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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름발이', 명백한 장애인 차별·비하표현입니다[해설] 정치권·언론에서 무분별하게 사용…전장연 "장애 당사자가 혐오표현으로 인식"
윤수현 기자 | 승인 2020.08.06 08:16

[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절름발이 - ① 한쪽 다리가 짧거나 다치거나 하여 걷거나 뛸 때에 몸이 한쪽으로 자꾸 거볍게 기우뚱거리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② 사물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조화가 되지 아니한 상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최근 국회의원들이 공식 석상·언론 인터뷰에서 ‘절름발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의원은 지난 1월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정세균 당시 국무총리 후보자를 두고 ‘절름발이 총리’라고 표현했다. 민주당은 주 의원 발언을 비판하는 논평에서 “절름발이라는 장애인 혐오표현은 약자를 무시하는 것이며 자신은 장애인과 다르고 우월하다는 선민의식을 스스로 입증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미래통합당에 “주 의원을 윤리위원회에 제소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경제부총리가 금융 부분을 확실하게 알지 못하면 정책 수단이 '절름발이'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절름발이’는 명백하게 장애를 비하하는 표현”이라고 지적했지만 이광재 의원은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집회 사진 (사진=연합뉴스)

‘절름발이’는 지체 장애인을 비하하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사물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조화가 되지 아니한 상태’라는 관용적 의미도 있다. ‘절름발이’에 관용적 의미가 있다고 해서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불특정 장애인에 대한 차별·비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5일 성명을 내고 “절름발이는 명백한 장애인 혐오 표현”이라고 밝혔다. 전장연은 “논쟁의 여지조차 없다”면서 “장애인 당사자가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 21대 국회가 개원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장애인 비하 발언 및 혐오 표현이 만연하는 건 장애인을 혐오하고 배제하는 폭력적인 한국 사회의 현실을 국회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4년 '절름발이라는 표현을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인권위 장애차별시정위원회는 “장애인을 지칭하거나 장애관련 속담과 관용여구들은 특정 장애인을 ‘비하’하여 사회적 평판의 하락을 가져오는 것은 아닐지라도, 과거로부터 답습해오던 부정적 용어와 표현행위”라면서 “불특정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과 편견을 강화하고, 인간으로서 가질 수 있는 인격과 가치에 대해 낮은 평가로 이어지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언론사 역시 ‘절름발이’라는 표현을 무분별하게 사용했다. 조선일보·파이낸셜뉴스·뉴데일리는 주호영 의원의 ‘절름발이’ 발언을 여과 없이 기사화했다. KBS·MBC·MBN·연합뉴스·뉴시스·서울신문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Lamestream Media’ 발언을 ‘절름발이 언론’이라고 번역했다. Lamestream은 lame(절뚝거리는, 변변찮은)과 mainstream(주류)의 합성어로, 영향력이 떨어진 주류를 뜻한다. Lamestream Media를 ‘변변찮은 언론’이라고 번역한 중앙일보, 한국일보, 뉴스1, 뉴스핌과 비교되는 상황이다.

트럼프 발언을 '절름발이 언론'이라 해석한 언론사들 (사진=네이버 뉴스 화면 갈무리)

한국신문윤리위원회는 7월 회의에서 서울신문 기사 <‘적반하장’ 트럼프 “절름발이 언론이 혼란 부추겼다>에 대해 주의를 결정했다. 신문윤리위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있는 그대로 옮겼다고 할 수 있지만 공적인 매체인 신문에선 장애인과 가족들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는 차별적 표현을 담고 있는 경우 적어도 제목에선 걸러냈어야 한다”면서 “트럼프 발언의 경우 ‘Lamestream Media’를 ‘절름발이 언론’이 아닌 ‘변변찮은 언론’이라고 표현한 신문사도 많았다”고 지적했다.

언론 유관단체는 올해 초 혐오표현 근절을 약속한 바 있다. 국가인권위원회·한국기자협회·방송기자협회·한국인터넷기자협회·한국PD연합회·전국언론노동조합 등 10개 단체는 지난 1월 ‘혐오표현 반대 미디어 실천 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혐오표현은 표적이 되는 집단에 관한 부정적 관념이나 편견을 담고 있는 모든 표현을 뜻한다”면서 “혐오표현의 개념과 맥락, 해악을 충분히 인식하고 다양한 사회현상과 발언 등에 혐오표현이 있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고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윤수현 기자  melancho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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