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 담당 부장이 “<PD수첩> 제작진의 노트북을 뒤적이고, 책상을 열어보는 등 사찰을 했다”는 주장이 MBC 내부에서 잇달아 나오고 있는 가운데, MBC가 독립적인 조사기구를 통해 관련 진상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앞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노보를 통해 “김철진 <PD수첩> 담당 부장이 지난 3월 부장으로 부임한 뒤 PD들이 취재를 나간 이후 PD들의 책상 위 취재 아이템과 관련한 문서들을 뒤적거리고, PD들의 노트북도 뒤적거렸다”는 내부 증언을 전한 바 있다.

▲ PD수첩 홈페이지 화면 캡처
이와 관련해, MBC PD협회는 27일 성명을 내어 “말하기에도 부끄러운 상황이 지금 PD수첩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강제 인사 조치와 아이템 검열 논란에 이어 사찰의혹까지 일어나고 있는 이 현실에 참담함을 느끼면서 지금 회사가 이 의혹을 처리하는 과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이 문제는 공영방송 MBC의 제작현장에서 발생한 공적인 사건”이라며 “회사는 중립적인 조사기구를 통해 담당 CP와 PD들, 그리고 목격자들인 PD수첩의 스텝들을 불편부당하게 조사를 하면 그만이지만 놀랍게도 회사는 윤길용 시사교양국장에게 이 사건의 처리를 일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길용 시사교양국장은 김철진 CP의 직속상관으로 명백하게 이해당사자. 김철진 CP가 실제적으로 PD들의 노트북과 개인책상을 뒤졌다면 함께 책임져야할 인물이 바로 윤길용 국장”이라며 “이 문제를 처리할 자격도 의지도 의심되는 인물에게 조사를 일임한 경영진은 도대체 무슨 생각이냐”고 일갈했다.

이와 함께 “MBC안에 있는 감사실, 노사협의회, 고충처리위원회 등을 통해 문제를 제기한 PD들과 제작진의 신원을 보장하고 당사자인 김철진 CP에게 충분한 변론의 기회를 주면서 조사를 하면 그만”이라며 “증언과 CCTV 등을 통해 객관적으로 이 일을 처리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식을 외면하는 회사의 조치는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MBC를 향해 다시 한 번 사건의 당사자인 윤길용 시사교양국장과 김철진 <PD수첩> 담당 부장을 제외한 채 독립적인 조사 기구를 통해 진상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김철진 CP의 행동에 합리적 의심을 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면 김철진 CP와 윤길용 국장에 대해 징계를 포함한 인사 조치를 강구해야 할 것”이라며 “만약 회사가 이런 합리적 조치들을 외면하다면 이 부끄러운 사태를 은폐한다는 비판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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