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 대회, 드디어 그 절정에 순간에 이른 것 같습니다. 내일부터 개막이죠. 이런저런 어려움과 문제도 많았지만, 어찌됐던 개막에 이른 이 대회. 세계인들의 시선이 우리에게 모이고, 대구란 도시가 다시금 기억되는 순간인 건 분명할 텐데요.

하지만, 전국적인 관심은 아직 싸늘한 편, 개막을 이틀 앞둔 어제도 이 대회에 대해선 스포츠 뉴스에서 잠깐 다루는 정도였습니다. 심지어 다뤄진 뉴스의 포인트도 "아사파 파월, 100m 불참, 대회 흥행에 찬물?", "맥 빠진 우사인 볼트의 독무대" 같은 것들, 우사인 볼트에 대한 이야기를 제외하면 이번 대회에 대한 언급한 급격히 줄어듭니다.

우리대표팀의 소식이나 대회 관련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은 지역 언론과 몇몇 스포츠 전문 매체들을 제외하고 찾기 힘든 상황인데요. 대부분 개회식과 남자 100m결승만을 우선으로 여기며 티켓도 개막 이후 개회식과 남자 100m가 펼쳐지는 초반 이틀, 그리고 육상의 또다른 빅이벤트인 400m계주와 폐회식이 있는 마지막 날 티켓이 집중적으로 팔려나간 분위기입니다.

한쪽에서는 단체표를 판매분이 분명해 보이는 B석과 오전 경기 매진 행진이 이어지면서 다시금 이 표들이 인터넷에서 거래되는 가운데, 정작 좋은 경기를 보고 싶다는 분들은 볼 방법이 없다고 아쉽다고들 하시는데요.

우리 선수들의 활약이 없고, 선수들에 대한 언급과 관심이 없기에 대회 분위기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대회 분위기를 살릴 요소들은 아직 가득합니다. 세계적인 선수들의 활약보다 더 관심 가는 우리 선수들의 이야기만 좀 더 있다면... 이를테면, 얼짱스타라도 좀 나와 준다면, 대회 분위기는 또 모를 노릇이죠.

현장에서 볼만한, 놓치기 아까운 순간들. 그러나 아직까지도 잘 알려지지 않은 경기들. 다시말해서 표를 "구입할" 수 있고, 그 가운데 "불만한" 경기들. 대회 분위기가 과열되면 막상 구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경기들. 지금 바로 구할 수 있는, 대회 개막 직후 약간은 빈틈이 있는 8월말의 경기들을 정리했습니다.

대구육상대회의 현재까지 특징은 대회 초반과 마지막에 대한 열기가 그나마 높습니다. 표에 대한 요구도 높기에 그 빈틈도 많진 않고 구입도 힘듭니다. 단적인 예로, 이미 남자 200m결승전이 있는 토요일도 매진이라죠?

그나마 지금 상황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표는 대회 시작의 열기가 조금은 가라앉은 대회 초중반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전일입장권이나, 오전 경기의 경우는 개회식과 폐회식, 남자 100m를 제외하곤 구입 자체가 쉬워보입니다만, 그것도 모를 노릇. 대회를 앞둔 금요일 오후 기준에서 현재 그나마 쉽게 구할 수 있는 빅 매치를 정리했습니다.

#대회 3일째, 8월 29일(월) 저녁 - 프리미어S석, A석 구매가능

여자100m결승

이날 경기의 핵심은 남자 100m만큼이나 흥미진진한 순간의 대결, 여자 100m가 펼쳐진다는 것입니다. 지터(32·미국)와 프레이저(25·자메이카)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기에 오히려 남자 100m 보는 재미는 더할 듯합니다. 거기에 미국의 故그리피스 조이너가 88올림픽에서 기록한 세계 기록 10초 49가 또다시 한국에서 깨질지도 관심이 가는 대목입니다.

남자 110m허들 결승

대회 3일째는 빅매치가 또 하나 더 있는데요. 사실 이번 대회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남자 110m 허들이 펼쳐지죠. '세계기록 보유자'인 쿠바의 다이론 로블레스, '황색 탄환' 중국의 류샹, '올해 1위 기록 보유자' 미국의 데이비드 올리버. 12초 9의 벽을 허물었던 3명의 선수가 모두 만나 12초대의 기록을 놓고 치열한 각축을 벌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우리 선수단 대표인 박태경 선수도 이 종목에 출전하죠?

#대회 4일째, 8월 30일(화) 저녁 - 프리미어 F,S석, A석 구매가능

여자 장대높이뛰기 결승

이신바예바를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으실 듯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이상할 만큼 인기를 끄는 종목 장대높이뛰기. 여자 선수로는 유일하게 5m의 벽을 넘은 이신바예바가 출전하는 수요일 밤은 또 한번의 빅 이벤트입니다. 그 결승전이 대회 중반을 장식하는데요. 지난 대회에서 아쉬움을 삼켰던 이신바예바의 부활이 대구에서 펼쳐질지 궁금합니다. 지난 대회 우승자인 독일의 마르티나 슈트루츠와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한국기록 보유자 최윤희 선수도 기대됩니다.

남자 400m 결승

사실 단거리 가운데 400m는 가장 힘든 종목으로 꼽힙니다. 숨을 참고 달리는 최장거리가 바로 400m인데요. 선수들의 마지막 100m는 숨 막히는 긴장감이 함께한다는 거. 그레나다의 키라니 제임스가 시즌 최고기록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베이징 올림픽과 지난 베를린 대회 우승자 미국의 라숀 메리트가 20개월 넘는 공백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입니다. 장애인으로는 세계 선수권대회 최초 출전을 하게 된 의족 스프린터 남아공의 오스카 피스토리우스의 레이스가 또 다른 관전 포인트.

8월 31일, 여자 경보와 함께 대회는 중반을 지난 종반을 향해갈 터. 그 쯤되면 대회의 성공과 실패가 명확해지겠죠. 모두가 육상에 푹 빠져있거나, 아니면 대회가 열리는지도 모르게 흐르거나, 혹은 그 중간이거나... 여러 가지 가능성이 열려있지만, 중요한 건 이 대회가 지닌 분명한 가치, "희소성"입니다.

우리나라가 앞으로도 여러 국제대회를 유치하고 국제 행사를 치르겠지만, 글쎄요, 육상? 육상이라... 단일 대회로서, 육상대회가 열릴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한번쯤의 현장 관전은 상당히 의미 있는 시간이라 생각합니다. 대회 자체의 재미와 숭고함, 그 순간들의 역사는 여러 가지 잘못이나 문제들과 무관한 것, 그 가치와 순간의 소중함은 분명하죠. 육상이란 종목에 최정상의 순간, 대구에서 한번쯤 겪어보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내일 드디어 개막, 그렇게 대회는 이제 눈앞에 왔습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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