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세계육상선수권대회, 3대 스포츠 이벤트라 불리는 이 대회가 이제 열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대구시는 이미 곳곳에 육상대회와 관련한 현수막과 시설물들이 가득합니다. 대회 분위기라는 건 역시 대회가 임박해서 조금씩 느껴지기도 합니다. -물론, 월드컵이나 올림픽에 비할 건 아니겠습니다만.-

대구시의 주요 건물마다 큼직하게 육상 스타들과 살비가 그려져 있죠. 거리엔 대회 참가국의 국기가 걸려있고, 여기저기에 "세계육상대회"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도 가득합니다. 바야흐로 대회가 코앞, 그런데 이 대회에 대한 불편한, 그리고 다소 생뚱맞고 믿기 힘든 진실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습니다.


첫 번째 불편한 진실, 표를 구하기 어렵지만 사표가 걱정?

90%가 넘게 예매된 육상대회 티켓, 대회 만석인 45만석을 꿈꾸는 대구시의 목표는 최근 판매율의 상승과 함께 기대감이 커지는데요. 실제로 주변에서 "육상티켓을 구해 달라"는 부탁, 특히 메인이벤트라 할 남자 100M결승이나 개회식에 대한 관심은 매우 큽니다.

대회 기간이 다가오며 점점 표구하기 힘들어진 현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다른 고민이 있습니다. "사표발생"에 대한 고민이 바로 그것인데요. 입장권을 단체로 구입한 기관들은 대회에 대한 관심이 적고, 참석에 대한 열의도 거의 없는 것이 사실인데요. 특히 오전부터 낮 시간 펼쳐지는 예선 경기들은 대회의 최대 최약시간대라는.

매진행진과 함께하는 "사표"에 대한 고민, 뭔가 불편한 이야기지만 이 대회의 진실이 이렇다는 것, 아이러니합니다.


두 번째 불편한 진실, 대회 홍보에 대한 바람과 제한된 접근

대구지역의 언론들은 가장 큰 아이템으로 최근 몇 달 동안 "육상"을 다뤄왔습니다. 지역에서 대회 관전에 대한 분위기가 커지고,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도 다 이런 영향일 텐데요. 언론의 힘을 살짝 느낄 수 있을 정도라는 거.

타 지역에서 이 대회에 대한 관심이나 열기가 매우 희박한 건 이런 이유에서 더욱 명확합니다. 중앙언론에서는 거의 다뤄지지 않고 있고, 포털에서도 관련 기사를 보기 힘듭니다. 당연히 대회에 대한 분위기를 느낄 수 없습니다.

조직위원회는 이 대회의 홍보에 대한 관심과 바람이 큰데요. 대회의 의미 가운데 하나가 대구를 전 세계에 알리겠다는 점에 있다는 걸 보면 더욱 그런 요구가 당연하게 느껴질 터.

하지만, 대회 취재와 제작의 과정에 이르면 또 그 진심은 다르게 느껴집니다. 대회 취재나 제작에 대한 과정은 힘겹고, 제작을 담당하는 방송에 의해 모든 것들이 결정되면서 그 접근은 더욱 힘든 부분이 많습니다.

대회를 알리고, 더 분위기를 높이기 위한 여러 제안과 순수한 노력들에 대해 별다른 반응이 없는 조직위원회. 입버릇처럼 대회를 알려야 하고,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것과 실질적 노력이 없다는 이 불편한 현실은 지역언론들을 힘들게 합니다.

물론, 여러 가지 현실적 문제와 고민들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때때마다 조직위원회의 행태를 보면 답답하고 안쓰럽다가도 화가 나는 지경에 이르곤 합니다. 대회는 이제 다음 주말, 하지만 여러 가지 것들은 아직도 위태로운 현재 진행형, 완성된 무엇이 없는 현실에 한숨부터 나옵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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