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정배 민주당 최고위원 ⓒ 연합뉴스
천정배 민주당 최고위원의 서울시장 출마선언은 오세훈 시장 사퇴 시기라는 관심사를 서울시장선거 경쟁구도로 바꾸는 데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다르게 해석하면 사퇴 시기를 놓고 좌고우면하고 있는 오 시장의 결심을 앞당긴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지난 25일 천정배 민주당 최고위원이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출마를 전격적으로 선언했다. 천 최고위원은 총선, 대선 승리의 디딤돌이 되겠다는 출사표를 발표했다.

이후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걸었던 오세훈 시장은 26일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가 오는 10월 치러질 것이냐 내년 4월 치러질 것이냐'라는 관전 포인트는 사라지게 됐으며 여야의 서울시장 후보에 관심이 쏠리게 됐다.

이렇듯 첫 테이프를 끊은 천 최고위원의 출마선언을 놓고 ‘화씨 911’이라는 블로거는 “천정배의 출진선언이 좋다. 정치는 그래야 한다”는 글을 남겼다.

그는 “천정배의 서울시장 출마 공식선언은 일단 여러 가지 효과를 노린 것”이라며 “이른바 1타 3~4피 작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천 의원의 출마 선언을 “우선은 사퇴해야만 하는 오세훈과 말려야만 하는 여권지도부 및 청와대를 향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기정사실화하는 것은 말로나 글로 하는 성명서 정치보다 압박감이 훨씬 크다”며 “천정배는 아예 선거가 있는 것으로 기정사실화하고 주민등록 이전까지 친절하게 설명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간만 보고 있는 야권 후보군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그는 “현역 의원은 국회의원직을 사퇴해야 되며 만약 시장선거에서 잘못되면 다음 총선 후보 공천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은 뻔하다”며 “그래서 현역의원 중 거론되는 후보군들은 지금 미적거릴 수밖에 없다”고 전제했다.

이어 “천정배의 출마선언은 자신의 안산 지역구를 내놓겠다는 것”이라며 “최소한 서울로 지역구를 옮기든지 아니면 아예 국회의원을 포기한다는 강수도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그는 현재 민주당 개혁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는 천정배 의원이 야권단일후보가 된다면 군소야당들의 비토요소가 줄어들 것이며 지금까지의 야권단일후보 협상도 다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천정배 카드’로 야권통합이나 연대를 추진하는 세력들을 묶어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서울시장 출마에 생각이 있는 정치인은 천정배처럼 본인이 직접 출진을 선언하고 공개경쟁을 통한 후보선출에 나서야 한다”면서 “모름지기 정치는 그렇게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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