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의 흥행을 점치는 것은 항상 어렵다. 반드시 성공할 것 같은 작품도 망할 수 있고, 전혀 의외의 작품이 대박 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배우, 연출, 작가'의 조합을 보면 이 드라마가 어느 정도 수준으로 제작될 것인지를 예측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시티헌터 같은 작품은 이미 배우와 연출, 작가의 조합을 보고 성공을 예측할 수 있었던 작품이다. '최고의 사랑'이 이미 왕좌를 굳건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결과적으로는 역시 성공했다.

그런 점에서 '보스를 지켜라'는 성공의 가능성이 그 어느 작품보다 높은 작품임에 분명하다.


연출

연출자 손정현PD는 '파리의 연인'의 공동 연출자이다. 파리의 연인이 얼마나 대단했던 로맨틱 코미디인지 생각해 보면, 왜 '보스를 지켜라'의 흥행이 기대되는지를 설명할 수 있다. PD의 최근작은 조강지처클럽이다. 조강지처클럽도 파리의 연인도 모두 40%의 시청률을 넘긴 작품이다. 이 정도의 대형 흥행을 이뤄냈다는 것은 PD의 연출능력이 탁월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그리고 이는 '보스를 지켜라'가 성공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아무리 배우가 훌륭해도 PD가 잘 못하면 드라마는 망한다. 그러나 이 정도 경력이라면 적어도 수준 낮은 연출은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로맨틱 코미디에서 연출이 허접해지면 완전히 싸구려 작품이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억지설정만 난무해 감정이입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반드시 실패한다. 연출이 가장 쉬워 보이는 로맨틱 코미디가 실은 연출하기에 가장 까다롭다. 강약 조절이 어렵기 때문이다. 손정현PD정도 되는 베테랑이라면 이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작가

권기영 작가는 '사랑에 미치다'란 작품을 썼다. 이 작품은 시청률이 10% 초반에 머물렀을 뿐이며, 그렇게 많은 화제를 만들지도 못했다. 그리고 매니아층을 형성하지도 못했다. 그러나 이 작품을 본 사람이라면, 특히 여성들이라면 주연을 맡았던 윤계상에게 빠지고 이미연에게 빠졌을 것이다. 감정이입을 극대화시키는 극본은 권기영 작가의 특징이다. 로맨틱 코미디의 근간은 시청자들이 얼마나 캐릭터에 감정이입을 하느냐이다. 그 부분에 있어서 권기영 작가는 매우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특히 배우의 의외의 면을 발견해 내는 데 있어서도 훌륭하다. 당시 윤계상의 애교 섞인 모습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물론 이는 연출자와 함께한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역량이 바탕이 되어 있음을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보스를 지켜라는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이지만 많은 시청자들이 몰입해서 보게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여성 시청자들은 최강희에게 마치 빙의된 것처럼 감정이입을 할 것이고, 지성과 김재중과 연애를 하는 것 같은 착각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 흥행이 밝은 이유다.


지성, 최강희, 김재중

지성은 훌륭한 원탑 배우이다. 이미지도 연기도 훌륭하다. 꾸준히 좋은 작품을 해왔다. 특히 로열패밀리에서 보여준 연기는 지성이라는 연기자의 연기 스펙트럼이 상당히 넓고 안정적인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역시 뉴하트의 지성이다. 그는 뉴하트에서 로맨틱코미디가 가능한 연기자임을 증명했다. 따라서 지성이라는 배우가 극의 중심을 확실히 잡아 줄 것이 확실하다.

최강희 또한 대단한 배우이다. 동안으로만 유명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은 생각보다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여주는 배우이다. 그간 드라마의 성적이 신통치는 않았지만 ‘달콤한 나의 도시’와 같은 작품은 꽤 훌륭했던 작품으로 남아 있다. 최강희 연기의 진가는 영화에서 나타났는데, '달콤 살벌한 연인'이나 '쩨쩨한 로맨스'같은 작품은 최강희가 아니었다면 성공할 수 없었을 정도로 그녀의 연기가 탁월했던 작품이다.

그녀의 최대 강점은 4차원에 있다. 그녀 자신이 가지고 있는 4차원의 캐릭터는 영화에 들어가 살인을 저지른 여자, 혹은 성인물작가라는 어찌 보면 굉장히 낯선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만들어 준다. 그리고 이런 독특한 캐릭터는 최강희를 통해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변모하게 된다.

얼마나 독특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느냐가 로맨틱 코미디의 승부수라고 한다면, 최강희는 로맨틱 코미디의 강자로 우뚝 설 수밖에 없다. 그 진가가 '보스를 지켜라'에서 발휘될 것은 당연한 이야기이다.

사람들은 김재중을 동방신기의 영웅재중, 혹은 JYJ 김재중으로 생각하며 그냥 곱상하게 생긴 아이돌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 그는 이미 연기를 한 경험이 있는 연기자이다. 김재중이 건달 창식이를 연기한 적이 있는데, 팬들 사이에서는 그 작품에 나온 것은 김재중이 아니고 창식이라고 말할 정도로 놀라운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건 정식 연기라고 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의 연기를 제대로 볼 수 있었던 작품은 일본 드라마 ‘솔직하지 못해서’였는데, 그 작품에서 그는 꽤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었다.

더불어 박유천이 꾸준히 좋은 연기를 보이는 것도 김재중의 연기가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해준다. 박유천과 김재중은 현재 JYJ로 함께 활동하고 있는데, 이 경우 박유천의 연기지도를 맡은 분이 김재중의 연기지도를 같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김재중 또한 어느 정도의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줄 것이라고 보인다.

특히 그의 팬은 전 세계에 어마어마하게 퍼져 있다. 이 사람들이 모두 '보스를 지켜라'에 관심을 보일 것이기 때문에, '보스를 지켜라'의 흥행은 혹은 해외 판매는 매우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연출, 작가, 배우가 잘 조합되면 웰메이드 드라마가 나오기 마련이다. 게다가 워낙 화제성이 있는 작품이라 흥행까지도 잡을 수 있을 것이라 보인다. 특히 연출자의 내공이 너무 깊다. 40%를 두 번이나 넘긴 연출자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이 작품이 흥행하냐 못하냐보다는 어느 수준으로 흥행할 것인지일 것이다.


문화칼럼니스트, 블로그 http://trjsee.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다. 문화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화 예찬론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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