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살다보면 자신의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것이 꼭 자신이 벌인 일이 아니더라도, 무언가 얽히고설켜 묘하게 끌려 다니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이번 '백청강 사건'을 들여다보면서 무언가 모를 안타까움이 배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기분일 것이다.

초바 백청강은 결별설을 부정했지만 이미 중국 측 회사와 한국 측 회사인 부활엔터테인먼트 간의 결정은 끝난 상태였다. 슬프다고 표현했지만 그의 슬픔보다 더 아픈 사람은 아마도 '김태원'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제 막 새싹을 틔워 활동을 앞두고 있는 백청강은 겪지 말아야 할 안 좋은 출발점에 서게 되었다. 그렇기에 그를 키워보고 싶었던 '김태원'의 마음은 두 갈래 세 갈래 찢어지는 마음이었을 것 같다. 이미 한 번 아픔을 겪었던 김태원이었기에 이런 일이 더욱 더 안타까운 일이었을 것이다.

생각해 볼 수 있는 것 중에 가장 가능성이 있는 안 좋은 일은 '백청강'이 두 회사를 계약했다는 것이다. '부활엔터테인먼트' 이전 중국 측 회사와의 계약이 있었을 것이라는 설이다. 중국에서도 조금씩 활동하고 있던 백청강이 크게 비중을 두지 않고 계약을 한 백지계약이 이번 사태를 불러일으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것이란 주장이다.

백청강으로서는 정식으로 계약을 맺는 것인지도 모르고 단순히 사인을 한 것이, 나중에 안 좋게 발전된 것 같아 보인다. 별 생각 없이 계약한 것이 족쇄를 채운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빤히 들통 날 이중 계약을 했겠냐는 점이다. 잔 계약이 실제 계약으로 유효하게 받아들여지며 그의 소속사가 중국 측으로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 상황을 유추해 보며 상상할 수 있는 과정은 여타 사건에 나타났던 것과 다를 바가 없는 것 같다. 아무런 효력도 없어 보였던 기존 회사가, 자신에게 속해 있던 연기자가 갑자기 출세를 하자, 그 여세를 몰아 돈 좀 벌어보겠다고 새 회사에 실효권이나 다름없는 계약서를 들이미는 과정들이 보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부활엔터테인먼트'의 김태원은 연예계 짬밥 생활만 수십 년. 그가 키워 낸 독보적인 가수들과의 흥망의 기로에서 되풀이된 생활은 이런 사건들에 여유 있게 대응할 수 있는 바이블을 남겼고, 그는 단칼에 안 좋은 세력의 접근을 막는 기지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김태원에게 있어서 이중계약이니 뭐니 하는 골치 아픈 사건들은 더 신경 쓰고 싶지 않은 사건일 것이다. 그런데 또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으니 그는 아무리 사랑하는 제자라도 단칼에 베어버리는 용기를 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잘라내지 못하고 유령 계약서나 다름없는 것으로 협상을 당하며 야금야금 자본 빼 먹는 이들의 접근은 그 무엇보다 회사에는 악영향을 주는 일이었기에 그의 결단은 미연에 안 좋은 상황을 막은 것이 됐다.

어찌 보면 이런 결단은 김태원 뿐만 아니라 백청강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만약 자신이 주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상업적인 불순한 접근에 끼어들어 관계자체가 흔들리는 것은 큰 손해이기에 미리 차단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거기에 스승에게 손해를 끼치고 싶지 않고, 거꾸로 제자가 자신과 엮여서 눈 붉힐 일이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빠른 시간에 결단을 내린 것은 현명한 일이 아닌가 싶다. 김태원 자신뿐만 아니라 제자의 미래까지 정리해 준 겪이다.

김태원의 빠른 판단은 백청강을 살렸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백청강은 인생 최대 실수를 한 아픔의 시간이었을 것이다. 그 누구보다도 스스로가 가장 잘 알 것이다. 누구와 함부로 계약하면 안 된다는 것. 그리고 자신의 마음이 올곧게 반영되지 않은 계약은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 수 있다는 경험을 하게 해 준 것은 그에게 아프지만 보약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아픈 현실은 어쩔 수 없다.

만약 김태원이 이번 기회를 불순한 세력의 접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내린 묘수였다면, 한 가지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은 이 아픔의 시간을 지나 백청강이 다시 김태원에게 손을 뻗어 도움의 손길을 바랄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한 가지 명확한 조건을 만족시키고 접근해야 할 것이다. 깨끗한 청산이다.

백청강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다. 지금 당장 생긴 인기로 중국에서 활동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은 그의 수명을 매우 빠른 시간 안에 단축시킬 조건일지 모른다. 그가 지금까지 무엇을 하고 있었던가? 제대로 연습도 거치지 못했다. 부활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의 장점을 흡수하지도 못한 그가 활약할 수 있는 길은 매우 협소한 것이 사실이다.

억울하다고 했던가? 그렇다면 스스로 그 억울한 시간을 빠져나와 꾸준히 도움을 요청하라고 말하고 싶다. 고통의 시간이 주어졌다면 그 고통의 시간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도 주어진 의무이다. 부활엔터테인먼트가 중극 측 페이퍼컴퍼니와 생길 수 있는 분란을 미리 차단한 것은 오히려 끝까지 자신을 사랑한 스승이 베풀어준 기회가 아닐까?!

백청강이 이번에 보여준 실수는 아주 큰 실수였다. 비난을 감수한 스승의 모습을 본 그가 느끼는 감정은 어떨지 궁금하다. 그러고 보면 김태원도 대단한 사람이긴 하다. 두 번이나 자신의 잘못도 아닌 것을 뒤집어쓰는 용기를 보여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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