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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관리기관·출연연 '내·외부 갑질' 만연응답자 10% "매일같이 겪는다"… 반말·폭언, 성과 가로채기, 성희롱 등 피해유형 다양
송창한 기자 | 승인 2020.10.13 11:08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 공공분야 갑질 실태가 처음 공개됐다. ICT·과학기술 분야 관리기관과 정부 출연연구기관(출연연) 등에서 내·외부 갑질이 만연한 것으로 조사됐다. 갑질 피해 유형은 반말·폭언 등 인격적 모독, 업무 외 지시, 성과 가로채기, 성희롱 등 다양했다. 정기적인 실태조사를 실시해 개선 상황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필모 의원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로부터 '상호존중의 조직 문화 확산을 위한 과학기술계 인식도 조사' 결과보고서를 제출받아 13일 공개했다. 해당 조사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41개 산하기관 정규직·비정규직 전체 2만 1264명 중 3207명이 참여했다.

이 중 18.1%인 580명은 기관 외부로부터 갑질을 당했다고 답했고, 29.3%인 941명은 기관 내부에서 갑질을 경험한 것으로 집계됐다. 4.8%인 153명은 본인의 소속기관이 외부기관에 갑질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2018년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상호존중의 조직 문화 확산을 위한 과학기술계 인식도 조사', 설문대상기관과 조사결과 표 (정필모 의원실 제공)

26개 정부 출연연에서는 내부갑질 경험자(29.4%)가 외부갑질 경험자(14.5%)보다 2배 이상 많아 조직문화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6개 ICT 관리기관과 5개 과학기술 관리기관의 경우에는 외부갑질 경험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ICT 관리기관은 내부갑질 26.8%, 외부갑질 37.2%였으며 과학기술 관리기관은 내부갑질 27.4%, 외부갑질 35.4%였다. 해당 조사의 외부갑질 경험응답 평균이 18.1%인 것과 비교하면 11개 기관의 외부갑질 응답은 2배 수준으로 높은 셈이다.

내부갑질은 주로 상급자와 보직자에 의해 발생했고, 외부갑질은 정부, 특히 과기정통부 공무원들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갑질경험 응답자들은 내부갑질 주체로 상급자 35.1%, 보직자 27.3%, 과제·업무책임자 18.5%, 연장자 10.3%, 동급자·하급자 1.9% 등을 지목했다. 외부갑질 주체로는 과기정통부 50.5%, 그외 행정부처 15%, 유관기관 15.2%, 국회 9%, 언론 1.4% 등을 꼽았다. ICT 관리기관의 외부갑질은 대부분 과기정통부(83.6%)로 집계돼 과기정통부 2차관실 등의 갑질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 분야 출연연은 과기정통부 외부갑질이 33.2%로 조사됐다. 

갑질경험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은 갑질행위에 자주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갑질발생 빈도를 조사한 결과, 내부갑질은 ▲가끔 있다 43.9% ▲자주 있다 24.5% ▲심각하다 13.1% ▲매우 심각하다 15.8%로 집계됐다. 외부갑질은 ▲가끔있다 47.2% ▲자주 있다 24% ▲심각하다 12.8% ▲매우 심각하다 13.6%로 조사됐다. 

내부갑질을 경험한 응답자 중 37.7%와 외부갑질을 경험한 응답자 중 24.6%는 최소한 주 1회 갑질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매일같이 갑질을 겪는다는 응답도 내부갑질 10.6%, 외부갑질 6.0%로 조사됐다. 

갑질경험이 업무능률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내부갑질 영향력은 ▲심각하게 영향을 준다 49.3%, ▲매우 심각하게 영향을 준다 27.2%로 나타나 응답자의 76.5%가 심각 혹은 매우 심각하다고 답했다. 외부갑질 역시 ▲심각 50% ▲매우 심각 19.3%로 나타나 응답자의 69.3%가 업무에 심각한 영향을 받는다고 호소했다. 

응답자들은 다양한 사례의 갑질 피해를 입었다고 토로했다. 업무 외 지시 사례로는 "냉장고에 물 넣어놔", "손님 커피 타드려", "나도 커피 한잔 줘", "여기 좀 치워" 등의 지시부터 정부청사 출장 시 운전수로 대동해 오후부터 새벽까지 건물 밖에서 대기시킨 채 새벽까지 서 있게 했다는 답변이 있었다.

이어 논문을 가로채거나, 연구 무관여자의 이름을 연구실적에 추가하도록 요구하거나, 논의없이 연구과제에서 이름을 삭제하거나, 기술료·인센티브 배분에서 배제하는 등의 '성과 가로채기' 답변이 있었다. 

퇴근 직전 일을 시키고 본인은 퇴근하거나, 야근 횟수가 적다고 질타하고, 일부러 업무를 시키지 않고 인사평가를 낮게 받도록 했다는 업무상 불이익 피해사례도 있었다. "야 너 죽었어", '근무하는 동안 내가 너 어떻게 다룰지 두고봐" 등의 협박, "밖에서는 우리 둘을 애인으로 본다" 등의 성희롱 발언까지 조사됐다. 

해당 실태조사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에 의뢰해 2018년 8월 1일부터 10일까지 10일 간 시행, 2018년 11월 14일 최종보고서가 도출됐다. 응답자들은 조사시점으로부터 1년 간 경험한 갑질에 대해 답변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정필모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올해 실태조사를 할 계획이 없다"고 밝혀 최초 실태조사 이후 정기조사가 실시되지 않는 상황이다. 

정필모 의원은 "1년이라는 한정된 기간만을 조사했음에도 과학기술계 전반에 갑질이 만연해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특히 갑질은 권한남용 등 개인적 일탈행위이므로 제도적 예방에 한계가 있어 강한 처벌이 효과적이다. 정기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해 개선 상황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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