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맨> 여고생 특집에 루나, 설리, 수지, 그리고 지연이 출연했습니다. 여자 아이돌만 많아서 정신이 없지 않을까 했더니 MC유와 같이한 패널들이 잘 살려줬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지연은 <영웅호걸>이라는 리얼 예능을 해본 경험이 있어서 빨리 적응했던 것 같고, 루나는 리얼은 아니지만 <스타킹>을 통해서 적응했고, 루나는 예능보다는 확실히 "Running" 그 자체에 더 맞는 똑순인 것 같습니다.

결국 남게 되는 건 설리와 수지인데요, 둘 다 새로운 모습을 많이 보여준 것 같습니다. 특히 수지는 설리보다 예능 경험이 더 없어서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수지보다는 "설리의 재발견"에 더 초점을 맞춰보고 싶습니다.

사실 설리는 예능에 그렇게 가까운 인물은 아닌 것 같아요. F(X) 자체가 그렇게 예능에 강한 아이돌들은 아닌데 설리는 더 그런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나이도 어리고 막내이다 보니 그런 경향도 있는 것 같고, 뭔가 낯설어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동안 쇼 프로그램에는 적지 않게 출연했는데 큰 임팩트는 못 준 것 같아요.

그런데 <런닝맨>에 출연한 설리는 많이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MC유와 짝궁이 된 게 어떻게 보면 설리에게는 절호의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다른 멤버들보다 유재석과는 안면이 많이 있거든요. <놀러와>, <해피투게더>에서 유재석과 함께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문인지 설리는 유재석과 함께 조를 이뤄 평소에 보여주지 못했던 모습들을 많이 보여줬는데요.

시작할 때는 평소의 설리 같았습니다. 거침없는 지연과는 달리 설리는 평소의 이미지대로 새침하게 시작합니다. 그런 설리를 보고 유재석이 긴장을 풀어주려고 자신을 선택하지 않는다고 핀잔을 주지요. 결국 설리는 짝궁을 결정하는 타임에 유재석과 짝궁이 되지요.

연필 깎기 게임에서 걸그룹 중에서도 가장 큰 키에 속하는 설리는 유재석 등에 업혀 문구점에 갑니다. 그 와중에 같은 멤버 루나와 1위를 다투며 티격태격하는 모습도 보였는데, 아무래도 루나가 함께 했다는 것 역시 설리에게는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본격적으로 게임을 시작되며 설리의 본모습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바로 등에 타면서 징징대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지요. 그런데 그 징징대는 게 짜증나는 게 아니라 굉장히 귀여운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마음이 급한 나머지 설리는 머리에다 놓고 연필을 깎아야 하는 걸 등에다 놓고 연필을 깎지요. 룰을 어긴 설리는 탈락하고 그 과정에서 "PD님 미워~" 이러면서 엉엉대면서 갑니다. 이에 자상한 유재석 삼촌은 설리를 달래주는데 정말로 어린 아이를 달래주는 것 같아서 친근하고 재미있었던 장면입니다. 찡찡이 막둥이를 삼촌이 달래가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던 듯싶어요.

두 번째 연필 깎기를 하는데 열심히 깎았지만 하필 두 번째 깎은 연필의 심이 보이지 않아서 탈락하자 설리는 걸그룹답지 않게 절규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아쉬움을 나타냅니다. 유재석과 설리는 서로 보조하며 여러 재미있는 장면을 연출하는데, 설리가 실수로 흘린 돈을 유재석이 아무렇지 않게 엎드려 주우면서 설리를 또 살려주게 되지요.

드디어 세 번째에 설리가 성공을 거두자 그제서야 기쁨의 눈물로 다른 걸그룹보다 강한 리액션을 보여주면서 정말 "철없는 막내 동생과 한없이 넓은 큰 오빠" 컨셉을 기가 막히게 살렸지요. 설리가 예능에 나와서 가장 많이 그리고 자연스럽게 보여준 리액션이 아닐 수 없네요. 그 뒤에는 유재석이라는 명 MC가 받쳐주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키 큰 자신을 업고 가는 유재석에게 미안했는지 설리는 유난히 유재석을 챙기면서 정말 친오빠 챙기는 그러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습니다. 오빠 힘들다고 앉으라고 끌어당기고 물을 받자마자 자기가 마시는 게 아니라 바로 유재석을 챙겨주고 직접 유재석의 얼굴을 닦아주는 그러한 세심한 모습도 보여주네요. 연거푸 "미안해요" "죄송해요"하는 설리의 모습을 보며 유재석이 힘들었던 것을 아마 금세 잊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후 유재석과 찰떡궁합이 된 설리는 유재석의 농담도 척척 받아치면서 자신을 내려놓게 됩니다. 설리의 거침없는 모습은 사실상 F(X)의 <코알라> 이후 처음 보는 것 같고 어쩌면 <코알라> 때보다도 더 적극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음식값만큼 춤을 추라는 미션이 내려지는데 유재석과 설리는 음식값만큼인 450-500개 사이의 춤을 췄어야 했어요. 헌데 둘 다 지령을 잘못 이해해서 개인당 그만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나 봅니다. 그래서 그 조건을 달성해야 한다고 생각한 설리는 정말 미친 듯이 춤을 춥니다. 설리가 저렇게 막춤을 미친 듯이 추는 건 또 처음 봤습니다.

실패한 후에도 설리의 춤추기는 계속됩니다. 유재석의 등을 잡고 술래잡기 춤을 추는 등 계속 적극적인 모습을 나타냅니다. 이렇듯 설리는 춤추기 시작할 때 내숭 떨지 않는 모습들을 보여주는 등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들을 많이 보여줬습니다.

마지막 게임인 숨바꼭질에서는 설리와 유재석이 개리와 함께 런닝맨의 가장 명장면을 연출했는데요. 하하-수지를 쫓는 개리는 바로 유재석을 앞에 두고 그 둘을 쫓느라 정신이 없어서 유재석이 바로 옆에 있는데도 알아채지 못하고 직진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직진개리"라는 별명을 하나 더 얻게 되었지요.

이번 주 설리가 이렇게 새롭고 가식 없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준 데는 유재석의 도움이 가장 크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설리와 안면이 있다는 면도 크게 도움이 되었고, 무엇보다도 설리에게 필요한 게 무엇이고 설리를 어떻게 살려줄지를 아는 유재석이 보조를 맞춰주면서 설리 안에 있는 막내본능을 제대로 끌어낸 것이지요.

평소 말도 없고 행동도 적었던 설리는 예능 여행 처음으로 모든 것을 다 쏟아놓고 가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확실히 유재석은 "재발견의 대가"라고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그동안 예능에서 활약이 약했던 멤버들을 많이 일궈내는 데 일조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설리는 예능에서 크게 활약할 기회도 없고, 주어져도 그 기회를 잘 살리지 못해서 자신을 증명할 기회가 없었는데 지난 런닝맨을 통해서 자신을 내려놓은 듯한, 솔직하면서도 순진한 모습을 많이 보여준 것 같습니다. 이 기회를 바탕으로 설리가 더 발랄하면서도 솔직한 모습을 많이 보여줘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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