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프로 스포츠든지 신인상은 선수에게 매우 뜻 깊은 상입니다. 프로 무대에 데뷔해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신인 선수가 받을 수 있는 상으로서, 일생에 단 한 번만 기회를 얻을 수 있기에 당연히 그 의미는 남다릅니다. 때문에 선배 선수들 못지않게 열심히 뛰는 신인들이 매년 나오고 있고, 그렇다 보면 그 스포츠 자체에도 활기가 넘쳐흐르게 마련입니다.

K리그에서도 신인상 경쟁이 치열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리그가 1/3 정도 남은 시점에서 후보군에 들어있는 선수들은 나름 욕심을 갖고 더욱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팀 순위 경쟁도 치열한 만큼 팀이 좋은 성적을 내는 데 크게 기여하고, 덩달아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한 신인 선수들의 분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 때문인지 어느 해보다도 신인상 경쟁이 마지막까지 향방을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현재 신인상 후보군에 들어있다고 평가되는 선수는 6명 정도로 압축되고 있습니다. 경남 FC의 윤일록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한교원, 김재웅, 광주 FC의 이승기, 전남 드래곤즈의 이종호, 포항 스틸러스의 고무열이 그 주인공입니다. 이 외에도 나름대로 알짜 역할을 하고 있는 신인 선수들이 있지만 팀 성적, 선수 개인 성적과 활약도 등에 비례해서 봤을 때 이 6명이 신인상을 다툴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다만 어느 선수가 앞서 있다고 이야기하기 어려울 정도인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 윤일록 ⓒ연합뉴스
지난해 윤빛가람을 신인상 수상자로 배출했던 경남 FC는 올해 윤일록에게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그 기대에 걸맞게 윤일록은 U-20 월드컵 대표 차출 전까지 거의 전 경기를 소화하면서 좋은 활약을 펼쳤습니다. 리그, 컵대회를 합쳐 모두 19경기에 나서 3골-5도움을 기록한 윤일록은 후보자들 가운데서 가장 많은 공격포인트를 기록하고 있으며, 도움 경쟁에서는 현재 리그 공동 2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원래 플레이메이커였다가 윤빛가람이라는 주축 선수가 있어 공격형 선수로 다소 성격을 바꿔 시즌을 시작한 윤일록은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공간 침투력과 드리블 능력에서 발군의 실력을 자랑하고 있는 선수입니다. 워낙 장점이 많은 선수여서 다양한 포지션 소화가 가능하고, 이 때문에 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을 정도입니다. 현재 콜롬비아에서 열리고 있는 U-20(20세 이하) 월드컵을 통해 국제 무대 경험을 쌓고 더 큰 선수로 성장하기를 기대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꾸준함을 이어가면서 팀의 6강 진출에 견인차 역할을 한다면 신인상 수상 가능성은 꽤 높아 보입니다.

인천 유나이티드에서는 한교원, 김재웅 두 선수가 '도토리 키재기'를 하고 있습니다. 유병수가 중동에 진출하면서 두 선수의 어깨는 그만큼 무거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하지만 둘은 시즌 초반부터 두각을 나타내더니 나란히 공격포인트 5개(한교원 3골-2도움, 김재웅 4골-1도움)를 기록하고 인천의 주축 플레이어로 거듭났습니다. 빠른 플레이가 장점인 한교원, 어떤 상황에 나서도 제 몫을 톡톡히 하는 김재웅의 활약은 인천에도 큰 활력소가 되고 있습니다. 팀 내에서는 꽤 친한 두 선수지만 신인상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선의의 경쟁'을 하게 될 텐데, 이들 역시 팀의 6강 진출에 큰 역할을 한다면 신인상 수상 경쟁에서 한 발 앞서 나갈 것으로 기대됩니다.

올해 '제16구단'으로 K리그에 첫 선을 보인 광주 FC에서는 이승기가 눈여겨 볼만한 신인 선수입니다. 현재 4골-1도움을 기록하고 있는 이승기는 빠른 발과 정확한 패스 능력을 앞세워 광주의 특급 선수로 거듭나고 있는 '미래의 스타 플레이어'입니다. 광주에서 태어나 줄곧 광주에서만 선수 생활을 해서 '프랜차이즈 스타'이기도 한 이승기는 지난달에만 무려 3골을 몰아넣는 집중력을 보여주며 가장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선수로도 꼽히고 있습니다. 가수 이승기와 이름이 같다는 이유 때문인지 광주의 소녀팬들에게도 인기가 대단한 이승기는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 데뷔 첫해 남은 1/3을 더욱 뜨겁게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세 선수만큼이나 눈여겨 볼만한 선수임에는 분명합니다.

최근 포항 스틸러스에서 꽤 기세가 좋은 선수를 꼽는다면 신인 고무열입니다. 185cm 78kg의 탄탄한 체격조건을 갖췄으며, 최전방과 측면을 가리지 않는 위협적인 움직임을 자랑하는 고무열은 현재 4골-1도움을 기록하며 후보군에 있는 다른 선수들과 어느새 어깨를 나란히 했습니다. 황선홍 포항 감독이 선수 시절 달았던 등번호 18번을 달고 뛰기에 '황선홍의 후계자'라는 말도 듣고 있는 고무열은 황 감독 뿐 아니라 조광래 대표팀 감독에게도 관심을 받을 만큼 최근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모따, 아사모아, 슈바 등 외국인 공격수들이 많은 가운데서도 그 틈새 사이에 들어가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고 있는 고무열의 성장은 향후 신인상 경쟁을 꽤 재미있는 구도로 가게 하는 요소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 고무열 (사진=포항 스틸러스)
시즌 초반 가장 강력한 신인상 후보로 거론됐던 '광양 루니' 전남 드래곤즈의 이종호도 여전히 관심을 둘 만 한 선수입니다. 패기 넘치는 돌파 능력과,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한 활동 반경, 볼 감각 등 다양한 장점을 골고루 갖췄고 여기에 득점력도 좋아 올해 가장 기대가 됐던 신인 선수가 바로 이정호였습니다. 그러나 5월 햄스트링 부상으로 잠시 빠지고, 여기에 U-20 월드컵에 차출되면서 다소 처지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그래도 U-20 월드컵이 끝난 뒤, 소속팀에 복귀해서 팀의 6강 진출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면 여전히 신인상 수상 가능성은 남아 있습니다. 지동원이 잉글랜드 선덜랜드로 이적한 가운데서 이종호에게 더 많은 출전 기회가 생길 가능성이 많아진 것도, 이종호의 후반기 활약에 기대를 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어떤 선수가 수상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이들은 자신이 정했던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하며 K리그 그라운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들 중에 상당수가 K리그 뿐 아니라 한국 축구의 주축으로 떠오를 수 있는 선수들이기도 한데요.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이들의 활약, 그리고 성장은 한국 축구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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