 할 때가 많은데 <불후의 명곡2>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으니까..."

지오는 이전에도 무대를 마치고 나면 가수가 된 기분, 나를 위한 무대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지오는 사실 엠블렉이 아니고 2007년 "타이키즈"로 데뷔했었지요. 이정이 프로듀싱을 한 그룹이기에 보컬에 더 초점을 맞춘 그룹이었고, 그 당시 지오의 활동 모습을 보면 댄스 가수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지요.

그런데 그 그룹이 잘 되지 않아 결국 엠블렉으로 들어가게 되었는데 엠블렉은 아시다시피 보컬 비중이 적은 댄스그룹입니다. 한동안 엠블렉 안에서 지오를 "가창력 있는 가수"로 찾아볼 수 없었지요. 사실 프로듀서인 비 자체가 그렇게 가창력이 좋다고 할 수 없기에 지오에게 그러한 곡을 선물해주기도 힘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정말 노래를 하고 싶은데 "오~ 예~ 오~ 예"가 절반이었던 노래를 소화해내는 지오가 답답함을 느끼지 않았을까도 생각해보게 됩니다.

하지만 <불후의 명곡2>를 통해서 자신의 가창력을 보여줄 수 있는, 그리고 자신이 정말 하고 싶었던 R&B나 발라드 등 지오의 장점인 감정을 실어 넣을 수 있는 노래를 마음껏 부를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불후의 명곡2>가 없었더라면 지오의 가창력은 발견될 수 없을 정도로 묻혀 있었을 뻔 했습니다. 이 기회를 통해 지오에게 그가 원하는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듀엣이나 솔로의 기회가 찾아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규현, "저희가 가수로서의 무엇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사실 "아이돌"이라고 하면 가수로서 인정받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많은 아이돌들이 실망스러운 가창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이지요. 안타까운 것은 정말 실력이 있고 "가수"라 불릴 만한 자격이 있는 보컬 역시 "그저 아이돌"이라는 식으로 과소평가되었다는 점입니다.

슈퍼주니어 규현은 그 선입견의 가장 큰 피해자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13명이라는 많은 멤버, TV에 잘 나오지 않아서 인지도 부족, 가창력을 완전 묻어버리는 슈퍼주니어의 타이틀곡들때문에 규현의 가창력은 수면 위로 드러난 적이 없었습니다.

아마 규현이 출연한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아이돌이 무슨 실력이 있다고 나와서 보여준다고?"라고 생각했을지 모릅니다. 또한 슈퍼주니어의 타이틀곡들을 생각해보면 규현에 대한 선입견이 이해되지 않는 것도 아니지요.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규현은 가수로서의 역량을 충분히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음 고음이 다 되고, 음색도 좋고, 바이브레이션도 좋아 "리틀 성시경"이라고 불릴 만했습니다. 소속사에서 잘만 키워준다면 규현은 가장 좋은 가창력을 가진 아이돌 중 하나로, 아이돌의 타이틀을 벗어버리고도 활동할 수 있는 가수였습니다.

데뷔 6년차인 규현이 슈퍼주니어 컨셉 때문에 자신의 보컬능력을 보여줄 기회를 갖지 못하는 상태에서, 아이돌이란 이름으로 무시 당할 때 얼마나 속에서는 끓고 있었을까요? 노래를 충분히 잘할 수 있는 규현에게까지 선입견이 쌓이면서 그저 비주얼 가수로 인식될 때 그러한 답답함이요.

규현의 맨 마지막 말에 그나마 실력파 아이돌들의 하소연이 묻어나 있습니다. "마음을 열고 봐주셨으면 해요", 많은 이들은 "아이돌"이라는 단어만 붙으면 "실력 없는 아이들이 나와서 노래한다"라고 아예 들어보려 하지도 않습니다.

규현의 말대로 단순히 "아이돌"이라고 무시하지 않고 조금만 넓은 마음을 가지고 보면, 아이돌 중에도 가수라 불릴만한 재능이 있는 가수들이 충분히 있습니다. 규현은 이번에 <불후의 명곡>을 통해서 그 점을 제대로 증명해주었네요.


효린, "제가 프로로 가수 활동을 하면서 제 잊을 수 없는 한 부분이 될것 같아요"

<나는 가수다>의 최대 수혜자가 박정현이었다면, <불후의 명곡2>의 최대 수혜자는 바로 효린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자 아이돌 중에서 가장 좋은 가창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도 틀리지 않을 것 같은 정말 시원시원하고 폭발적인 가창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댄스도 되는 효린은 정말 한국의 비욘세라고 불릴 수 있을 만큼 뛰어난 재능을 가진 그러한 아이돌입니다. 하지만 씨스타 효린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건 바로 인지도였습니다. 데뷔하자마자 안 좋은 루머가 나돌고, 사람마다 비쥬얼에 대한 견해가 다르지만 다른 걸그룹에 비해 "귀여움"이라는 요소가 부족했던 씨스타는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기가 힘들었지요.

다른 아이돌보다 실력이 뛰어나다고 여겨짐에도 불구하고, "아이돌"에 대한 편견도 있었기도 했고, 대체로 강렬한 복장과 안무로 인해 생긴 선정성 논란은 씨스타의 실력을 묻어버리는 결과가 있었지요. 예능에 나가도 조금 더 여성스럽고 귀엽고 예쁜 아이돌을 띄워주는 경향이 강하고, 신인보다는 인지도가 있는 아이돌을 띄워주려는 경향 때문에 병풍으로만 앉아있었던 효린은 드디어 <불후의 명곡2> 을 통해 본인이 가장 잘하는 노래를 마음껏 뽐낼 수 있었습니다.

귀여운 척하지 않아도 되고, 예쁜 척하지 않아도 되며, 노래를 부르는 순간만큼은 노래와 가창력, 퍼포먼스 실력으로 평가받는 <불후의 명곡2>에서 효린은 재능을 다 보여줌으로 인해 아이돌 중 실력파로 떠올랐을 뿐만 아니라 대중적 인지도까지 한꺼번에 올릴 수 있었지요. 특히 목소리에 파워가 있어서 정말 한국의 포스트-비욘세를 꿈꿀 수 있는 재능이 보입니다.

또한 <불후의 명곡2>에서 고정으로 1기, 2기로 앉으면서 기존 아이돌들에게 "효린만 잡으면 돼"라는 인상을 심어줄 정도로 아이돌 사이에서도 실력파로 알려지게 되었지요. <불후의 명곡2>에 출연하지 않았더라면 절대 얻지 못했을 인기를 효린은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방법을 통해 존재를 확실히 각인시켰지요.

"아이돌"이라는 편견과 "댄스가수"라는 현실, 그리고 비주얼을 담당하지 못했던 메인보컬로 묻혀있을 뻔 했던 이 세 명은 <불후의 명곡2>를 통해 자신을 재발견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존재감을 대중에게 알리는 커다란 기회를 가졌지요.

분명 <불후의 명곡2>가 <1박 2일>, <무한도전>, <런닝맨> 등과 같은 인기프로그램은 아니지만, 이 세 사람에게는 가장 필요하고 적절했던 프로그램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시청률 6%~7%밖에 되지 않는 <불후의 명곡2>에 참여한 것이 시청률 두 자릿수에 빛나는 예능에 출연한 것보다 훨씬 더 큰 효과를 가져왔다는 것을 볼 때 확실히 프로그램은 잘 만나야 된다는 점을 다시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멤버도 8명으로 늘린다던데 왜 굳이 이들이 하차해야 하는가하는 점입니다. "박수칠 때 떠나라"라는 것일까요? 이들에게는 가장 즐거운 프로그램이면서도 더 적절한 프로그램이 없는데, 왜 이들을 떠나게 하는지 이들의 소속사의 방침이 이해가 안 되는군요.

"아이돌의 재발견"이라는 <불후의 명곡2>를 통해 자신의 실력, 재능을 재발견하게 한 이 세 사람에게 앞으로도 많은 사랑이 있었으면 하고, 열심히 활동해서 나중에 솔로가수를 해도 손색이 없는 가수로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이 큽니다.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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