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 후 첫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국난을 헤쳐나가는 동안에라도 정쟁을 중단하고 통합의 정치를 실천하자"며 사실상 중단된 여야정 정례 대화를 다시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7일 이 대표는 "코로나 위기 극복과 대한민국의 지향에 대한 최소한의 정치적 합의를 이루자"며 이 같이 제안했다. 이 대표는 "정치에서 경쟁은 피할 수 없다. 그러나 경쟁도 정치싸움을 넘어 정책경쟁과 협치로 발전시킬 수 있다"며 "전례 없는 국난에도 정치가 변하지 않는다면, 무슨 희망이 있겠나. 이제 달라지자. 대화로 풀지 못할 문제는 없다고 저는 믿는다"고 말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표는 여야의 비슷한 정책을 이번 회기 안에 '공동입법' 하자고 제안했다. ▲감염병 전문병원 확충 ▲벤처기업 지원 ▲여성안전 ▲경제민주화 실현 ▲청년정치참여 확대 ▲재생에너지 확대 등 4.15 총선 공약과 정강정책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정책들을 여야가 함께 입법하자고 했다. 그는 "국민의 연대와 협력이, 윈-윈-윈의 정치가 희망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정책과제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감염병 전문병원 권역별 설치, 생명안정기본법·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전국민고용보험 시행, 전국 도서관-박물관-미술관 등을 연결하는 '디지털 집현전' 설립, '녹색전환', 국가균형발전 등을 약속했다.

'성 평등'과 관련해 이 대표는 "각종 성범죄에 단호히 대처하겠다. 저희 당 소속 공직자의 잘못에 대해 피해자와 국민께 거듭 사과드린다"며 "그런 일이 다시는 없도록 내부 감찰과 성인지 교육을 강화하겠다.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도 조속히 보강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여성 억압구조'를 해체하겠다며 '유리 천장' 타파, 공공기관 여성 임원 비율 의무화 등을 약속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권력기관 개혁을 강조하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정상 가동을 촉구했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통과된 법을 내가 찬성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키지 않는다면, 그것은 의회민주주의의 자기부정이 된다"며 "그것은 만장일치로 통과된 법만 지키면 된다는 위험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야당에 호소했다.

이 대표는 국내 코로나19 재확산의 원인으로 8·15 광화문 집회를 지목, 다음달 3일 개천절에 예고된 극우단체 집회를 우려했다. 이 대표는 "방역을 조롱하고 거부하는 세력이 있다. 광복절에 이어 개천절에도 비슷한 집회를 열려는 세력이 있다"며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불법행동은 이유가 무엇이든 용납될 수 없다. 법에 따라 응징하고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제가 꿈꾸는 대한민국은 '함께 잘사는 일류국가'"라며 행복국가, 포용국가, 창업국가, 평화국가, 공헌국가 개념을 제시했다. 그는 "대재앙은 인류 역사를 크게 전환시키곤 한다. 코로나 위기는 진정한 21세기를 열 것"이라며 "우선은 코로나 전쟁에서 승리하고, 국민의 삶을 지키겠다. 동시에 코로나 이후를 미리부터 충실히 준비하겠다. 대한민국이 안으로는 함께 행복한 나라, 밖으로는 평화를 이루며 인류에 공헌하는 나라로 발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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